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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님의 남편 Aug 17. 2021

#결혼생활은 사람하기 나름이다.

<기막힌 결혼생활>


인터넷에 떠 돌아다니는 웃긴 이야기 하나를 소개한다. 


한 남편이 사회생활이 너무 힘들어 지갑에 넣어둔 아내의 사진을 꺼내 봤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 사람과도 살고 있는데 이 세상에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이 글을 처음 읽었을 때 한참 웃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부인과 함께하는 결혼생활이 사회생활보다 더 힘들다는 뜻이다. 그러다 문득 다른 생각이 떠 올랐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남편은 아직 아내를 사랑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아내의 사진이 그 남편의 지갑에 아직도 남아 있었다는 것에서 추론할 수 있다.

 


Photo by Jenny Ueberberg on Unsplash


요즘에는 사진을 인화해서 지갑에 넣고 다니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사람들이 스마트 폰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그 안에 저장해 두고 보고 싶을 때마다 열어서 본다. 게다가 스마트폰에 내장된 메모리의 저장 용량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 굉장히 많은 사진을 저장할 수 있다. 


내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 숫자만 보더라도 거의 만 장이 넘는 것 같다. 촬영된 기간으로 따지면 몇 년치가 저장되어 있다. 요즘도 가끔씩 아내와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들을 보며 지나간 추억을 회상한다. 사진을 보면 약 3년도 채 안 되는 짧은 연애기간 동안 우리는 이곳저곳 많이 다녔다.


내 아내는 방콕 시민이다. 동남아 국가 태국의 수도인 방콕 시민이라는 말이 아니다. 아내가 평소 외출보다 방에 콕 박혀서 어디를 잘 안 나가는 ‘방콕’ 스타일의 사람라는 의미다. 아내는 처녀 시절 불필요한 외출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한다. 밖으로 싸돌아 다니기를 좋아하는 외향적인 나를 만나 연애를 하다 보니 이곳저곳 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은 누구를 만나서 결혼하는지에 따라 생활패턴도 바뀌는 것 같다.






모 TV 방송 프로그램에서 방영한 조선시대 배경의 한 사극을 보고 있을 때 결혼 배우자에 관해 부모님과 딸이 대화하는 장면이 나왔다. 부모님은 딸에게 사람은 비슷한 가문끼리 만나야 잘 살 수 있다고 신신 당부하시며 ‘사람은 유유상종해야 된다’고 말했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은 서로 생각이나 가치가 비슷한 부류의 사람끼리 어울려 다닌다는 뜻이다. 옛날이나 지금도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배우자 기준을 언급하실 때 이 사자성어에 빗대어 말씀하시곤 한다. 즉, 자녀들의 결혼상대가 가진 생각, 가치, 경제적 환경, 교육 수준, 그리고 종교 등이 자신의 집안과 비슷하거나 일부 항목은 더 좋기를 원하신다. 그래야 객관적으로 결혼해서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Photo by Drew Coffman on Unsplash


결혼 배우자를 만날 때 다양한 방법이 있다. 우연히 만나서 연애하는 사람도 있고, 소개팅으로 만나는 사람도 있고, 혹은 중매로 만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요즘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배우자감을 찾고 있다. 결혼정보회사는 신랑, 신붓감을 소개하는 개인간의 중매 방식을 사업화 한 것이다. 참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결혼정보회사에서 제시하는 좋은 배우자의 기준이 결국 ‘유유상종’이다.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할 때 회원들이 작성한 많은 정보들을 기준대로 매칭해서 만남을 연결시켜 주는 것 그 이상은 없다.


결혼할 때 좋은 배우자를 찾기 위한 기준으로 ‘유유상종’이란 말은 한편으로 맞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틀린 것 같다. 많은 부부들이 중매 등을 통해 자신의 집안과 비슷한 조건을 맞추어 결혼했지만 이혼한 사례도 많이 있으며, 나처럼 아내와 많은 부분이 다르지만 우연히 만나서 아주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결혼 배우자의 기준에 대해 내가 내린 결론은 ‘유유상종’이 아닌 ‘사람’이다. 즉, 결혼생활은 사람 하기 나름이란 말이다.





당신은 어떤 사람과 결혼을 했는가? 당신이 원했던 좋은 사람과 결혼했는가? 이미 결혼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세운 기준의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결혼했을 것이다. 다만, 당신의 선택에 대한 결론이 어떤 지는 당신이 말해 주지 않는 이상 나는 알 수 없다. 다만, 내 생각에 당신이 행복한 결혼생활 중이라면 웃는 얼굴로 지낼 것이고, 그 반대라면 얼굴에 어두운 그늘이 가득할 것이다.


Photo by Sydney Sims on Unsplash


간혹 주변 사람들에게 결혼 후 배우자가 변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연애때는 분명히 좋은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하소연을 한다. 물론 상대방이 변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연애시절 상대방의 허물을 미처 다 보지 못하고 결혼했기 때문이다. 즉, 함께 살고 있는 결혼생활에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감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 사람의 허물이 모두 다 나타난 것이고, 당신은 이것을 보고서 달라졌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연애 때나 결혼 후에나 한결같거나 오히려 더 잘해 주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당신에게 굉장한 행운이며 당신이 누려야 하는 굉장한 축복이다. 내가 비록 불교에서 말하는 전생(前生)을 믿지 않지만, 아마도 당신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이어서 신(GOD)께 복을 받은 것 같다. 그렇다고, 이런 복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을 마냥 부러워하지 말자. 당신도 하소연을 끝내고 행복할 수 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원하는 당신에게 인기 탤런트 故최진실 씨가 남긴 유명한 CF의 명대사를 소개한다.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 


이 대사를 생각해 보면 어느 광고회사 카피라이터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정말 이치에 맞는 말이다. 나는 이 대사를 살짝 각색해서 결혼한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결혼생활은 사람 하기 나름이에요.”라고 말이다. 


내가 각색한 이 말을 여러 번 다시 읽어 봐도 나름 괜찮다. 이 말이 많은 부부들의 행복을 위해 명언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아무튼, 내가 이렇게 말한 것은 결혼생활의 핵심 구성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즉, 결혼한 사람은 누구와 사는지에 따라 결혼생활의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혼생활의 구성원이 한 명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안타깝게도 결혼은 두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의 화합은 매우 중요하다. 2인팀으로 구성된 스포츠 경기에서 혼자만 잘한다고 해서 승리하기는 어렵다. 당신이 다시 싱글로 복귀할 생각이 아니라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제대로 된 팀플레이 전략을 세워야 한다.

 


Photo by 莎莉 彭 on Unsplash


자, 이제부터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에 필요한 팀플레이 주요 전략을 알아보자.


첫째, 상대방과 다를 수 있다고 인정하자.

모든 사람은 다르다. 심지어 한 엄마에게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조차 똑같아 보이지만 분명히 차이가 있다. 심지어 결혼하기 전까지 두 사람이 살아온 시간도, 공간도, 그리고 사고방식도 다르다. 어느 날 사랑이라는 텔레파시가 터져서 결혼하게 되었지만, 같이 살아보니까 다른 점이 너무나 많다. 


신혼 초 많은 부부들은 어디서부터 치약을 짜는지, 세탁 바구니에 양말을 어떻게 벗어 놓았는지 등 다른 생활습관 때문에 한두 번 이상은 부딪힌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당연히 사소한 일로 부딪히는 경우가 있었다. 한 번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아내에게 맛있는 저녁식사를 해주어서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설거지를 해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내는 내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설거지를 해 주겠다는 것은 좋지 않은 표현이고, 내가 설거지할 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고 했다.


내가 예를 들어준 이런 상황만 보아도 남편과 아내의 사고방식은 많이 다르다. 다시 내 경우를 설명해 본다. 내가 말한 의도는 안 해도 되는 설거지를 해 준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아내가 맛있는 저녁식사를 해 주어서 고마우니 기쁜 마음으로 설거지를 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내의 입장에서는 남편이 안 해도 되는 설거지를 해 주겠다는 느낌으로 전혀 다르게 이해한 것이다. 이처럼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달리 듣는 사람이 다르게 이해할 수 있다. 비단 이런 대화만이 아니라 생활습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당신은 남편이나 아내의 말과 행동에 악의적인 마음이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을 반드시 배경지식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언행은 그저 당신과 다른 시,공간에서 살다 와서 그런 것이다. 보다 쉽게 말해주자면, 당신의 남편과 아내의 행동이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다. 틀린 것은 분명 고쳐야 하겠지만, 다른 것은 상대방을 사랑하기에 이해하고, 잘 설명해 주면 당신이 불편하다고 생각한 문제느 해결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상대방에게 수십년 동안 습관이 된 언행을 고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

 


Photo by Estúdio Bloom on Unsplash


세 번째, 잔소리를 많이 하지 말자.

내 아내의 직업은 중학교 미술 선생님이다. 연애시절 나는 고등학생인 조카에게 삼촌이 여자 친구가 생겨서 곧 결혼할 것이라는 말을 해 주었다. 잠시 후 조카는 여자 친구의 직업을 묻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삼촌, 선생님은 잔소리가 아주 심하니까 결혼을 신중히 결정해야 해.” 


잠시 후 계속 이어지는 조카의 첨언은 더 심각했다.


“삼촌, 게다가 미술 선생님은 또라이(?)도 굉장히 많아.”


당시 나는 조카의 말을 듣고 한참 웃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내가 결혼한 사람은 조카가 걱정해 주었던 그 또라이가 아니었고, 잔소리도 심한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인기가수는 아이유(IU)다. 그녀는 예쁘기도 하지만, 가사와 멜로디에 그녀만의 감성을 담아 정말 풍부하게 표현한다. 그녀의 많은 히트곡 중에 ‘잔소리’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다. 특히 가사 중에 ‘하나부터 열까지 다 널 위한 소리’라는 문장이 있는데, 내 생각에 이것이 잔소리의 핵심 특징 같다. 이 가사에 빗대어 내가 들었던 아내의 잔소리의 내용을 잠시 생각해 본다. 주로 건강, 운동, 다이어트 등 아내가 남편을 걱정해서 해주는 좋은 것들이었다. 그러나 아내의 걱정이 담긴 말도 자주 듣게 되면 나는 가끔 딴청을 한다. 그러면 말하던 아내도 이내 그만 멈춘다. 어차피 계속 말해봐야 자기 입만 아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부부 사이의 잔소리는 듣는 사람에게도, 말하는 사람에게도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물론 잔소리의 내용이 상대방을 위한 것이 때문에 그 목적이 달성할 때까지 잔소리하는 것도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잔소리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 당신의 좋은 의도는 사라지게 된다. 정말 중요한 내용이라면 3번 정도만 강조해도 다 알아들을 것이다. 다만, 이때 전달하고 자하는 내용을 진지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상대방이 당신의 말에 제대로 귀 기울일 수 있다.


또한 잔소리의 목적이 상대방의 어떤 잘못된 행동습관을 고치기 위한 것이라면, 칭찬을 동반한 잔소리를 권장한다. 예를 들어 당신의 남편이 아무 때나 길거리에서 침을 뱉는 안 좋은 습관이 있다고 치자. 당신은 이 모습을 볼 때마다 제발 좀 고치라고 짜증이나, 화를 내며 계속 잔소리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 당신의 평소의 화법과 달리 칭찬 섞은 말을 건네 보자. 예를 들어 “요즘 길거리에서 침을 뱉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당신이 멋져 보여요.” 바로 이런 식이다. 당신의 잔소리는 칭찬이 되어 남편에게 동기부여를 해 줄 것이다. 당신의 말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남편의 귀로 들어가 뇌에 각인되고 남편의 나쁜 습관을 고치는 좋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Photo by Nick Fewings on Unsplash


많은 사람들이 결혼에 대해서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 말한다. 당신은 이미 결혼을 했다. 그렇다면 이왕 결혼한 김에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자. 당신이 지금 결혼생활에 후회한다고 해서 신(GOD)께서 지금 남편을 회수하고, 즉시 새 남편을 보내 주지 않는다. 계속 후회하고 살면 당신만 손해인 결혼생활이 될 것이다.









*표지 이미지: Photo by Adam Wing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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