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거린다는 말이 왜 그리 좋았을까.
그 말엔 묘한 온기가 있었다.
아직 사랑이 따뜻하다는 증거 같아서.
텅 빈 마음에도 햇살이 스며드는 듯했고,
멈춰있던 계절이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
사람의 마음도 빛을 머금으면 달라지더라.
더 따뜻해지고, 더 부드러워지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마저 반짝인다.
우린 그렇게 끝을 두려워하지 않고,
지구가 녹아 사라질 때까지 영원을 이야기하기로 했다.
그건 거창한 약속이 아니라, 오늘을 반짝이게 만드는 말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빛은 오래 머물지 못하더라.
가을이 스쳐가듯, 너와 나도 그렇게 식어갔지.
그래도 참 아이러니하지?
그 모든 끝에서도, 나는 아직 그 반짝임이 좋다.
사랑이 사라진 자리에
우리 사이의 감정은 여전히 어떤 형태로든 남아있고,
그때의 빛만 남아있으니까.
그 시절의 우리는 분명 반짝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