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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노아 Jun 25. 2024

옳은 말과 거의 옳은 말의 차이!

글쓰기의 단어 선택

마크 트웨인은 작가 혹은 작가 지망자들에게 좋은 조언을 남겼다. 그중에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문장이 있다.


“올바른 말과 거의 올바른 말의 차이는 번갯불과 반딧불의 차이만큼 크다”


자신의 의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내 맘대로 할께'라고 표현한다면 올바른 말이라기 보다 거의 올바른 말이라 하겠다. 이 경우 '내 마음이 이끄는대로 할께'라고 한다면 다소 더 올바른 방향의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장은 올바른 표현을 위한 단어 하나하나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얘기한다. 글의 내용, 이야기가 질서가 없고 좌충우돌하여도 작가가 선택하는 단어는 정확해야 한다는 의미이고 단어선택에는 냉혹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말과 글은 다르다. 말은 눈빛과 손짓과 어조로서 말의 부족을 채울 수 있지만 글은 활자와 행간, 여백으로 진실이 전해져야 하기에 더 올바른 표현이 필요하다. 글쓰기를 할 때 우리가 정교하게 선택해야 하는 도구들, 그러니까 단어, 여백, 기호 등의 정밀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있다.


매일 아침에 만나는 독서 모임의 좌장인 김교수도 똑같은 얘기를 한다. 단어의 선택은 문장의 의미, 글의 의미를 바꿀 만큼 예민한 부분이다. 그만큼 글을 쓸 때는 단어 사용을 정확히 해야 함을 강조한다. 예를 들면, 한 문장에 여러 단어를 나열할 경우 단어는 등가여야 한다거나 생각, 사고, 인식, 인지, 관념 / 이성, 합리, 정신, 지성과 같은 단어들이 언뜻 유사해 보이지만 그 의미와 쓰임이 각각 다르기에 미묘한 부분을 정확히 인지하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쓰기에서 정확한 단어의 선택은 단순한 선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독자와의 소통에서 정확성을 기하고, 메시지의 명확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적 글쓰기에서는 더욱 그러한 듯하다. 아울러 정확성과 메세지의 명확한 전달을 위해서 단어의 원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영어의 경우 라틴어에서 어원을 찾아서 해석을 하듯이 우리는 한자에서 어원을 찾는다. 언어는 시대에 의해 창조되고, 소실되지 않는 언어는 그 자체로서의 의미를 품고 있기에 가장 근원이 되는 어원을 찾으면 글을 쓸 때 명확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단어 선택의 중요성에 대한 몇가지 사례를 보자.

첫째 사례, 법률 분야에서는 '고의'와 '과실'이라는 단어가 비슷하게 들릴 수 있지만, 법적 책임과 결과에 있어서 천지 차이의 영향을 미친다. '고의'는 특정 결과를 예견하고 의도한 행동을 의미하는 반면, '과실'은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결과를 의미한다. 변호사나 검사가 이 두 단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판결의 결과를 완전히 다르게 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단어 선택이 중요한 것이다.


둘째 사례, 언어의 진화와 새로운 단어의 생성이다. 언어는 세대와 함께 변화하며, 새로운 단어가 생기고, 기존의 단어가 사라지거나 의미가 변하기도 한다.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면서 '클릭(click)'이나 '스와이프(swipe)' '멀티태스킹(multitasking)' 같은 단어들이 일상 언어가 되었고, 이 단어들은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행위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외에도 필요에 의해서, 소통하기 위해서, 효율을 위해서 많은 새로운 단어들이 만들어 진다. 이렇게 언어는 디지털의 발전, 세대의 변화따라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생성된다. 진화와 함께, 평이하게 사용되는 새로운 단어의 올바른 선택이 필요해졌다.   


셋째 사례, 우리가 사용하는 대다수의 단어들은 한자(漢字)에서 출발한다. 한글로는 같은 단어라도 한자의 선택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 일례로, ‘진화하다’라는 단어도 ‘불을 끄다’라는 뜻과 ‘발달하다’의 뜻이 있다. 한자(漢字)의 차이에 따라 뜻이 전혀 다르게 사용된다. 그런데 한자를 모르는 세대가 등장했는데 이들은 선택한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모른 채 감각적으로 맥락적으로 사용한다.




단어의 진화와 의미의 변화, 새로운 단어 생성, 단어의 맥락적 이해 등으로 글을 쓸 때 단어 사용에 소홀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어진화, 새단어 생성, 맥락적 이해에도 불구하고, 글쓰기에서의 정확성, 즉 단어선택은 여전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배'와 '복부', '창자'와 '내장' 등의 용어는 비슷한 부위를 지칭할 수 있지만, 의학적 문맥에서는 각각 다른 정밀한 의미를 갖는다. 단어의 선택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그 정보의 정확성을 결정짓는 요소이다. 따라서 ‘인식과 인지’, ‘지식과지성’ 등은 구분하여 사용해야 한다. 같은 것을 전달하는 단어라 해도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글을 쓴다는 것은 여러가지 목적을 위해서이다. 말로 하지 못하는 또 다른 전달수단에서 교육을 위해, 더 깊이 있는 소통을 위해, 기록을 위해, 이 외에도 다양한 글의 목적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정신을 활자화시켜 세상에 내놓는 행위가 글쓰기다. 그러기 위해선 단어의 선택이 중요하고, 올바른 단어의 선택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하며, 읽는 사람과의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마크 트웨인의 말 “올바른 말과 거의 올바른 말의 차이는 번갯불과 반딧불의 차이만큼 크다”이 강조하듯이 단어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고르고 사용해야 한다.


단어 선택을 정교하게 해야 글이 살아나고, 그 글 고유의 맛이 생긴다. 


나도 이런점에 유의하여 글쓰기 도전을 이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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