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편의 Tip 3.
친족 간의 멀고 가까움을 나타낼 때 우리는 촌수를 사용하여 말합니다. 이 개념을 빌어 결혼한 부부의 촌수를 말할 때 무촌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틀린 표현입니다. 만약 부부가 촌수가 없는 무촌이라면 두 사람은 아무 관계가 없는 사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우리 조상들이 부부를 무촌이라고 부르는 것은 부부가 매우 가까운 사이지만, 이혼했을 땐 ‘남’이 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 사용한 표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과 아내는 사랑할 때 서로를 참 소중한 존재로 여깁니다. 결혼 후에는 ‘여보’라는 호칭도 쓰지만, 사실 이 호칭에 담긴 좋은 뜻을 알고 사용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간혹 어떤 남편은 여보라는 호칭은 아내를 부를 때 쓰는 전용 호칭으로 잘못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 이 호칭은 남편과 아내가 동시에 사용해도 되고 그 의미를 알고 사용하면 더 좋습니다.
‘여보’라는 말은 옛날부터 부부가 서로 상대편을 부를 때 사용한 말입니다. 한자에서는 같을 ‘여(如)’자와 보배 보(寶)’를 사용하는데, 이 말은 ‘남편과 아내가 보배와 같이 소중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어 표현으로는 Darling, Honey, Sweetheart처럼 달달한 표현도 있지만, 우리나라 말에 담긴 의미가 한층 더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현재(2023년 기준) 세계 인구가 약 80억 명쯤 됩니다. 이 중 50%를 여성이라고 가정했을 때 40억 명 중에 한 명의 여성이 지금의 남편과 결혼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숫자를 대비해서 생각해 보니까 남편과 아내는 정말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40억 분의 1이라는 확률로 만난 것이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소중한 인연에 금이 가고 행복한 결혼생활이 깨지는 경우가 요즘엔 흔하게 있습니다. 옛날 옛적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만나본 아내들의 하소연만 정리해 보더라도 말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남편이 아내에게 잘못 사용하는 말 중에는 서운한 말도 있겠지만, 서운함을 넘어 심한 상처를 주는 말도 있습니다. 문제는 남편들이 어떤 말을 잘못했는지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겁니다. 물론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제 아내의 마음이 실크처럼 곱고 하늘 같이 넓어서 망정이지, 분명 결혼생활 중에 수많은 말실수가 있었을 것이고, 본의 아니게 크고 작은 상처도 주었을 겁니다. 아내가 그때마다 제 실수를 지적해 주었다면 즉시 사과하고 그 서운함을 달래 주었을 텐데, 제 아내는 그냥 참아 주던지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다가 나중에 쌓아 둔 것을 한 방에 폭발해 버리는데 아마도 다수의 아내들은 남편에게 제 아내와 비슷한 처세를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어떤 아내들은 남편의 말실수마다 일일이 지적해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경우 어떤 남편은 사과하고 정정하지만, 또 다른 남편들은 아내의 지적에 오히려 정색하거나 부부싸움으로 번지는 상황을 왕왕 맞게 됩니다. 솔직히 저도 아내가 그때그때 제 말실수를 지적한다고 가정해 보면, 아내의 지적을 모두 다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내용과 상황에 따라 말 실수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고, 저조차도 ‘뭘 그런 것 가지고 그러느냐’ 등 말다툼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때 제 마음의 의도와 상황이 아내에게 잘못 전달된다면 분명 다른 부부들처럼 부부싸움이 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아내에게 절대로 하면 안 되는 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런 말들은 부부 관계가 좋은 때와 부부싸움 등으로 인해 관계가 좋지 않을 때 절대로 하면 안 되는 말,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부부 관계가 좋을 때 하면 안 되는 말에 대해서 알려 드립니다. 정답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때는 너무 과하지만 않다면 나쁜 말을 제외하고 어떤 말을 해도 상관없습니다. 부부 관계가 좋을 때 아내의 마음은 남편에 대한 사랑이 가득 차 있는 평온한 상태이기 때문에 아내의 마음은 마치 찹쌀떡처럼 말랑말랑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장난 섞인 말이든지 농담 섞인 말이든지 아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여유에 따라서 얼마든지 수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간혹 너무 눈치가 없는 남편들이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아내의 웃고 있던 표정이 남편의 어떤 말로 인해 따뜻한 봄에서 겨울로 바뀌는 상황이 있습니다. 이것은 남편이 아내에게 상처가 되는 특정한 말을 사용하여 마음속에 있는 ‘레드 버튼’을 눌러 폭탄을 터트린 상황입니다. 이때 남편은 아내의 연쇄 폭발을 만나기 싫다면 하던 말을 그만 멈춰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어떤 말이 아내의 표정을 바꾸게 만든 것인지 조심스럽게 확인해서 그 원인을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에 같은 말을 실수로 사용하더라도 긴급대처를 통해 아내의 레드 버튼을 작동하지 않게 할 수 있는 겁니다.
다음으로는 부부 움할 때나 관계가 좋지 못할 때 절대로 하면 안 되는 말에 대해서 말씀드립니다. 사실 이때는 일정한 시간 동안 아내의 마음이 진정할 때까지 남편이 침묵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아내가 대화를 하자고 먼저 말할 겁니다. 그때 아내의 관점으로 말을 다 들어주고,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메모했다가 아내의 말이 다 끝난 후에 하나씩 차분하게 풀어주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이 조언에도 불구하고 남편들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꼭 말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특별히 조심해야 하는 것들을 알려 드립니다.
첫째, 욕이 들어 있는 말은 절대로 하면 안 됩니다.
남편은 욕이 포함된 말은 이유를 불문하고 하면 안 됩니다. 설령 남편의 말이 100% 옳다고 가정해도 남편의 입에서 욕이 포함된 말이 나온다면 그것을 듣는 아내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없으며, 그 욕을 들은 아내는 욕이 만든 상처를 치료할 때까지 추가적인 시간이 또 필요하게 됩니다.
둘째, 아내의 처가 식구나, 종교를 절대로 비하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누가 장모 딸 아니랄까 봐’ 등 장모님을 거론한다든지, 처가 식구들을 대화 내용에 포함시켜 비아냥거리면서 말을 한다든지, 혹은 아내의 신앙을 무시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많은 사람이 부부싸움을 할 때 다툼의 주제를 벗어나는 실수를 하는데 부부싸움이 확전 되는 것이 바로 이런 문제 때문입니다.
셋째, 아내의 신체나 지식, 능력을 비하하는 말은 절대로 하면 안 됩니다.
부부는 인연과 사랑으로 만나 맺어진 동등한 관계지만 서로가 살아온 삶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사정상 배움의 기간도 다르고, 사회적 능력도 편차가 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부싸움을 하다 보면 의외로 많은 남편들이 출산 후 변해 버린 아내의 몸매나 얼굴 등을 보고 놀리거나 비하합니다. ‘몸매가 그게 뭐냐’ 또는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냐’고 말이죠. 심지어 남편보다 아내의 학력이 낮은 경우엔 ‘무식하긴’, ‘당신이 뭘 안다고 그래’, ‘입 닥치고 있으면 본전’ 등 이런 말로 핀잔 놓기 일 수이며, 반대로 아내의 학력이 높은 경우에도 ‘그래. 너 많이 배워서 잘났다’ 등 자존감이 낮은 방어적 비하로 온통 부부 관계를 해치는 부적절한 표현을 가득 채웁니다. 게다가 남편만 외벌이로 경제 활동을 하는 경우 ‘당신도 돈 벌어 봐’, ‘땅 파면 돈이 나오는 줄 아냐’ 같은 표현을 하는데 이것은 남편을 대신해서 직장을 관두고 가정의 살림을 하는 아내들에게 크게 실례가 되는 말입니다.
넷째, 남과 비교하는 말은 절대로 하면 안 됩니다.
가끔 남편들은 자신의 의도를 아내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잘못된 비교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여자와 아내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이미 아내의 자존심을 긁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물론 남편은 아내의 부족한 부분을 꼬집어 말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아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남편이 말하는 누군가를 관찰해 보고 너도 좀 잘해 보라’는 식으로 들릴 뿐입니다. 또한 남편이 남과 아내를 비교한다는 것은 이미 아내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남편이 아내와 함께한 결혼생활이 행복하고 만족했다면, 결코 남과 비교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다섯째, 후회하는 말을 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남편과 아내가 결혼식에서 하나님께 엄숙한 혼인서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부 관계가 좋지 않거나, 부부싸움을 하면 꼭 등장하는 레퍼토리 중 하나가 ‘당신과 결혼한 걸 후회한다’입니다. 물론 사람은 모든 일에 대해 후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후회하는 마음을 품고 살면, 그것을 생각한 만큼 결혼생활의 방향이 후회 쪽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결혼을 후회하는 남편의 생각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바로 ‘이혼’입니다. 처음에 이혼이라는 말을 사용한 남편이나 그것을 들은 아내는 잠시 멈칫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누가 먼저 이혼이란 말을 꺼냈는지는 중요하지도 않게 됩니다. 게다가 이 말을 먼저 꺼낸 사람은 부부싸움이 있을 때마다 이혼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고, 그 말을 듣는 사람은 이 무서운 단어가 주었던 충격과 두려움이 완화되어 위협조차 느끼지 않게 되고, 결국 어느 순간부터는 상대의 말을 비웃게 될 겁니다. 그러면 결국 두 사람은 진짜 이혼 도장을 찍게 되는 거죠.
이외에도 남편과 아내의 사이가 좋지 않을 때나 부부싸움할 때 절대로 사용하면 안 되는 말은 많이 있습니다. 제가 그중에 다섯 가지만 선별해서 알려 드린 것은 이것만 잘해도 말실수로 인한 결혼생활의 큰 위험은 어느 정도 방어가 되기 때문입니다.
여행은 아내와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한 가지입니다. 때로는 글보다 영상이 효과가 큰 것 같기도 하고요. 즐거운 시청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