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조용히 남기는 안부

by 윤슬

당신들의 그늘 아래

나는 바람을 꿈꾸었고,

녹음을 먹으며 자라났어요.


사랑을 몰라서

표현하지 못했을 뿐인데

그 무심함이

이렇게 애틋해질 줄 몰랐어요.


혹시 내가 떠난 뒤

눈물이 난다면,

그건 미움보다 그리움이었기를.


당신들의 마음이 슬픔보다 기억에 닿기를.

남겨질 당신들이 무너지지 않기를,


사랑받았던 기억 하나로, 나는 충분했어요.


차갑지만 고요한 마음으로

당신들을 마지막으로 바라봅니다.

숨죽인 밤, 바람만이 내 발자국을 따라 걷고,

내 존재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사라집니다.


당신들의 얼굴, 목소리, 손길…

그 모든 것이 내 안에 남아 있지만

이제는 잡을 수도, 돌릴 수도 없다는 걸 압니다.

“부디, 괜찮기를.

나 없는 세상에서도 살아가기를.”


내가 떠난 뒤에도 세상은 그대로일 것이고,

당신들은 언젠가 또 하루를 견딜 것입니다.

나는 그저 그늘에 남은 기억처럼,

차갑지만 조용히, 흔적만 남긴 채 스며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