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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웅 Jul 08. 2024

아빠랑 스페인여행 11일 - Day2


아빠랑 스페인여행 11일 일정 Day2 

Mas Al sur/마드리드왕립식물원/레이나소피아미술관/DABOV커피/산미겔시장/마드리드왕궁/비니투스


DAY 2

제목만 봐도 지친다 지쳐

제대로 된 일정 첫날이라

걷는 거에 대한 가늠이 없어서 무한 걷기 하다가

아바디가 영혼 털린 날


에어비앤비의 장점ㅋ 내 집 같은 편안함ㅋ


외부 소음+시차 적응 실패의 이슈로 일찍 일어난 아빠는 첫 유럽의 설렘을 산책으로 풀었다.

앞으로 3만 보는 더 걸어야 하는 미래도 모른 채...

돌아와서 물 끓이길래 자연스럽게 착석, 분명 한국에서 같이 다이소 쇼핑할 때, 아버지는 말했다.

"컵라면 같은 거 부피도 크고, 맛도 없고 쓸데없어, 외국까지 나가서 먹을 거 많고많는데 한식 먹는 사람들이 제일 이해가 안 돼" 했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둘째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매일 아침 한식을 먹었다.



아빠랑 여행을 한다면, 이런 손바닥 뒤집듯 한 태도에 익숙해져야 한다.


마드리드 시내

Sol, 우에스카 마드리드 스페인

꼭 찍어야 한다는 마드리드 솔 광장 곰 뒷발


거의 10년 만의 유럽 첫째 날이라 나도 너무 설레고 모든 게 다 새로워 보였다.



이런 테라스들, 따닥따닥 건물, 유럽 길거리..

한걸음 가고 사진 하나 찍고

골목 돌아서 또 찍고

마지막도시 바르셀로나 땐 그저 같은 건물이었는데

첫날이니 모든 게 새로워서 아이처럼 마냥 설렘


특히 마드리드는 진짜 예술의 도시인 게 

그냥 마드리드 동네 걷는 건데

타일뿐만 아니라 벽화가 난리 남

아니 건물 전체가 포트폴리오 느낌이어서

골목을 잘못 들어도 볼게 많아서 흥미로웠다.

같은 장소 다른 사진


아빠랑 함께 여행을 간다면 사진은 살짝 내려놓자

그냥 아빠 인생 샷 사진 기사라고 생각하자

보통 사진 찍어줄 때 각자 핸드폰으로 서로 찍어주는데

아빠 핸드폰은 왕 구린 거라

거의 하두리 느낌으로 찍혀서

오히려 잘 나온 사진도 있었다.



Mas Al Sur


Mas Al Sur

C. de Sta. Isabel, 35, Centro, 28012 Madrid, 스페인


거의 오픈런으로 간 이미 유명한 마드리드 맛집

Mas Al Sur



안쪽까지 자리가 있어서 넓었고

화려한 바가 밤 되면 어떻게 변할지 궁금했다.

오픈런이라 사장님 혼자 있었는데

주문하려고 소심하게 부르니까

잠깐만 기다리라고 카리스마 있게 제지함

아 맞다 여기 유럽이었지.

머쓱하게 기다리다가 주문할 때

구글 리뷰 이미지 보고 주문했다

이번 스페인 여행 때 음식 주문은 거의 다

구글 사진 보고 주문한 듯

편하고 안전하고 한국인이 맛있다 하면 다 맛있다.


이베리코+고추

버섯 리조또


버섯리조또 사진이 무슨 팥빙수처럼 나왔네

버섯리조또 한입 먹자마자 후회함

아 큰거시킬걸...

리뷰 보니까 다들 half 시켜서

양이 많아 그런가 싶었는데

2명에서 3개 시켜서 그런 거였나..

이베리코는 거의 항정살 느낌!

살짝 짜긴 했는데... 그래도 고추가 있어서 입맛에 맞음!

정말 마드리드 한국인 추천 맛집 일만 하다




사실 마드리드 Mas Al Sur은 샹그리아 맛집이다.

아니 한 잔에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는 건지

자동으로 카메라를 들게 된다.



화이트, 레드 샹그리아마다 색을 돋보일 수 있게

과일도 다른 걸 넣어주다니 감동..

사실 마셨을 땐 음~ 맛있네~ 싶었는데

마드리드를 시작으로 바르셀로나까지 여행해 본 결과

존맛 그 자체였다.



다른 곳에서 샹그리아 마실 때마다

Mas Al Sur 샹그리아가 생각났다...

와인 아예 모르지만

아 샹그리아에도 좋은 와인을 썼구나

그냥 직감으로 알게 됨

작은 과일까지 이쑤시개로 다 찍어 먹었다.

맛있어......




마드리드 왕립식물원

마드리드 왕립식물원

Pl. Murillo, 2, Retiro, 28014 Madrid, 스페인


레이나 소피아 무료입장 전에 시간이 좀 남아서 방문한 식물원.

그냥 슥슥 걷다가 들어간 건데

가판대에 중고책? 파는 서점? 책 가판대? 가 있었다

완전 낭만 있잖아...



아빠가 뭐지 돈키호테 책인가? 피카소였나?

뭐 원서 사겠다고 그런 거 뜯어말리고 천천히 구경함

파리 센강 근처에도 이런 게 있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괜히 반가움마저 들었다.



와 날씨 쨍한 거 봐...

그냥 산책만 한 건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초록색이 야광 초록색이 된 듯 눈이 부실 정도였다

아니 공원만 봤는데도 속이 뻥 뚫리고

잡생각이 사라지는 게

불멍, 물멍 다음으로 공원멍 밀어 본다.



나무가 크니 그늘도 넓어서 앉아 쉬는 사람도 많고

러닝 하는 사람도 많아서 나도 더 있고 싶었는데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무료입장 줄 서야 해서

내일을 다짐하며 돌아 나섰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모두가 예상한 대로 못 감 ㅠ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무료입장


국립 소피아 왕비 예술센터

C. de Sta. Isabel, 52, Centro, 28012 Madrid, 스페인




일요일 12시 30분부터 무료입장이라

12시에 줄 서기 위해 갔는데

벌써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더라..!

표 받고 → 표 스캔 → 짐 검사까지 하니까

입장 시작하고서도 조금 더 기다려서 1시간 만에 들어감



참고로 

✔ 기다리다가 아바디가 화장실 급해서 근처 스타벅스 이용함! 

✔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무료입장 인터넷에서 티켓 구매했는데, 따로 검사는 안 했다

✔ 오디오 가이드가 잘 되어있어서 가라는 대로 하고 보라는 것만 봄




그 유명한 게르니카가 있는 곳!

미술책에서만 봤는데 진짜 진짜 크더라..

크기가 주는 위압감에 내가 책에서 본 건 가짜 같더라

엄청 유명한 대 화가들은

영감을 찌리릿 받아서 한큐에 쓱쓱 그리는 줄 알았는데

게르니카 뒤에 습작들이 걸려있었다

아 피카소도 사람이었구나

그래 이런 명작이 쉽게 나올 리 없지 깨달았다



진짜 충격과 감동을 받아서 관련 굿즈 사고 싶었는데

문 닫는 시간 쫌 늦어서 칼같이 닫았다...

돈 쓴다는데 왜 막아요!





굿즈샵은 2시에 문 닫았고 우리는 2시 10분쯤? 방문함

중간에 쉬지 말걸.....

2층에 꼭 봐야 할 작품 다 보고 조금씩 쉬고 하니까

총 2시간 정도 소요됨




DABOV Specialty Coffee Spain


DABOV Specialty Coffee Spain

C. de Sta. Isabel, 42, Centro, 28012 Madrid, 스페인


마드리드 맛집 Mas Al sur 앞에 있는 커피집

원래 밥 먹고 카페 찾다가 별점도 높고 리뷰도 좋아서 가고 싶었는데

사람이 많다고 아빠가 싫대서 못 갔다가..

집 가는 길에 힘들어서 들렸다.

그땐 짜증 났는데 어쨌든 방문하게 돼서 기분 좋았음

이때 깨달은 것 같다

아빠가 내 말 안 들어도 나중에 어찌어찌 잘 될 수도 있으니

바로 짜증 내지 말자..

넓진 않은데 공간만 있으면 의자 끌고 앉는 분위기



플랫 화이트랑 부드러운 케이크 시켰다

아빠 것도 시켰는데 사진 찍기도 전에 호로록해서

뭐 시켰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맛있었다.


커피도 부드럽고 텁텁하지 않았고, 의자가 좀 불편하긴 한데

여긴 사실 여행객보다 로컬 맛집이라 그냥 앉아만 있어도 귓속 가득 차는 스페인어로

여행이 더 실감 났다.



고릴라님 제가 더 놀랐잖아요

부모님이랑 여행하면 짐은 자연스럽게 내가 들게 됨


부모님과 유럽여행 간다면

꼭 중간에 숙소 타임을 추천한다

물론 처음엔 반발이 심하다

카페 가서 쉬면 되지, 뭐 하러 또 들어가, 여행할 줄 모르네 등등 온갖 비난을 받지만

막상 들어가서 30분이라도 편한 옷에, 푹신한 침대에

누우면 약간 힐 받아서 급속충전되는 느낌이라

그다음 일정이 훨씬 수월하다

그래서 숙소는 비싸더라도 꼭 관광지 중간에 잡길.



숙소 가다가 들린 까르푸 익스프레스에서 딸기 샀는데 왕 딱딱함

이제 딱복물복에 시대에서 딱딸물딱의 시대가 올 듯.


산 미겔 시장

산 미겔 시장

Pl. de San Miguel, s/n, Centro, 28005 Madrid, 스페인


약간 출출해서 바로 출발한 산 미겔 시장

여긴 뭐 관광객이 접수했다 봐야지




깔끔하고 다양한 타파스 가게가 몰려있어서

구경하면서 먹고 싶은 거 골라 먹기 가능

심지어 오밀조밀 모여있으니 많이 움직일 필요도 없어서

아빠가 좋아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이 많으니 소매치기 조심!





마드리드 산 미겔 시장에서 사람들이 많이 있고

가장 크고 가운데 있는 가게에 갔는데

진열장에 탐스러운 타파스가 쫙 깔려있어서

거의 자석에 끌리듯 찾아간 것 같다.


아니 근데 이쯤 돼서 생각했는데

스페인은 샐러드 시키는 거 아닌 이상 생채소가 없더라

저 메추리 닭다리 밑에도 감자튀김이 있고

채소=감자라고 생각하는지

분명 감자도 맛있긴 하지만 생채소가 주는 후레쉬함이 슬슬 그리워졌다.



아니 근데 시장이라서 만만히 봤는데

안주 3개랑 맥주 2개? 마셨나? 했는데

거의 6만 원 나왔다...



정리된 올리브 너무 좋아

맛있어 보이지만 짜고 시겠지

플레이팅이 더 먹음직스럽게 만든다


1차로 좀 든든하게 때려먹고

2차로 아빠가 좋아하는 거 위주로 골랐다.

치즈 타파스 집이랑 옆에 와인 집이 콜라보해서

2타파스 1와인 = 6.2유로라

호기롭게 스페인어로

도스 타파스 우로 비노 블랑코!

했더니 스페인어로 모라모라 대답하더라

오~ 내 스페인어 먹혔는걸~

생각도 잠시 무슨 말하는 건지 몰라서

이렇게 보고 있으니까 웃으면서 영어로 모라모라 함

바보는 봐주는 게 국룰인가 보다

근데 또 못 알아들음ㅋ

대충 뭐 타파스 고르고 옆에 와인집 가라는 얘기겠지



아빠가 굴 좋아해서 굴집에서 가장 큰 굴 샀다

5.6유로라 약 8천 원인데

한국 굴이 최고라고 한다;;



마요르 광장, 마드리드 광장, 펠리페 4세 동상

마요르 광장

Pl. Mayor, Centro, 28012 Madrid,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

우에스카 28071 Madrid, 스페인

펠리페 4세 동상

Pl. de Ote., Centro, 28013 Madrid, 스페인


사실 마드리드 광장까지 갈 의도는 없었지만

걷다가 걷다가 걷다 보니 나온 마요르 광장

네모네모 한 게 벨기에 그랑플라스 같았다

갑자기 곰이 있었다

팁 줘야 할까 봐 곰 뒤에서 가서 몰래 사진 찍음

펠리페 4세 동상 앞에서 거의 결혼 스냅사진 느낌


높고 파란 하늘은 동요 속에서만 있는 말인 줄 알았는데 5월 스페인 여행 내내 날씨가 좋았다.

구름이 있으면 해를 가려줘서 좋고,

구름이 없으면 스페인의 짱짱한 해를 느껴서 좋고,

5월 스페인 여행하길 잘했다.



마드리드가 참 이상한 게

걸어가면 20분 대중교통 타면 20분이다

버스 타면 돌아가고 지하철은 계단이 많아서

그게 그거니까 바깥 구경이나 하잔 생각으로 걸어 다녔는데


아마 이때부터였지...

아바디의 얼이 빠지기 시작한 때가...



비니투스

Vinitus Gran Via Madrid

Gran Vía, 4, Centro, 28013 Madrid, 스페인



거의 한국인뿐만 아니라 여행객 1번 맛집인

꿀대구로 유명한 비니투스

매장도 크고 뭔가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였다

5분 정도? 대기하고 바로 입장 완료



사실 배고파서 간 것보다

밥때+더 늦으면 먹을 게 없어서 간 거라

가장 유명하고도 궁금한 꿀대구와 맛조개를 시켰다.

꿀대구가 영어로 뭐지..? 맛조개는...?

당황하지 말고 그냥 구글 리뷰에 있는 사진 보여주기!




예전에 초등학생 때 엄마가 그 시절 알토란 같은 걸 보고

밑반찬 만들 때 설탕 대신 꿀을 쓴 적이 있었다.

근데 그 꿀이 재료와 어우러지지 않고 정말 꿀 맛이어서

엄마, 나물이 꿀맛이야! 했는데

엄만 맛있다는 칭찬인 줄 알고 참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비니투스 꿀대구도 그런 느낌이었다.

대구보다 꿀맛이 더 강해서

꿀맛이더라.

대구살이 촉촉하고 맛이나 향이 강하지 않아서

꿀과 더 어울린 것 같다.




맛조개도 쫄깃쫄깃 맛있었는데

조금 더 통실통실했음 입안에서 조개 향이 더 터졌을 듯

사실 힘들어서 그런지... 

원색적인 맛만 느껴졌다.


아빤 거의 멍 때리며 저작운동만 한 듯

밥 먹는 내내 힘내라고 응원했다


아바디... 힘을 ㄴㅐ세요...!



나가는데 비가 왔다.

아까 검은 구름도 몇 개 있더니 기어이 비가 오는구나

근데 밤+조명+비까지 합치니 역설적으로 너무 아름다웠다

비 맞으면서 또 열심히 숙소까지 걸어감



5월에 11일 동안 스페인 여행하면서

비가 온 날은 이날 하루였다.

사실 맞고 다니기엔 조금 많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모자 쓰고 비 맞고 갔는데

오히려 더 추억이 되고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내가 언제 또 스페인비를 맞아보겠어

이거 완전 럭키비키자나�


괜찮은 척했지만 나도 오래 걸어서 다리 아팠다.

오늘이 거의 여행 첫날이어서 오버한 듯

유럽여행은 컨디션 조절이 중요한데...

아빤 첫날부터 꼬여버린 것 같다.






[출처]아빠랑 스페인여행 11일 일정 Day2 Mas Al sur/마드리드왕립식물원/레이나소피아미술관/DABOV커피/산미겔시장/마드리드왕궁/비니투스|작성자 유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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