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편의 Tip7.
오래전 TV에서 봤던 공익광고 한 편을 소개합니다. 비록 30초밖에 안 되는 짧은 광고였지만 저를 몇 시간 동안 생각하게 했던 것이라 여전히 기억이 생생합니다. 해당 광고에서는 딸이 먼저 등장하고 요즘 어디를 가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받습니다. 딸은 자기가 요즘 가보고 싶은 곳은 ‘제주도, 발리, 파리 등’ 가보고 싶고 좋은 곳인 너무 많다고 들뜬 기분으로 말합니다. 이어지는 화면에서 딸에서 또 묻습니다. 요즘 ‘아빠가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아냐’고요. 그러나 딸은 무척 난감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라고요.
그리고 다음 화면에는 아빠가 등장합니다. 아빠에게는 요즘 관심사가 무엇인지 묻습니다. 그러나 아빠는 신나는 목소리로 ‘골프, 자전거, 사진기, 기타, 낚시’ 같은 취미활동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화면에서 남편에게 묻습니다. 아내가 요즘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그러자 남편은 딸처럼 난감해하면서 말꼬리를 내리는 표정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 공익광고가 주는 교훈은 가족 간에도 가보고 싶은 곳이나 관심사도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알려면 가족 간에 대화가 필요하고, 무언가 물어보는 질문을 통해서 가족 간의 대화를 시작하고 관심을 갖으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대화하지 않으면 아는 사이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죠.
공익광고 이야기가 끝났으니까 이 책을 읽고 계신 남편들께 질문 하나를 해 봅니다.
요즘 아내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말해 줄 수 있나요? 이 질문에 사이다처럼 시원한 즉답을 하실 수 있는 남편이라면 요즘 아내와 넉넉한 대화시간을 갖고 계신 분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 전 공익광고에서 언급한 남편처럼 말꼬리를 내리는 상황이라면 아마도 남편의 관심은 아내보다 다른 곳에 가 있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본성 때문에 관심에 대한 우선순위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먼저 집중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잠시 연애할 때를 생각해보세요. 대부분의 남자들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보다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먼저 묻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관심을 갖고 맞춰 줍니다. 물론 그렇지 않았던 매너 없는 남자들도 있습니다. 그런 운이 없는 만남은 잠시 예외로 하고 계속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연애할 때 잘했던 남자들은 결혼 후엔 왜 그때처럼 하지 않을까요? 정말로 남편이 변한 건가요? 아니면 결혼 후 아내의 매력이 반감되어서 그런 걸까요?
제가 여러 부부들에게 이 질문을 드리면 대부분의 남편들은 이구동성으로 자신은 절대로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반대로 아내들은 남편들이 결혼 후에 변했다고 말합니다. 사실 이건 어떤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는지에 따라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저도 남편 중에 한 사람이기 때문에 남편들을 옹호하는 말씀을 드리자면 대부분의 남편은 변한 것이 아니고 결혼생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남편이 변했다고 느끼는 아내들을 위해서 남편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여기 정말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아내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입니다.
아내에게 질문하는 것은 대화의 시작이자 남편이 아내에게 알고자 하는 것을 얻기 위한 방법입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은 부부가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면 절대 성립될 수 없기 때문에 아내에게 질문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내는 매 식사 후 커피 한 잔 마시기를 원하는데 남편은 계속 생수만 가져다줍니다. 남편은 디저트로 상큼한 과일을 먹고 싶은데 아내는 초콜릿이 풍부한 조각 케이크와 커피를 준비해 줍니다. 이렇게 상대방의 욕구와 거리가 먼 남편과 아내의 행동은 서로의 욕구를 절대로 해소시켜 줄 수 없습니다. 물론 일정기간은 내색하지 않고 참을 수 있겠지만 계속 쌓여가는 내적인 불만은 언젠가 반드시 폭발하게 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배우자에게 서로 질문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제 경우엔 식사를 마치면 재빠르게 먼저 아내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커피 마실래?” 그러면 아내는 대답보다 더 빠른 표정으로 커피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여 줍니다. 그러면 저는 벌떡 일어나서 아내의 커피를 준비하러 갑니다. 이에 아내는 자기가 타 먹겠다고 말하지만, 저는 ‘사랑하니까 커피를 타주는 거야’라고 말하면서 커피를 준비합니다. 보통은 늘 마시던 머그컵을 사용하지만, 가끔은 분위기 변화를 주기 위해 예쁜 찻잔을 꺼내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소소한 행동에 아내는 남편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저의 이런 행동은 별다른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아내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없는 어떤 남편들에게는 별다른 일이 맞습니다. 가정에서 이런 소소한 행동은 다른 남편들도 누구나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의외로 많은 남편들이 안 하고 있는 사랑의 행동입니다.
저는 남편들이 아내에게 먼저 물어보는 습관을 갖기 권합니다. 그러면 부부간의 대화시간은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며, 그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도 나올 거고 생각하지 못했던 답도 나올 겁니다. 때로는 엉뚱한 질문을 해도 괜찮습니다. 그것이 아내에게 웃음을 만들어 줄 수도 있거든요.
부부간에는 완벽한 질문도, 완벽한 답도 없습니다. 그저 매일 또 다른 질문과 대답 속에서 부부의 행복이 함께 쌓이는 겁니다. 그러니까 오늘부터 라도 아내에게 먼저 물어보세요. 요즘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경주에는 전통 한옥과 초가집으로 구성된 멋진 양동마을이 있습니다. 아파트로 빼곡한 도시를 벗어나 아내와 함께 이런 곳에 가면 더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