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관한 영화? 그리고 나에게 남긴 것들.
올 여름 대외활동을 해야겠다고, 내 관심사인 영화나 문화 예술 분야 대외활동, 서포터즈를 찾아보다가 발견한 아이캠펑 문화체험단. 애초에 영화 관련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페이지들을 운영해오고 있었기에 자신 있게 지원해 합격하여 활동하게 되었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차이가 조금 있었지만 그래도 잘 활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여름이 끝나고 활동 충족 기준인 4번째 리뷰를 쓰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든다. 이 활동이 그렇게 만족스러운 활동이었는지... 불확실한 진로와 부족한 스펙이 두려운 나에게 과연 진로, 취업, 스펙과 관련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준 활동이었는지 말이다. 이 다음에 대외활동이나 서포터즈 고를 때는 영화제 지원이나 시나리오 작성 등등 같은거 지원해야지.
일단 영화 이야기부터 하자. 기존에 아는 정보가 전혀 없는 영화였다. 아이캠펑 활동 공지가 올라오자 대충 훑어본 줄거리를 통해 뮤직비디오를 만든다는 그런 이야기인 점은 알았다. 가수 이승윤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 하여간 이런 상태로 CGV 용산아이파크로 갔다...
영화는 솔직히 너무 재미없었다. 유머 코드는 나랑 너무 안 맞고, 특별한 스타일이나 개성,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리뷰에서 이후 적어볼, 몇몇 생각거리들을 던져주기는 했지만 영화 자체는 보면서 거의 안 웃었다. 아무래도 남들에게 더 맞을 유머코드였던 것 같다. 영화 보다가 후반부를 남겨놓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 던져준 생각거리. 내 진로와 좋아하는 것, 나 자체에 대해 조금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내가 건드리기 싫은, 어쩌면 조금 불편한 부분에 대해서 말이다. 이 다큐에 등장하는, 그리고 감독을 맡으신 분들은 영상 관련 분야를 전공하는 대학생이신 것 같고, 이미 수많은 영상 연출 경험이 있는 데다가 이렇게 다큐멘터리에 출연, 감독을 맡아서 개봉까지 하시는 분들이다. 반면 나는 같은 대학생이지만 수 년 째 영화나 창작 분야에 애매모호한, 막연하기만 한 생각과 꿈만 가지고,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게 맞는지, 도대체 뭘 좋아하는지도 모른 채 간신히 동아줄 붙잡듯 이 진로에 매달려온 사람이다. 나는 초단편소설, 리뷰는 많이 쓰지만 실제 시나리오 써본 적이나 영화, 영상 찍어본 적도 없다. 편집도 못한다. 영화가 별로긴 했지만 이런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할 기회는 제공해 준 게 고맙다. 난 무엇을 찍고 싶은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가.......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값비싸거나 전문적인 장비 없이도, 내 핸드폰이나 카메라를 통해 영상 비스무리한 것이라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나는 아무것도 모르겠다.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한 것 같다. 계속되는 사이클이다. 빨리 깨트리고 탈출하고 싶은 사이클이다. 하지만 그를 위한 내 마음속의 열정, 이유, 사랑, 감정이 없는 것 같다. 내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래도 다른 영화들 많이 보면서 리뷰 쓰는 게 다행이다. 물론 영화 보거나 비평할 때도 내 통찰력이나 리뷰의 깊이가 부족하고 얕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영화보고 할 말, 쓸 말이 없던 경우가 많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레터박스나 블로그, 인스타그램에 어느정도는 쓸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더 발전해나가야지....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만 적어놓은 것 같지만, 제임스 건, 마틴 스콜세지, 봉준호 등 훌륭한 감독들이 말했듯이 영화는 개인적인 것이고 개인적이어야 한다. 개인적인 게 창의적인 것이다. 리뷰나 비평도 역시 그럴 수밖에 없다. 영화는 객관적인 게 아니고 주관적인 예술이니 (Mauler, Critical Drinker이 하는 말과는 달리)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등을 적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작가주의 감독의 영화에서 그 감독의 개성, 철학, 손길을 느낄 수 있듯이 이런 리뷰에서도 '나'가 잘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상'과 '영화' 사이에는 그 영화를 만든 인간이라는 필터, 프리즘이 있듯이 영화와 그 비평 사이에도 한 인간이 존재한다.
*리뷰 다 쓰고 나서 든 생각, 영화 사랑하는 사람이면 독립영화 지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 블록버스터나 메인스트림 영화만 보지 말고, - 라는 비판이나 지적이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해 이렇게 반박해볼 수 있겠다. 독립영화라고 해서 무조건 잘 만든, 좋은 영화만 있는 것도 아니다. 독립영화도 별로일 수 있다. 유튜브 리뷰어 YMS도 각종 영화제들 다니며 많은 영화들을 보지만 그중에서 못 만들면 1/10도 매기고 하는 사람이다. (https://youtu.be/q7b-bIRDnc8?si=hSx8gEA4lZ_p4lxQ) 그뿐 아니라, 나는 <데드스트림>이나 <스키나마링크> 같은 독립영화도 호평한 바 있다. 필자의 레터박스 페이지를 살펴보시길. 그런 창작자들, 독립영화 창작자들은 나는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