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니모에서 들은 어른들의 이야기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에서 무한한 것이 어떤 게 있나요? 저는 없다고 생각해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건 물론이고 가치나 감정 같은 무형의 것도 결국 변하기 마련이죠. 세상이 변한다는 사실이 이 세상은 유한함으로 탄생했다는 걸 암시하는 듯해요.
우리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고 또 시간의 끝을 경험하게 되죠. 사실 죽음이라는 극단적 끝도 있지만, 우린 여러 가지 끝을 만나죠.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서 퇴사하는 등의 경험도 우리가 맞이하는 끝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어느 날, 우리가 은퇴하고 어딘가에 모였을 때, 우린 어떤 모습일까요? 흔히 하는 말 중에 “나 때는 말이야”로 운을 떼며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거고, 방황하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경험으로 조언을 해줄 수도 있겠죠.
이번엔 세상에 지친 청춘들을 위로하고 살아감에 대한 조언을 담은 노래, ‘윤하’의 [포인트 니모]를 살펴보겠습니다.
[가사 전체를 읽어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수많은 사람들 속 어쩌면 지쳐 왔던 걸지 몰라”
10대를 보내는 초, 중, 고등학교부터 성인이 되어 나오는 사회까지 우리가 마주하는 사회의 크기는 점점 커져가죠. 그러는 사이 우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기억했다 잊어버릴까요? 그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면 얼마나 많은 사건을 접할까요?
그걸 세려는 건 해변의 모래알을 세려는 것과 같은 일이겠죠. 이렇게 많은 사람과 사건을 만나고 나면 아무리 활동적인 사람도 언젠가 지치기 마련이고 쉼표가 필요한 순간이 오죠. 열심히 하는 것에는 나를 위한 쉬는 시간도 포함하는 것 같아요.
1절에서는 마음의 안정을 가지는 여유를 즐기라고 말하고 있어요. 우리는 세상에 눈을 뜨고 눈을 감는 순간까지 정말 많은 사람과 사건을 만나죠.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여유를 찾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항상 어디론가는 기울어지기 마련이니까요.
너무 바쁘게 살다가 여유가 생기면 오히려 이질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죠. 이렇게 여유가 있을 때 아무것도 안 하면 자신이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럴 때 말해주고 싶어요. 휴식이 어색할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면 열심히 살았다는 거라고 말이죠.
“서로서로 그만한 사정이 있잖아”
사실 조언이라는 걸 그리 쉽게 할 수는 없어요. 물론 어떤 문제를 나의 시선에서 보면 쉬울 수 있지만, 그 사람은 아닐 수도 있거든요. 우린 이런 차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어요.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은 다 다르기 때문이죠.
같은 사건을 보고 있어도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있어요. 내가 바라보는 사건의 방향과 내가 여태 해온 경험은 그 사람과는 분명히 다를 테니까요. 이럴 때 상대를 너무 배타적으로 보면 안 되죠. 나의 삶도, 그 사람의 삶도 결국 세상을 구성하는 하나의 삶이니까요.
2절에서는 나의 삶과 타인의 삶이 다르다는 걸 말하고 있어요. 다만, 이런 사람들이 뭉쳐서 하나의 세상이 만들어졌다고 말하죠. 결국 중요한 것은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차이로 인해 대립할 수 있죠. 하지만 상대의 견해가 틀린 것이 아닌 나와 또 다른 하나의 생각이라면 용인할 수 없어도 있는 그대로 생각을 인정해 줄 수 있는 포용력은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바로 사람이 사람과 공존하는 방법 중의 하나 아닐까요?
“소중히 여겨야 할 건 사라지는 모든 것들과 사랑”
우리 삶의 최고 가치는 무엇일까요? 이걸 정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거예요. 누군가는 부와 명예를 원할 수 있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성공,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의 안녕을 원하는 사람도 있겠죠.
이런 가치의 기준은 살아온 삶의 영향을 받기에 무엇을 선택해도 틀린 건 없어요. 그런데 우린 경쟁이 또 하나의 전쟁이 된 사회에서 살고 있죠. 물질적 풍요나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일에 많은 사람이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요.
브릿지에서 윤하는 눈에 보이는 게 삶의 전부가 아니라고, 삶에서 “소중히 여겨야 할 건 사라지는 모든 것들과 사랑”이라고 말해요. 이 말을 보고 유튜버 겸 초등교사로 재직 중인 ‘달지’님이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생각났어요.
“아이들이 행복이라는 탑을 쌓을 때 저도 한 층에 있을 거고 위에 또 다른 층이 쌓이면 저는 잊히겠죠.” 행복이라는 탑을 이루는 모든 것을 기억할 순 없겠죠. 하지만 결국 내가 사랑한 것들이고 이런 것들이 모여 내 삶에 쌓여 ‘나’를 만드는 거죠.
윤하의 [포인트 니모]
‘포인트 니모’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나요? 아무래도 전문용어다 보니 해양과학에 관심을 두거나 전공하지 않으면 들어보기 힘든 단어죠. 이 앨범 자체가 과학적인 소재로 만든 노래가 대부분이어서 제목이 생소한 게 많아요.
포인트 니모(Point Nemo)는 '해양 도달불능점'을 가리키는 말로 지구상의 모든 땅에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바다의 한 지점이에요. 니모(Nemo)는 라틴어로 ‘아무도 없다’라는 뜻으로 쥘 베른의 ‘해저 2만 리’ 주인공 네모 선장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해요.
니모라는 말의 뜻처럼 이곳은 어떤 생명체도 살지 않는 곳으로 쓰임을 다한 인공위성이 떨어지는 곳이에요. 그래서 이곳을 ‘인공위성의 무덤’이라고 하죠. 윤하는 쓰임을 다하고 포인트 니모에 내려온 인공위성을 보며 은퇴를 앞둔 아버지가 생각났다고 해요.
그래서 이곳에 쓰임을 다한 인공위성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생각했다고 해요. 여기에 ‘소녀’라는 주인공이 “가장 소중한 게 뭐예요?”라며 질문을 던지고, 인공위성이 “사라지는 모든 것들과 사랑”이라는 대답을 하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살아가면서 고민은 평생 가지고 갈 문제라고 생각해요. 우린 고민을 해결하면서 또 한 걸음 나아가죠. 그런데 모든 고민을 혼자서 해결하긴 어려울 거예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만약 저 소녀가 된다면 인공위성에게 어떤 질문을 할 건가요?
쓰임을 다하고 내려온 인공위성에게 조언을 구하러 소녀에게 해준 대답을 담은 노래 ‘포인트 니모’를 살펴봤습니다. 노래 마지막 후렴을 보면 이런 가사가 나와요.
세상의 기쁨을 이젠 모조리 다 알아봤으면 해
지나는 길목을 샅샅이 살피며 걸어갔으면 해
모두 각자의 때가 있다고 하죠. 자신이 뛰어야 할 순간이 오면 열심히 뛰고, 그전까지는 세상을 여유롭게 살펴보며 많은 걸 알아가면 좋겠어요. 그렇게 알아간 세상이 뛰어야 할 순간에 힘이 되어줄 거니까 조급해하지 말고 차분하게 세상을 걸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