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나
'생일답례품'이란 게 있다.
몇몇 아이들이 [내 생일을 축하해 줘서 고마워!]라는
선물을 보내준다.
현이 준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생일답례품을 하지 말라는 공지가 학기 초에 올라왔었기 때문에
현이때는 한 번도 저런 걸 준비해 본 적이 없는데
올해는 준이가 갑자기
"엄마. 저는 생일이 며월 며칠이에요?"
"며월?"
"며월. 언제. 에요?"
"준이는 9월 23일이지!"
"엄마 그럼 9월 23일에 선물을 준비해야 해요."
"엥?! 무슨 선물?"
"친구들 줄 거. 우리는 20명이에요~"
헐.
대박.
"근데 쥬니야... 그거 선물 주는 거 선생님이 하지 말랬는데..."
"왜요? 전 받았는데요?"
그렇긴 하지...
근데 그건... 하지 말란 걸 한 건뎅...
쩝;;
현이는 한 번도
'나도 받았으니 줘야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엌ㅋㅋㅋ 이건... 현이의 성격이자 나의 성격이다.
반면에 준이는 다른 사람을 생각한다.
이건 준이의 성격이자 남편의 성격.
다 같이 모여 생일답례품 만들기.
내가 이런 걸 하다니...
"자 얘들아. 이 봉투에 봐봐. 연필 한 자루. 초콜릿쿠키 하나. 말랑카우 3개, 젤리는 골고루 2개 넣는 거야. 똑같은 종류 말고~다른 걸로 2개. 자~ 시작~~!"
현이는
연필 과자 젤리 연필 과자 젤리
반복되는 작업이 재미있는지
공장 로봇처럼 깔끔하게 넣었다.
(누구에게 주는지는 별로 관심 없어 보였음)
준이는
젤리를 까먹으며
어떤 게 더 맛있는지 말해줬다.
(아무도 물어본 사람 없음ㅠ)
잠들기 전
"엄마. 앵무새 젤리는 넣었어요?"
"네."
"앵후새를요?! 몇개나요? 앵무새젤리는 맛없던데...!"
"어쩔 수 없어요. 랜덤이에요."
"흐힝ㅠ.ㅠ 안돼~~"
"..."
(외면)
...
"엄아. 저는 며덜며칠에 태어났어요?"
"9월 23일이라구 했자나요."
"... 저 생일날이 언제예요?"
"읭? 생일도 9월 23일이지~"
"헉!!! 그럼 저는!! 저 생일날 태어났네요?"
... 그죠..? 그것이 생일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