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편의 Tip 10.
‘아내가 언제나 들어도 좋은 말이 있을까?’
이건 나흘로 산책 중에 갑자기 든 생각입니다. 어떤 게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고마워’ 같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말도 있을 거고, ‘예뻐, 아름다워’ 같이 외모를 칭찬하는 말도 있습니다. 이런 긍정의 말들은 아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들어도 분명 기분을 좋게 만들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긍정적인 말이라도 남편이 남에게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사랑해’라는 말입니다. 이건 남편이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나 사람에게 함부로 사용했다간 수습이 곤란한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물론 ‘사랑’의 순수한 뜻을 담아 남을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을 전달하는 이타적인 사랑의 전달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남편의 에로스적인 사랑은 인간의 성 본능을 담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아내에게만 사용해야 합니다.
저는 평소 아내에게 ‘사랑해’라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아내의 말에 의하면 일상생활 중에 거의 반자동 형태로 ‘사랑해’라는 말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이 말이 어떤 상황을 떠나서 그냥 입에서 수시로 나온다는 것을 뜻합니다. 물론 그때마다 같은 말이기는 해도 제 목소리의 톤이 다르기 때문에 아내는 좋아해 줍니다.
제가 아내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은 아내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죠. 저는 남편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내에게 이런 말은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내에게 고마운 일이 있으면 ‘고맙다’고, 미안한 일이 있으면 ‘미안하다’고 하루 중에 갑자기 보고 싶을 때가 있으면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남편의 솔직한 감정을 아내에게 전하면 아내 또한 같은 감정을 남편에게 전해줍니다.
자기 남편은 매사 진지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고 안 하거나 혹은 사랑하는데 뭘 자주 언급하냐고 어벌쩡 넘긴다는 한 아내분의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바르지 않습니다.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마음의 양식’입니다. 게다가 이것은 남편만 줄 수 있는 특별한 것입니다.
작년에 아내와 함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종합검진센터에 다녀왔습니다. 하루 세끼 잘 챙겨 먹고 있는 저는 다소 비만한 상태였지만 대체적으로 건강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검진 후 비타민D 같이 몇 가지 특정 영양소가 부족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부족한 영양소는 지금 당장 저에게 어떤 입히지 않지만, 그것을 보충하지 않고 계속 둔다면 골다공증 같은 질병은 무조건 생긴다고 의사는 말했습니다. 이처럼 ‘사랑한다’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외로 많은 남편이 연애할 때 남발했던 사랑의 표현을 결혼과 동시에 감소 혹은 소멸시킨다고 아내들은 말합니다. 물론 이것은 남편의 의도된 행동은 아닐 겁니다. 어쩌면 남편의 관점에서 연애의 종착점을 결혼이라 생각하고, 열매를 거뒀으니까 안도하는 마음에서 나타나는 안일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신혼 초기에는 연애의 감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말이 감소되더라도 그동안 누적된 사랑의 표현이 있어서 별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결혼생활 중 만나는 많은 일로 인해 아내에게 새 스트레스가 생기기 때문에 이것을 감당할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초여름 어느 날, 저는 컨디션 관리를 잘못해서 감기에 걸렸습니다. 그냥 좀 참아보려고 했으나 온몸이 쑤시고 열이 나서 결국 병원에 갔습니다. 다행히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은 아니고 단순한 몸살감기라고 검진되어 의사의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갔습니다. 오늘 처방된 약에는 알록달록 예쁜 색깔로 만든 캡슐들이 가득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식사 후에 약을 먹으려던 중 문득 아내에게 말하는 사랑 표현과 이 약에게 두 가지 공통점이 생각났습니다.
첫째, 치료(치유)한다.
약의 목적은 아픈 몸을 치료하고, 사람의 건강을 보조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랑도 마음을 치유하고, 두 사람의 관계에 믿음의 영양소가 되어 튼튼하게 유지하도록 만듭니다.
둘째, 시간이 필요하다.
다들 몇 번씩 아파봤을 거니까 약을 먹어도 회복하는데 적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겁니다. 사랑도 마찬가집니다. 남편이 아내를 만나서 사랑을 시작했을 때 즉시 사랑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호기심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첫눈에 반해 사랑을 시작했다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인간의 본능에 이끌린 정욕에 대한 것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약도 사랑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약사는 약의 유통기한이 지나면 독성이 생길 수 있으니 먹지 말고 폐기하라고 알려 줍니다. 반면에 사랑은 유통기한이 지나도 독성이 생기지 않고 폐기하지 않아도 되지만, 더 이상 약효가 없기 때문에 쓸모가 없는 건 마찬가집니다. 이런 점 때문에 남편은 아내에게 사랑 표현을 주기적으로 해 주어야 하는 겁니다.
저는 부부간에 사랑의 온도는 몇 도인지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평생 뜨겁게 사랑할 것 같다가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싸우고 헤어지는 게 많은 부부들의 현실이니까요. 결혼생활 중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인생이고 인생은 원래 그런 겁니다. 하지만, 원래 그런 인생도 아무리 변수가 많은 결혼생활이라도, 남편이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통해 마음 바닥의 기초를 튼튼히 세우고 그 위에 탑을 쌓고 살게 되면 적어도 부부가 가장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따뜻한 온도’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결혼도, 인생도 여행같다는 생각이 드는 날입니다. 경주 황리단길에 있는 어느 소품샵 벽에 '누구나 인생에 한번쯤은 경주에 온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경주는 여행하기에 좋은 곳 맞습니다. ㅎㅎ 즐거운 시청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