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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군가의 작은 마음 Sep 05. 2021

시간과 공간의 초월

2021, 9/4

거의 지구의 반 바퀴를 돌아 내가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 정착해 있지 않고 내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오니 마음이 편할 줄 알았지만 보고 싶은 사람들은 더욱 쌓여만 간다. 한국과 미국의 시차는 13시간이라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이 일요일 오전 9시면 미국은 토요일 오후 8 시인 셈이다. 어떻게 보면 한국은 13시간이라는 미래에 살고 있는 것이며 미국은 13시간 전의 과거에 살고 있는 것이다. 어제 엄마와 통화를 하면서 "엄마, 내 13시간 후는 어떤 모습일까?"라고 말했는데 엄마는 이렇게 얘기했다. 너무 대뜸 없이 "엄마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너를 항상 보고 싶어 해" 


머리가 띵했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있지 않아도 역시 부모와 자식의 사랑은 절대 끊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더욱이 깨달았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아무리 보이지 않아도 부모는 항상 자식을, 자식은 항상 부모를 보고 싶어 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물론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항상 과거를 그리워한다는 것을. 


며칠 전 미국은 '아이다'라는 태풍이 지나쳐갔다. 거의 일주일 정도 비가 오고 번개 가치고. 이상하게 내가 있는 이곳은 내 고향이랑 날씨가 비슷하다. 항상 내가 있는 곳이 비가 오면 내가 있었던 곳도 비가 온다. 날씨도 이렇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데 나의 마음속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애정과 사랑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고마워




글 이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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