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가사집 1 06화

I used to rule the world

한 때 세상을 호령했던 왕의 이야기

by 리노

살다 보면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이 안 풀릴 때도 있고, ‘나의 시대가 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성기를 맞이할 때도 있죠. 삶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상향곡선도 있고 하향곡선도 있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죠.


오르내리는 모든 순간이 한 때라고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영원하겠죠. 특히 나의 찬란했던 순간이라면 더욱 그럴 거예요. 소중한 시간이고, 그만큼 가슴 뛰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도 드문 일이니까요. 그 기억이 지금의 나를 초라하게 할 수도 있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 줄 수도 있죠.


오늘은 한 때 국가의 정점에서 서서 세상을 호령했던 왕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 Coldplay의 [Viva La Vida]를 살펴보겠습니다.


[가사 전체를 읽어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Upon pillars of salt and pillars of sand”

어떤 위치에 있건 해야 할 일이 있죠. 회사의 직원으로서, 어떤 프로젝트의 팀원으로서 등 어딘가에 소속되면 맡게 되는 역할이 생기고, 여기엔 부여받는 일이 따르고, 책임이 생기죠. 맡은 바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우린 배우죠.


어떤 위치에서 해야 하는 일이 타인에게 영향을 준다면 책임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지죠. 한 회사를 이끄는 사장이든 국가를 움직이는 대통령이든 말이죠.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어떤 위치에 있던 미움과 질타를 받을 거고 심하면 쫓겨나기도 하죠.


1절에서는 찬란했던 순간을 되돌아보며 지금의 초라함을 이야기하죠. 왕이었을 때 세운 성이 소금과 모래로 된 기둥에 세워졌다고 말해요. 이는 성경에 나오는 죄의 도시 ‘소돔’을 비유적으로 칭하는 말로, 자신이 왕으로서 최악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것이죠.


“Now the old king is dead, long live the king”이라는 구절에서도 왕이 백성들에게 버림받았음을 알 수 있죠. 한 때 권력의 최상층에 있었지만 지금은 어떠한 힘도 남아있지 않죠. 자신의 전성기를 상당히 쓸쓸하게 되돌아보고 있어요.


“For my head on a silver plate”

국가를 강건하게 만들고 국민의 삶을 이롭게 만들 수 있는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을 거예요.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들 중에도 있죠. 그들은 폐허가 된 국가를 살려내고, 성장한 경제를 기반으로 여러 정책을 시행하여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했죠.


물론 사람이 완벽할 순 없죠.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이끈 대통령들도 항상 완벽하지는 못했으니까요. 누구나 부족한 부분은 있을 수 있으나, 권력을 가진 만큼의 역할을 못 해낸다면 국민들에게 버림받게 되죠. 이러한 이유로 2017년엔 박근혜 대통령이, 2025년엔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었어요.


2절에서는 백성들의 손에 의해 왕위에서 내쳐지는 순간을 말하고 있어요. 창문이 부서지고 북소리가 들리며 사람들의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하죠. 한 국가를 통치하는 왕이 국민들의 공공의 적이 되어 왕좌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온 것이죠.


이는 혁명의 순간으로 국가의 역사에 기록되겠지만, 왕의 입장에서 보면 대중의 분노가 나에게로 향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죠.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때 그 순간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쓸쓸한 문체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Never an honest word”

향기 좋은 꽃에 벌레가 꼬인다고 하죠. 권력에 붙어서 기생하며 호가호위하려는 사람들이 꼭 있죠. 특히나 그 권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많아지죠. 이를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바람직한 모습이 될 순 없죠.


혁명의 횃불이 타오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권력 옆에 좋은 사람이 없었다는 것도 한몫한다고 생각해요. 부패한 정부는 부패한 왕 한 명이 만드는 게 아니니까요. 썩은 부분은 점점 커지고, 결국 많은 부분을 도려내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죠.


후렴구에서 자신이 왕이었을 때 진실함이 없었다고 말하죠. 이 부분에 대해 공식적인 해석은 없지만, ‘진실함’이 말하는 건 국정에서 진심으로 대중을 위하는 사람을 말하는 듯해요. 이를 통해 자신의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없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죠. 이게 바로 혁명이 일어난 이유가 되겠죠.


그러면서 성 베드로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을 거라고 하죠. 성 베드로는 천국의 문지기예요. 이 말은 자신은 천국에 가지 못한다는 걸 암시하는 말이죠. 대중의 분노를 받은 몸이니 좋은 결말이 자신을 기다리지 않음을 예상한 것이죠.


Coldplay의 [Viva La Vida]

viva la vida.jpg [Viva La Vida]은 2008년 6월 6일에 발매된 Coldplay의 정규 4집 앨범 ‘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의 타이틀곡

이 곡은 Coldplay가 처음으로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했던 노래예요. 이 노래가 나온 지 17년이 지나고 있지만, 명실상부 Coldplay의 대표곡으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죠. Coldplay가 내한 콘서트를 두 번 진행했는데, 두 번 모두 이 노래를 불렀죠.


왕이 자신의 전성기를 돌아보는 내용이지만, 또 혁명으로 왕이 바뀌는 이야기기도 하죠. 우연인지 운명인지 Coldplay가 내한할 때마다 대통령이 탄핵되는 사태가 벌어졌죠. 이를 본인들도 알고 있는지 올해 내한 콘서트에서 “우리가 한국에 올 때마다 대통령이 없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죠.


제목인 ‘Viva La Vida’는 스페인어로 ‘인생이여 만세’라는 뜻으로,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그림 ‘Viva La Vida’에서 따왔다고 해요. 이 그림은 수박의 단면을 통해 인생의 고통스러운 면을 승화시켰다고 해석되는 그림이죠.


이 곡에서는 폐위된 왕이 자신의 전성기를 되돌아보는 이야기를 담았는데, 역설적으로 곡의 멜로디나 비트는 힘차고 희망찬 느낌이에요. 이 노래는 가사를 통해서 씁쓸한 감정보단 이를 통해 삶의 힘든 일을 견뎌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죠.


실제로 Coldplay는 내한 콘서트 당시 이 곡에 대해 “이 노래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힘든 상황과 공포가 있어도 삶을 껴안고 나아가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가사 안에 내용 자체보다 이를 통해서 우리가 느꼈으면 하는 메시지가 있는 노래인 것이죠.


살다 보면 의지나 마음이 꺾이는 순간이 반드시 올 거예요. 그 순간에 '우리는 생각보다 더 강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떠올려봐요. 어쨌든 여기까지 살아왔고, 떨어지려면 어딘가에 올라가 있어야 하잖아요. 거기까지 올라가 봤던 거니 또 오를 수 있을 거라 믿고 마음을 다시 한번 다잡아 봐요!


자신의 전성기를 되돌아보는 왕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 [Viva La Vida]를 읽어봤어요.

이 곡을 웹예능 ‘비긴어게인 오픈마이크’에서 NMIXX의 오해원 님이 커버했어요. 멜로디는 희망차지만, 내용은 상당히 쓸쓸한 이야기여서 촬영 당시인 새해에 그다지 어울리는 노래는 아니죠. 그럼에도 이 곡을 고른 이유에 대해서 오해원 님은 이렇게 설명했어요.

“어쨌든 그 길을 가려면 버틴 거고, 그렇게 말을 해주려고 해도 버틴 거고, 그 말을 듣는 사람도 지금 버텨내고 있는 거고, 우리는 앞으로 버텨낼 거잖아요. 올 한 해도 잘 버텨봅시다.”

지금까지 버텨온 시간을 위해서, 또 앞으로 버틸 시간을 위해서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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