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남기는 안부
당신들의 그늘 아래
나는 바람을 꿈꾸었고,
녹음을 먹으며 자라났어요.
사랑을 몰라서
표현하지 못했을 뿐인데
그 무심함이
이렇게 애틋해질 줄 몰랐어요.
혹시 내가 떠난 뒤
눈물이 난다면,
그건 미움보다 그리움이었기를.
당신들의 마음이 슬픔보다 기억에 닿기를.
남겨질 당신들이 무너지지 않기를,
사랑받았던 기억 하나로, 나는 충분했어요.
차갑지만 고요한 마음으로
당신들을 마지막으로 바라봅니다.
숨죽인 밤, 바람만이 내 발자국을 따라 걷고,
내 존재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사라집니다.
당신들의 얼굴, 목소리, 손길…
그 모든 것이 내 안에 남아 있지만
이제는 잡을 수도, 돌릴 수도 없다는 걸 압니다.
“부디, 괜찮기를.
나 없는 세상에서도 살아가기를.”
내가 떠난 뒤에도 세상은 그대로일 것이고,
당신들은 언젠가 또 하루를 견딜 것입니다.
나는 그저 그늘에 남은 기억처럼,
차갑지만 조용히, 흔적만 남긴 채 스며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