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편의 Tip11.
저는 평소에 말장난을 잘하는 편입니다.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장난은 말을 주고받으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을 말하지만, 사실 이런 말장난 속에는 실속이나 내용은 하나도 없고 쓸데없는 말이나 미사여구美辭麗句 등 그럴 듯 엮어 놓은 것이 대부분이죠. 방송에서는 코미디 프로그램이나 예능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고 어떤 말장난은 유행어가 되기도 합니다.
말장난을 다른 말로 업그레이드해서 표현하면 ‘언어유희言語遊戲’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둘 다 말을 통해 재미를 주고 동음이의어를 활용하거나 발음이나 음운의 유사성 등을 활용하는 방법은 비슷하지만 왠지 언어유희라는 표현이 조금 더 멋지게 느껴지네요.
저는 아내와 성격이 정반대입니다. 저는 외향적이고 사교적이지만, 아내는 내성적이고 매사가 진지한 사람입니다. 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연애 때 제 말장난은 아내에게 단순한 말장난이 아닌 다큐멘터리였고, 대부분이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행동이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내가 저의 성형을 이해해 주고, 말장난을 공감해 주어서 다행이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도 결혼이 아닌 연애에서 저희 관계가 끝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말장난을 잘하는 사람을 보고 위트Wit가 있다고 말합니다. 위트란 말이나 글을 재치 있고 능숙하게 구현하는 능력이죠. 즉, 이런 말장난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 말 잘하는 능력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겁니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대부분 ‘꿀 먹은 벙어리’로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과묵하다고 말하지만 제 눈에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런 말장난은 그냥 만들어져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평범한 단어로 남을 웃겨 주기 위해 지혜가 필요한 작업이고 상황 속에서 순간을 노려야 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결혼한 아내들과 미혼 여성을 상대로 조사한 한 통계에 의하면, 이상적인 남편에 대한 기준 중 높은 순위에 링크되어 있던 것이 바로 ‘유머 있는 남자’였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상의 모든 남자가 개그맨처럼 웃긴 사람이 아닙니다. 아마도 연애 때는 콩깍지가 씌워져서 남편 될 사람이 웃긴 지 안 웃긴 지 제대로 알 시간도 없었을 겁니다. 그저 과묵하고 진지한 모습도 믿음직해 보였을 테니 까요. 그러나 막상 결혼해서 함께 살아보니까 진지해도 매사 너무 진지한 남편과 살고 있어서 좀 답답하다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남편과 살고 계신 아내의 작은 소망은 남편의 부드러움과 소소한 유머입니다. 이는 아내의 결혼생활이 방송의 다큐멘터리가 아닌 웃음꽃이 만발하는 꽃밭 같은 곳이 되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내에게 큰 소망도 아닌데 남편은 아내에게 이렇게 해주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마다 성격과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남편은 말장난 같은 게 싫거나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내에게 말장난은 남편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달리 살아서 움직이는 사랑의 언어 중 한 가지입니다.
잠시 여러분의 아내가 웃고 있던 때의 모습을 상상해 보셨으면 합니다. 주로 어떤 때 웃고 있었나요? 아내의 웃는 모습에 남편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나요? 이 질문에 ‘그렇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신 분들은 아내가 어떤 것에 웃고 반응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나마 아내가 웃고 있는 이유가 방송의 코미디나 예능 프로그램 같은 것, 혹은 반려동물 등의 재롱 때문이면 다행이지만, 행여 어떤 낯선 사람으로 인해 웃고 있는 거라면 남편의 빈자리가 있다는 것이니 관심이 필요합니다.
많은 남편이 크게 착각하는 것 중 한 가지가 ‘결혼했으니까’ 아내를 믿고 안심하는 것입니다. 이건 당연한 말인데 왜 제가 착각하고 있다고 말했을까요?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믿음을 기반으로 약속한 윤리적이고 법적인 계약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결혼한다는 것은 사랑해서라는 이유도 있지만, 본능적으로 부족한 것을 채우고 싶어 하고 결핍된 것에 반응을 나타낸 것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서 돈이 부족하면 재테크나 저축 등을 통해 돈을 채우는 것이고, 혼자사는 미래가 불안한 한 것도, 외로운 것도 사랑이란 이름아래 결혼이라는 방식으로 채우게 됩니다. 인간에게 이런 모습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제가 조금 전에 아내가 어떤 낯선 사람으로 인해 웃고 있다면 그것은 남편의 빈자리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확언하건 데 분명 남편의 빈자리가 있는 게 맞습니다. 남편들은 이 말을 인정하기 싫겠지만 주변에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외도하는 것을 알거나 들은 적이 있을 겁니다. 외도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아내나 남편에게 없는 것, 바로 그것 때문에 잘못된 호기심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며 그것이 나쁜 쪽으로 발전하여 결혼의 행복을 파괴하는 위험한 길로 진입하게 되는 겁니다. 만약에 아내에게 필요한 것이 남편이 만들어 주는 웃음이라면 조금 더 쉽게 이해가 될까요?
애초에 사람의 모든 관계는 100%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관계에서 최선을 다해야 그것이 온전해지고 안전할 수 있는 겁니다. 저는 남편의 부족한 점이 혹시 말장난이라면 그 부분을 보완하라고 조언하는 겁니다. 간혹 말장난을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것을 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너무 많습니다. 인터넷에서 떠다니는 적당한 유머를 찾아서 적용해도 될 것이고, 평소와 다른 방법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문제는 말장난에 대한 적절한 타이밍인데 이것은 이론적으로 가르쳐 드릴 수는 있으나 모든 것은 현장 상황에 따라 본인 스스로가 판단하고 진행해야 합니다. 이때 때로는 말장난에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로 실망하거나 기운 빠질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본인이 말장난에 소질이 없다고 단정 짓지 않고 재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세상에는 처음부터 말장난을 잘한 사람은 없습니다. 말장난을 잘하는 사람들도 이래저래 많이 사용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상황 대처 능력이 향상된 겁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초등학생 때는 발포도 소극적이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그리 말 잘하는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 이런 말도 해보고 저런 말도 막 하다 보니까 제 말장난에 웃어 주는 친구들이 생겼고, 이에 대부분의 모임에서 웃음을 주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게 되었을 뿐입니다.
저는 남편들께 날마다 말장난 잔치를 벌이라고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결혼생활 중 가끔 말장난이 필요한 분위기 전환 때 사용해 보시라고 권하는 겁니다. 남편이 아내의 모습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말장난에 필요한 타이밍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예를 틀어 아내의 컨디션이 좋을 때나, 혹은 아내가 무료해 보일 때 남편이 말장난을 사용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그러나 센스 없는 남편들 중 일부는 아내가 어떤 일로 화가 많이 나 있을 때 그것을 풀어주겠다고 작정하고 말장난을 하는 분이 계시는데, 이것은 불 난 곳에 휘발유를 붙는 것 같이 아주 위험한 행동이나 제발 사리 분별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포항여행 갔을 때 재미있는 곳이 있어서 영상에 담아 봤습니다. 즐거운 시청 되셨으면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