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그냥, 굴러다녔다

LUCY – 떼굴떼굴

by 보월

오늘은 휴무입니다.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
밀린 드라마도 좀 보고,
책장에 모셔둔 철학책도 좀 펼쳐보고...

그래요, 오늘의 나는 아주 멋진 사람을 기획했단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침대에서 굴러 떨어져 바닥에 엎드린 채,
휴대폰으로 릴스나 보고 있더라고요.
두 시간 정도요.

“치워야지, 정리해야지, 씻어야지...”
생각은 했어요.
그런데 몸은 땅바닥과 일체!
얼마나 뒹굴거렸는지 허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일어나기도 싫어서
떼굴떼굴 굴러다니다가,
휴대폰 충전기나 찾고 있는 나 자신...

‘아무것도 안 한 하루’를
누군가는 ‘시간 낭비’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가끔은 그냥 굴러다니는 날도
필요한 거 아닐까요?

그래서 오늘 소개할 곡은
루시 – 떼굴 떼굴입니다.



"이젠 머리가 어지러워

어느새 해는 져 있고

난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도

모르고 사나 봐"

나름 잘 쉬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공허한 걸까요?

침대 위에서 땅바닥까지
떼굴떼굴 굴러다닌 하루였지만,
결국 그 어디에서도
제대로 눕지도 못한 기분이에요.

아.. 그래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게
이런 죄책감으로 날 괴롭히는군요?


"어질러진 방은

치울 엄두조차 나질 않고

침대 위에 누워

얼마나 잘 수 있나 생각해"

아... 그래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게
이런 죄책감으로 날 괴롭히는군요?

사실, 지금 당장 일어나서
어제 먹었던 맥주캔과 과자부스러기만 치워도
이 하루는 꽤 정돈될 텐데요.

그런데 전 지금
‘침대 위에서 얼마나 더 잘 수 있을까’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어서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참 다정하죠, 나의 무기력은.


“내일이 오길 기다리던 난

이리저리 부딪히며

마음대로 무엇 하나 되지 않는 하루를

견뎌내고 있잖아.”


푹 쉬고 나서 이제 일어났는데,
그냥... 피곤해요.

그래요,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한 하루를
견디고 있었던 거였죠.

아직... 늦지 않았죠?
이렇게 패배감에 젖어서
휴일을 흘려보낼 수는 없는걸요!

그러니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겠습니다!


“뒤돌아봐 생각보다

날이 좋았는데

얼마나 많이 놓쳤을까

무감각함에 잠긴 것 같아”

그래요,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날이 좋았네요.

아, 오늘 하루를 얼마나 많이 놓쳤을까요.

좀 더 건강한 걸 먹고,

조금 뛰고 걷고,

상쾌한 마음으로 씻고,

밀린 빨래를 정리하며 드라마도 보고...

점점, 일상에 무감각해지고 있나요?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셔

포근한 구름 위를 뒹구는 기분

너도 나도 이젠 하루하루 달라

내일은 어떤 날이 올까

우릴 위해 있는 거야 이 모든 게”

그래요.

사실 휴일이라서 이렇게 보낸 게 아니었어요.

그냥 좀...

이런 날이 필요했던 거예요.

반성하고, 다시 일어나서

일상을 보낼 에너지를 만드는 방법.

이제 다를 거예요.

어제랑 같은 꿈을 꿀 수는 없잖아요?

이 모든 게,

나한테 꼭 필요했던 거였어요!


그러니까요.

이제 여러분에게 의미 없는 건 없어요.

전부 의미 있는 행동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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