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가사집 1 04화

모두 행운을 빌어

남과 다른 길을 가는 홀씨의 이야기

by 리노

“여러분은 꿈이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에 대부분 직업을 많이 말하죠. 이게 잘못된 대답은 아니에요. 다만 완전한 형태의 대답으로 볼 순 없죠. 직업은 사실 내가 타고 갈 교통수단이고, 꿈이라는 건 내가 지향하는 방향과 목적지가 되죠.


예를 들어 교사가 꿈이라고 했을 때, 어떤 사람은 ‘학생들과 많이 교감하는 교사’가 되려 할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은 ‘학업증진 능력이 뛰어난 교사’가 되려 할 수 있죠. 같은 교통수단을 타도 어디로 어떻게 나아갈지가 이렇게 달라집니다.


내가 어디로 어떻게 갈지에 대한 질문에 틀린 대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원하는 방향, 원하는 속력이 다 다르니까요. 그러나 세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과 다른 길을 가는 사람을 어긋난 길로 가는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이번에 살펴볼 곡은 남과 다른 자신만의 길을 가려고 하는 작은 씨앗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 아이유의 [홀씨]를 살펴보겠습니다.


[가사 전체를 읽어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난 기어코 하늘에 필래”

여러분은 어떤 꿈을 가지고 살고 있나요? 그 꿈이 자신의 현실을 반영해서 정한 것일 수도 있고, 나의 이상으로 가기 위해 정한 꿈일 수도 있죠. 어떤 환경에서 어떤 결정을 했든 간에 그 꿈을 위해 오늘도 노력하는 사람은 박수받아 마땅하죠.


특히 재능을 받지 못한 분야에서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꿈을 이루지 못해도 대단한 사람인 것 같아요. 이럴 때 보통 현실성 있는 꿈을 꾸라고 하죠. 저는 자신의 한계나 제약을 뛰어넘어 자신의 존재를 찬란한 방식으로 증명하려는 사람들의 용기를 응원하고 싶어요.


1절에서는 홀씨가 필 수 없는 하늘에서 피어나겠다는 말을 해요. 물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홀씨는 바람을 타고 날아 어느 땅에 내려앉아 꽃을 틔우는 존재니까요. 여기서 주목할 점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작은 홀씨의 패기라고 생각해요.


“아니 적당히 미끈한 곳에 뿌리내리긴 싫어”라는 구절에서도 보이듯, 그냥 남들 따라 적당히 살아가는 게 아니라 나의 이상이 있은 곳으로 가서 자신을 보여주겠다고 하는 것이죠. 현실에 부딪쳐 많은 것을 타협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요.


“걔는 홀씨가 됐다구”

경쟁에서 승리하고 성공을 쟁취하는 게 당연시된 사회에 묶여서 경쟁력이 없으면 마치 패배자가 된 듯이 말하는 사회가 요새는 당연시되는 것 같아서 조금 서글퍼져요. 경쟁의 승리에서 오는 성취감도 좋지만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면 좋을 텐데 말이죠.


자신이 추구하는 행복이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이라면 지양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게 아니라면 나만의 지도를 그리면서 가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부와 명예를 가져다줄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행복감을 채워주는 인생의 한 조각이 되어 줄 테니 말이죠.


프리 코러스(pre chorus) 파트 마지막에 나오는 이 한 마디에 홀씨의 생각이 잘 드러나요. 홀씨에게 있어 꽃이 피는 건 곧 성공이죠. 그러나 이 곡에서 성공의 길에서 벗어나 홀씨인 채로 자유롭게 자신만의 삶을 꾸려가겠다고 하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삶은 정말 멋있는 삶이고, 경쟁에서 벗어나 평화롭게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도 멋지다고 생각해요. 추구하는 바는 각자가 다르겠지만 성공과 행복이 반드시 같은 선상에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해요.


“내 선택이야 늘 그랬듯이 쉬울 확률을 Zero”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2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은 이해가 아니라 공감을 하고 있어요. 모든 일에는 마땅히 해야 할 것이 있고, 그 안에는 책임이 들어가죠. 그 무게감은 재능이나 능숙함의 유무에 관계없이 어깨를 짓누르고 힘들게 만들죠.


우린 그 무게감을 견디며 살아야 하죠. 이런 상황은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조차 쉽게 하지 못하게 만들죠. 그래도 우린 견딜 수 있죠. 자신의 선택이니까요.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는 게 모든 일에 힘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아웃트로(outro)에서는 어떤 선택을 하던 쉬운 길이 없다는 걸 알고 어려움을 딛고 나가려는 홀씨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어요. 어떤 선택을 했어도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는 걸 알고 받아들이려는 초연한 태도가 엿보이는 구절이죠.


어려운 길을 택하자는 게 아니죠. 수많은 역경이 뻔히 보여도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자는 거예요. 삶을 여러 번 살 수 있다면, 한 번쯤은 남들이 가자는 길 선택해도 되겠죠. 하지만 '한 번뿐인 인생'이라고 하잖아요.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원하는 길로 가는 게 좋은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아이유의 [홀씨]

홀씨.jpg [홀씨]는 2024년 2월 20일에 발매된 아이유의 미니 6집 앨범 ‘The Winning’의 타이틀곡입니다.

이번 앨범은 아이유가 30대가 되고 나온 첫 앨범이에요. 나이를 소재로 한 곡을 자주 쓰는 아이유에게 있어 꽤 의미 있는 앨범이죠. 20대 시절의 아이유와 30대가 된 지금의 아이유는 다르겠지만, 둘의 공통점은 욕심쟁이라고 말했어요.


20대의 욕심과 30대의 욕심은 조금 다르지만 본질은 다를 것 없다고 했죠. 30대가 된 지금, 처음으로 쓸 욕심은 ‘승리’이고 이번 앨범에 담았다고 소개했어요. 5개 트랙을 통해 아이유가 욕심내는 승리를 엿볼 수 있는 앨범이에요.


이번에 소개한 홀씨는 유튜브 웹예능 ‘핑계고’에서 소개한 적 있어요. 여기서 아이유는 “그 애는 꽃이 아닌 홀씨로 살기로 했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소개했죠. 씨앗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꽃을 피울 이유도 필요도 없다는 생각으로 노래를 만들었다고 하죠.


어떤 존재로 태어났는지 모르지만, 꽃을 틔우기 위해 노력하는 씨앗이 우리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이 곡의 내용처럼 반드시 꽃이 되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이 삶은 아닌 것 같아요. 홀씨인 채로 살아도 주체적인 행복이 결국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것 같아요.


삶에 대해서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이렇게 말했어요. “인간은 과거의 산물이 아니라 미래의 가능성이다.” 역사가 인간을 어떻게 정의하든 내가 살아가는 건 새로운 사건이죠. 이를 우리가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하는지는 우리의 생각과 지향하는 방향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하는 거예요.


홀씨인 채로 자유롭게 세상을 살아보겠다는 씨앗의 포부를 담은 노래 [홀씨]를 읽어봤어요. 꽃에는 각각의 의미가 있지만, 꼭 꽃이 되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죠. 홀씨처럼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반드시 행복을 가지고 올 거라고는 못하지만, 커다란 행복을 만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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