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가사집 1 03화

Yesterday seem so far away.

함께한 모든 순간을 기억하기로 약속한 두 남녀의 이야기

by 리노

여러분은 평생 가져가고 싶은 기억이 있나요? 인간의 기억은 남았다가 잊혔다를 반복하죠. 이런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반드시 지키고픈 순간이 있을 거예요. 그런 순간들은 삶에서 가장 특별하고, 가장 찬란한 순간이겠죠. 그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일 수도 있지만, 잊고 싶지 않은 순간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시간은 우리의 기억을 가지고 떠나가죠. 그렇게 잊히면 떠올리고 싶어도 떠올리지 못하는 기억이 되죠. 망각은 인간에 대한 신의 배려라고 하지만 한 편으로는 서글퍼지고 답답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런 삶의 흐름 속에서 여러분은 어떤 기억을 가져가고 싶은가요?


기억에는 여러 가지가 있죠. 그중에서 가장 잊고 싶지 않은 기억은 아마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순간 아닐까 싶어요. 수많은 사람에게 여러 가지 형태로 사랑을 전하지만, 나의 반쪽이 되어준 사람이 가장 큰 의미를 가져갈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살펴볼 가사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하는 노래, 청하와 Christopher의 “When I Get Old”입니다.


[가사 전체를 읽어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Whisper to me, We got the world right at our feet”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저는 아직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지만, 여기저기서 들은 얘기들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인 것 같아요. 언뜻 들어서는 추상적인 말 같지만, 분명 경험하신 분이 있을 거예요.


나의 모든 것을 바쳐서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내 곁에 있다면 두려울 게 없다는 말이 단지 허울 좋은 패기로 남지 않을 거예요.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정말 이게 나의 모습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용기를 얻을 거라고 생각해요.


Christopher가 부른 1절에서는 우리가 함께한 순간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 추억을 절대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요. “긴 드레스에 맨발, 여름밤, 금빛 모래와 푸른 바다가 마치 액자에 걸린 듯이 기억에 남아 떠나지 않는다”며 그 기억이 얼마나 선명하게 남았는지 말하죠.


'함께한 추억을 절대 잊지 않겠다'는 건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낭만적인 약속인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서도 기억의 미장센을 구성하는 아주 작은 요소까지도 기억할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이 여러분은 곁에 있으신가요?


“Thinkin’ you always be mine and never leave my side”

살면서 완전한 영원을 본 적 있나요? 우리는 유한으로 이뤄진 세상에서 유한한 삶을 살아가죠. 시작의 반대편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 이건 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순리죠.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이 순리에 따라 존재하죠.


관계도 똑같죠. 만남이라는 관계의 시작의 반대편에는 헤어짐이라는 관계의 끝이 있죠. 사람을 만나는 이유가 이별하기 위해서인 사람은 없죠. 하지만 만남이 있는 곳에 당연히 이별도 있는 법이죠. 이를 모르고 사는 사람은 없지만, 이별은 항상 마음에 슬픈 자국을 남기는 것 같아요.


청하가 부른 2절에서는 시간이 지나서도 잊지 않을 기억에 대해 노래합니다. “너무 순진했어, 넌 영원히 내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다니”라는 구절에서 두 사람이 영원할 수 없었음을 암시하고 있어요. 하지만 “적어도 이 기억만큼은 나를 떠나지 않겠지”라며 멀어지는 사랑과의 기억을 계속 가지고 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유한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 기억은 우리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곁에 있는 사람은 영원할 수 없더라도, 노력하면 기억만큼은 영원할 수 있으니까요.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 지금 여러분 곁에 있나요?


“I’ll keep our love frozen in time”

사진을 앨범과 액자에 넣어두는 건 왜 그럴까요? 시간이 지나도 사진이 변하지 않게끔 소중히 보관하려고 하는 것이죠. 소중한 추억이라면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건 모두 똑같을 거예요. 그 흔적인 사진을 소중히 보관하여 오랫동안 기억하려는 것이죠.


만약 남은 시간의 마지막에 다다른다면, 무엇을 할 것 같나요? 어느 위인의 말처럼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사람도 있겠죠. 저는 앨범 속 사진을 보려고 할 것 같아요. 그 안에는 삶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준 수많은 사람들이 있죠. 마지막으로 그 사람들을 보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브릿지 파트에서는 청하와 Christopher가 함께 부르며 두 사람이 추억을 모두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마지막 순간에 서로의 모습을 떠올리며 추억을 시간에 얼려 절대 변하지 않게 하겠다며 잊지 않겠다고 또 한 번 약속합니다.


시간이 얼마나 흐르든 적어도 추억만큼은 절대 잃어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내가 그런 사람이 되기도 힘들겠지만 그런 사람을 찾는 것도 마음 같지 않을 거예요.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쓸 수 있는 일생일대의 행운을 한 번 쓴 것 아닐까요?


청하, Christopher의 [When I Get Old]

when i get old.jpg [When I Get Old]는 2022년 10월 20일에 발매된 청하와 Christopher의 디지털 싱글 앨범 ‘When I Get Old’의 타이틀곡입니다.

K-pop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2010년대 후반부터 한국 가수들과 외국가수의 협업 음반 제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죠. 그래서 요즘에는 한국 음반 시장에 해외 아티스트의 이름이 올라간 노래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요.


청하는 걸그룹 ‘I.O.I’로 데뷔하고, 해체 이후 ‘Why don’t you know’로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하며 솔로가수로서 활동하고 있어요. Christopher는 2012년에 데뷔한 덴마크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로 한국에서는 ‘bad’라는 곡으로 유명한 가수죠.


두 사람의 합작 음원은 두 사람의 목소리 조화가 좋다는 평을 많이 들으며 화제가 됐죠. 그런데 두 사람은 이전에 이미 호흡을 맞춘 적이 있습니다. 2020년 9월 23일 [Bad boy]라는 곡에서 만났었죠. 이 때는 외국 아티스트와의 협업이 점차 많아지던 시기였죠.


[Bad boy]는 Christopher가 K-pop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첫 곡이었다고 해요. 여기에서 좋은 시너지가 나왔고, 그 기세로 한 번 더 작업을 해서 나온 노래가 오늘 소개한 [When I Get old]에요. 이미 좋은 결과물을 냈던 두 사람이기에 [When I Get old]는 주목을 받으며 히트하는 데 성공하죠.


저는 두 사람의 목소리 합이 좋아서 항상 좋게 듣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두 사람이 한 번 더 협업하여 좋은 앨범이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여러분들은 두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며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견해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이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하는 노래 “When I Get Old”를 살펴봤습니다.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이 노래처럼 약속해 주세요. 함께 했던 모든 순간을 기억하겠다고, 내 시간의 끝이 와도 그것만큼은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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