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점점 추워졌다. 슬슬 겨울준비를 해야 했다 11월이면 벌써 추워지기 시작했다. 다음 해 4월까지 추워 내의를 벗질 못했다.
이곳은 겨울이 가장 길었다. 그래서 집 지을 때 방위가 중요했다. 우리 집은 남서향 집이고 동쪽에 큰 창을 냈다. 아침의 햇볕을 동으로 난 큰 창으로 받았다.
하루 종일 해가 집을 쬐며 지났다. 해지기 전까지 서향 볕을 받았다. 햇볕이 난방에 큰 도움이 됐다.
겨울 준비로는 무엇보다 땔감을 구하는 것이었다. 구들방을 따듯하게 데우기 위해 땔 나무였다. 처음엔 잘 몰라 참나무 2톤을 샀다. 꽤 큰 비용이었다. 통나무를 토막만 낸 것을 택했다. 장작으로 쪼갠 것은 비용이 더 나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작을 우리가 직접 패기로 했다. 큰 고무 타이어와 도끼를 구했다.
고무 타이어 안에 통나무들을 꽉 채워 넣었다. 쓰러지지 않게 하고 도끼로 내리쳐 쪼개는 것이었다. 처음엔 요령이 없어 도끼 자루만 두 개나 부러뜨렸다.
지인한테 자세도 배우고 도끼도 가볍고 튼튼한 것으로 장만했다. 점차로 요령이 늘었다.
쫙쫙 쪼개지는 장작이 묘한 쾌감을 주었다.
결국 장작 2톤을 다 패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쌓아 올렸다. 장작이 잘 말라야 오래 잘 탄다고 했다.
장작 비용을 줄이기 위해 땔감을 직접 구하기도 했다. 산에는 바람과 폭설로 부러진 나무들이
많았다. 소나무와 자작나무들이 많았다.
톱을 챙기고 최대한 가까운 곳에 차를 댔다.
끌고 온 나무들을 트렁크에 들어갈 크기로 잘랐다.
차곡차곡 쌓아 집으로 가져왔다.
햇볕에 주욱 늘어놓고 말렸다. 좋은 땔감이 되었고 장작 비용도 많이 절약이 되었다.
불이 타닥타닥 잘 타는 게 신기했다. 불멍도 좋았다. 때론 바람이 역류해서 눈물 콧물 쏙 빼기도 했다. 처음엔 뭣모르고 너무 많이 떼기도 했다. 구들방이 절절 끓었다.
점차로 나무 사용량이나 불 조절도 익숙해져 갔다.
겨울준비로 곶감 말리기와 시래기 엮기를 했다.
곶감은 겨울에 두고 먹기 좋은 간식거리였다.
먼저 감을 매달을 대나무 대를 구했다.
적당한 길이를 골라 처마 밑에 걸었다.
곶감을 매달 고리도 달아주었다.
장에서 사온 감을 감자 깎는 칼로 직접 깎았다. 깎은 감을 열 개씩 감 걸이에 꽂았다. 열 개씩 달린 감을 대나무 대에 세로로 두 개씩 매달았다. 한 줄에 곶감이 총 스무 개씩 매달려 있는 셈이었다.
처음에 감을 이 백개 정도 깎아 걸었다. 나중에 남은 것을 보니 백개 남짓했다. 나머지 거의 절반은 물까치 떼가 쪼아 먹었다.
처음에는 새도 좀 먹어야지 하는 생각에 아무 조치도 안 했었다. 잘못 생각했다. 망을 씌워야 했다.
그래도 남은 곶감이 맛났다. 어디를 방문할 때나 친구가 놀러 왔을 때 선물로 줄 수 있어 좋았다.
무를 잘라낸 후 무청으로 시래기를 엮었다.
무는 신문지로 돌돌 말아 박스에 넣고 보관했다.
굴비처럼 시래기 엮는 법이 궁금했다.
동영상을 반복해서 봤다.
벼 지푸라기를 주워다가 방법대로 새끼를 꼬았다. 열 줄이 넘는 시래기가 나왔다
곶감이 걸린 옆에 시래기도 걸었다.
나란히 보기 좋았다. 바람에 말라가는 시래기 소리가 사라락거렸다. 겨우내 시래기를 넣은 국을 먹을 수 있었다. 놀러 오신 친척에게 한 줄 쾌척하니 아주 좋아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