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등원담당. 나는 하원담당
이지만
남편 출장이나 오전회의가 있는 날에는
나도 가끔 등원을 한다.
초등학생인 현이를 먼저 데려다주고
(초등학생은 8시 40분까지 등교해야 한다.)
준이와 나는 둘이서 여유롭게 걷는다.
유치원 가는 길에는 벚꽃나무가 있다.
유치원은 9시 40분까지 가면 되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이 엄청 많다.
"준이야. 위에 봐! 벚꽃 너~~~~ 무 예쁘다!"
준이도 고개를 들어 바라본다.
"우와~~~!!"
시간도 있고 사랑도 있는 우리는
한참을 서서 꽃을 바라봤다.
오랜만에 등원.
준이와 또 함께 걷는데,
준이가 고개를 휙 젖혀 위를 보더니
"분홍색 나무였는데 초록색이네요." 한다.
엇!
준이 기억하는구나!
나는 나에게만 추억되는 시간인 줄 알았는데
준이도 봄날 나와 함께한 등원길이 생각이 나나보다!
"정말이네~ 초록색이 되어버렸네~ 봄이 되면 다시 분홍색이 될 거야!"
+ 이 날은 유치원에서 물총놀이한다고 수영복 입고 오라고 한 날. 수영복 입은 채로 그냥 자전거 타고 달리는 준이다.
수영복을 입었으니 유치원 등원버스를 타야 한다고 말했지만 상남자 준이는 그냥 저렇게 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