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뻔한 사랑 이야기

우효 - 민들레

by 보월

여러분은, 꽃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참 좋아해요.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꽃은 메리골드입니다.
꽃말은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햇빛처럼 선명한 노란색이
마치 “그날은 분명히 올 거야.” 하고
조용히 기다려주는 것 같아서,
그런 점이 참 좋더라고요.

요즘엔 데이지도 자주 눈에 들어와요.
꽃말은 ‘겸손한 아름다움’.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꾸미지 않고,
조용히 예쁜 마음을 드러내는 것 같은
그런 겸손한 태도에서 오는 아름다움.

그리고 그걸 있는 그대로 말해주는 꽃이
저에겐 참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나눠볼 곡은


우효 – 민들레입니다.


민들레는 우리 주변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죠.

지금쯤이면 길을 걷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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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얼굴을 자랑하듯 활짝 핀 모습으로,

혹은 솜털이 되어 후- 하고 불었던
기억 속 장면으로 우리 앞에 다가옵니다.

그래서일까요.
민들레는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한 번도 눈여겨본 적 없는 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민들레의 꽃말은

‘행복’과 ‘감사’랍니다.

흔하게만 보이던 그 꽃이
사실은 누구보다 흔하게 말할 수 없는 것들을
품고 있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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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손잡을까요?

지난날은 다 잊어버리고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우리 동네에 가요


“우리 손잡을까요?”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큰 용기가 필요한 말이에요.

“지난날은 다 잊자.”
그 말은 사소한 다툼일 수도 있고,
오랜 침묵 뒤 마주 앉은 낯선 공기일 수도 있어요.
혹은 힘든 일상을 버텨낸 두 사람이
서툴게 꺼내는 화해의 말일지도 모르죠.

그런데도 그렇게 솔직하게 다가오는 사람을

과연 거절할 수 있을까요?

한 걸음 다가와 주는 사람 앞에서

우리가 해야 할 건,
단지 손을 잡아주는 것뿐인지도 모릅니다.


우리 동네에 가요

편한 미소를 지어 주세요

노란 꽃잎처럼

내 맘에 사뿐히 내려앉도록


“우리 동네에 가요.”
이 말이 참 좋았습니다.
그 사람만의 세계,
그 사람이 익숙한 풍경 속으로
나를 초대하는 말 같아서요.

멀리 가지 않아도 괜찮다고,
평범한 일상 안에서도
충분히 따뜻할 수 있다고
조용히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편한 미소를 지어 주세요.”
사실, 누군가와 가까워진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긴장되는 일이죠.

특히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쩌면 더 조심스럽고, 더 불편해지는 감정.
괜히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망설여지고,
작은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흔들리는 그런 순간들.

그런데, 그 긴장을 먼저 알아채고,
조용히 웃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미소 하나가
노란 꽃잎처럼,
사뿐히 내 마음 위에 내려앉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바람결에 스쳐 갈까

내 마음에 심어질까

너에게 주고만 싶어요

사랑을 말하고 싶어


민들레 홀씨는 참 특이합니다.

어디로 날아갈지도 모르지만,
어딘가에 닿기만 하면 결국 뿌리를 내리죠.

그것도 아주 작은 틈 사이, 척박한 땅 위에서도요.

그 생명력은 참 놀랍습니다.
마치 마음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감정은
누군가에게 가 닿기만 하면
그 마음속 어딘가에 조용히 심기고,
시간이 지나 결국 피어나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그 마음이,
오직 한 사람에게만 전하고 싶은 감정이라면—
더 말해 뭐 할까요.

그건 이미,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감정이겠죠.


사랑해요 그대

있는 모습 그대로

너의 모든 눈물

닦아주고 싶어


사랑이란 건,
결국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겠죠.

그 사람의 슬픔이
서서히 나의 슬픔이 되어가고,
그 무게를 혼자 짊어지지 않도록
곁에서 함께 들어주는 것.

그리고 그 슬픔을
‘이겨내’라고 다그치기보다는
‘지나가기를’ 함께 기다려주는 것.

더 나은 상황을 함께 고민하고,
더 나은 하루를 함께 바라보는 일.

그런 과정을 겪으며
우리는 사랑을,
조금씩 배워가는 게 아닐까요.


어서 와요 그대 (어서 와요 그대)

매일 기다려요 (매일 기다려요 oh)

나 웃을게요 많이 (나 웃을게요 많이)

그대를 위해 많이 (그대를 위해 많이)

많이 웃을게요


이 노래가 유난히 슬프게 느껴졌던 건,
아마도 바로 이 부분 때문이었습니다.

“나 웃을게요.
그대를 위해 많이.
많이 웃을게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웃겠다고 다짐하는 그 마음.
그 안엔 말하지 못한 많은 감정들이
고요하게 숨어 있는 것 같았어요.

매일 기다리는 마음,
먼저 웃기로 다짐하는 그 마음은
어쩌면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작은 것들을 조금씩 내어주는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어요.

사랑은, 결국 희생이 동반되어야 하는 걸까요?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마음이
왜 이렇게 자꾸만
자신을 줄이는 형태로 표현되는 걸까요.

그리고 그 마음을 받은 누군가는
그걸 짐작이나 하고 있는 걸까요.


너의 모든 시간

함께 하고 싶어

어서 와요 그대

같이 걸어가요

웃게 해 줄게요

더 웃게 해 줄게요

영원히


이젠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사랑은, 거창한 고백보다
작은 약속들이 쌓여가는 과정이라는 걸요.

“같이 걷자”는 말은
그저 낭만적인 문장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매일 조금씩 웃고,
조금씩 참고, 조금씩 다가가겠다는
다짐 같은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한마디.
영원히.

우리는 그 말이

결코 쉬운 말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끝내 믿고 싶은 마음을 품고 살아갑니다.

조금은 서툴고,
가끔은 무너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의 옆에서
“같이 걷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노래를 반복해 듣다 보니,
이 곡이 유독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맑고 밝은 멜로디와는 달리
가사 속에 흐르는 감정들은
어딘가 자꾸 저릿하게 스며들었어요.

처음엔, 한 사람을 위한 고백처럼 들렸던 이 노래가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처럼 느껴졌습니다.

결국, 사랑은
이기적일 수밖에 없나 봐요.
어떻게 시작해도
‘나’라는 감정에서 출발하니까요.

화려한 고백은 아니었지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노래였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곡과 함께 찾아올게요.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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