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 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난 조금씩 떠날 준비를 한다. 이곳저곳을 왔다 갔다 돌아다니며 지구 반대편의 시간들을 담지 못했던 일 년 반 동안 한국에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2020년 3월 코로나의 시작으로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전부 집으로 보내고, "요번에는 돌아갈 수 있겠지.. "라고 다짐했던 하루하루는 어느새 일 년이라는 시간을 넘기고 모든 것이 휘몰아친 후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다. 손 소독제가 없어서, 화장지가 없어서 전전긍긍했던 미국은 다시금 자리를 되찾았고, 그 순간에는 모든 게 끝날 것처럼 죽음을 기다리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사람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마스크 없는 세상을 찾아 움직이고 있다. 그렇게 찾으려 애썼던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다시금 충분히 진열대를 채워놓았고, 사람들의 마음에는 안정과 평화가 되찾아오고 있다.
사람은 역시 모순적이야. 나만 보아도 그렇다. 미국에 있을 땐 한국으로 돌아가는 방학의 날을 세면서까지 기다렸고, 한국에 있을 땐 미국에 가는 날을 기다리고. 참 모순적인 인간이다. 항상 정착하지 못한 생활을 하면서 마음도 안정치 못했지만 이젠 성장한 나의 모습으로 미국에 간다니 감회가 새롭다.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을 겪으며 단단해진 나의 마음을 가지고 공부를 하러 간다고 생각하니 더 많이 배우고 싶고, 더 많이 도전하고 싶다.
글 이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