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겁이 없었던 시절 미래를 보기보단 하루하루 즐거움이 더 중요했던 20대 초반,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동료들과 어울리기 바빴는데, 이제는 그 동료들과 청첩장을 주고받는 30대가 되었다.
그 시절 함께 추억을 쌓았던 정희와 인정언니를 만났다. 2년 만인가, 오랜만에 만난 정희와 인정언니는 내가 그리워하던 그 모습 그대로여서 더 반가웠다. 2년의 공백의 이야기를 하느라 우리의 시간은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다.
우리는 어제 만났다는 듯이 근처 베트남음식 식당에 들어갔고, 얘기를 하기보다는 먼저 메뉴를 고르느라 바빴다. 메뉴를 고르고 나서야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는데, 인정언니가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고, 청첩장을 주는 자리였으며, 신랑에 대한 이야기로 먼저 시작하였고 그다음이 정희의 이야기였다.
정희는 그간 표정이 많이 어두워졌는데, 그 사이에 골목길을 운전하다 할머니를 치는 사고가 났고, 합의금이라는 큰 금액에 5년의 사회봉사로 벌을 받기로 하였고, 할머니가 돌아가실까 매일 마음 졸이며 매일 밤마다 기도하면서 울었다고 한다. 만났을 당시에도 사회봉사를 받고 왔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사회봉사를 하면서 생각을 해보니, 사회봉사가 벌이 아니라, 5년의 시간이 이렇게 자기가 마음이 아픈 게 벌인 것 같다고 애써 웃으며 말하던 우리 정희.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정희가 될 수도 있고, 그 할머니가 우리 할머니가 될 수도 있고, 정희는 지금 내 사랑스러운 동생이다.
정희의 마음에 할머니가 빨리 쾌차하시길 바라는 마음 하나를 더 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