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님의 남편 Oct 20. 2022

아내의 이름을 불러 주세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편의 Tip 8.


사람은 운명적인 만남이든 그렇지 않든 사랑의 꽃이 피게 되면 연애는 시작됩니다. 이때 그들은 서로 통성명을 하던지 우연히 알게 된 서로의 이름은 무조건 외우게 되죠. 게다가 아무리 암기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도 자신이 관심을 갖는 사람의 이름은 외우지 말라고 해도 외워지게 되죠. 저 역시도 마찬가지로 아내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외웠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제 아내는 누군가의 소개로 만난 것도 아니어서 특별히 통성명할 시간은 없었네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이름이 있지만 평소에 많이 불리지 않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학창 시절 선생님이 출석을 부를 때나 친구들이 제일 많이 불렀던 것 같네요. 그래서 그런지 연애할 때 아내가 가끔 제 이름 석자를 부르면 제 이름인데도 좀 어색하더라고요. 그러나 반대로 제가 아내의 이름을 불러 주면 방긋 웃어 줍니다. 게다가 ‘설렌다’고 말하네요.


‘설렘…’


저는 아내의 이름 석자만 불렀는데 설렘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아마도 남편의 목소리에 담긴 따뜻함과 사랑을 아내가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아내의 영혼이 남편의 말에 반응해 심장에 전달되어 두근거리는 현상이 생긴 겁니다.



대부분의 부부는 결혼하면서 자신의 이름이 지워지면서 사는 것 같습니다. 결혼 초에는 이름이나 여보, 아내 등 다른 말을 사용하다가, 둘 사이에 아기라도 태어나면 그때부터는 oo아빠, oo엄마 가 되어 버립니다. 이때 부부는 자녀를 낳고 키우면서 본인들의 개별 정체성을 뒤로한 채 가족이란 이름 속에 묻혀 살게 됩니다. 어쩌면 이 과정은 인간사에서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자녀들이 다 성장했을 때 공허함이 느껴지는 부모들이 많아졌다는 언론기사를 접할 때면 이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집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누군가의 남편이나 아내로, 혹은 부모나 자식으로 살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게 되고, 가족이나 남에게 맞추며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맞춘다는 것은 양보나 배려이기도 하지만, 한쪽의 희생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특히 결혼생활의 구조상 아내가 남편보다 배우자에게 맞춰주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보다는 남편과 가족의 행복을 더 생각하느라 나를 위한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자신의 시간을 즐길 수 없게 되었죠. 결국 이것들이 쌓여서 아내에게 스트레스가 되고, 아내들은 자꾸만 화가 나서 분이 조절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직 갱년기도 안 되었는데 가슴 한 켠에서는 뜨거운 불덩이 같은 열들이 뻗치면서 올라온다고 하소연합니다.


요즘 아내들의 마음에 이런 ‘화병’때문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사람의 마음이 평온해야 삶이 행복할 텐데 그렇지 못하니까 결혼생활도 재미가 없는 거죠. 저는 이런 상황이 생기기 전에 평소 아내의 이름을 주기적으로 불러 주라고 권합니다. 아내의 이름을 부르게 되면 남편은 단지 이름 석자만 불렀지만 아주 신비한 효과를 볼 수 있게 됩니다. 과연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궁금하시죠?


우리는 어떤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기운이 있고 없음을 즉시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사람에게 살아가는 힘과 생명력이 되어 주는 ‘생기生氣’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기계는 생명체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생기가 없지만, 사람이나 동물 등 살아 있는 생명체에서 나는 목소리에는 모두 생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은 그 생기에 포함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남편이 부른 아내의 이름에는 남편의 현 감정과 그동안 누적된 사랑이 퇴적되어 있기 때문에 아내의 마음이 좋은 상태라면 그저 이름 석자만 불렀어도 그 모든 것을 다 포함하여 사랑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남편들은 아내의 이름을 부르는 것에 이렇게 좋은 효과가 있으니 자주 쓰면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아내의 이름을 부르는 것도 적절한 스킬이 필요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합니다. 이는 소중한 아내의 이름을 진정성 없이 남발하는 것은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편들이 사용하기 쉬운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첫째, 둘만 있는 자리나 혹은 타인의 시선이 자유로운 곳에서 대화 중간마다 이름을 섞어서 사용해 보세요. 이때 평소에 사용하는 아내의 애칭이 있다면 그것을 섞어서 불러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들이 모여 있는 공식적인 모임에서는 ‘여보’ 같은 일반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둘만 있을 때 이름을 불러 주면 좋습니다. 이렇게 남편이 아내의 이름을 불러주면 아내는 잠시지만 그 이름을 통해 결혼 전 자신의 정체성을 기억하게 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둘째, 대화의 서두나 아내의 주의가 조금 어수선해 보일 때, 혹은 아내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때를 활용해서 아내의 이름을 불러 보세요. 이 경우 아내는 자신의 이름이 불렸기 때문에 남편의 말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됩니다. 이것은 사람의 본능상 자기 이름이 모든 단어 중에 가장 좋은 것이라고 각인된 상태기 때문에 자기 이름 다음에 나오는 무언가도 중요하다고 인지하거든요. 


단, 이 방법을 사용할 때는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만약 아내의 심기가 평안하지 않다면 절대로 아내의 이름을 부르지 마세요. 이 말을 무시하고 이날 아내의 이름을 부르게 되면 예상치도 못한 후폭풍을 맞을 수 있습니다.






산처럼 높은 곳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포항의 스페이스워크는 가볼 만한 곳입니다. 저희 부부는 다소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어서 항상 적당히 올라 갑니다.ㅎㅎㅎ


https://youtu.be/fdfiMpGLI5c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