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쇠를 중심으로 원을 만든 마을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버텼다.
왜군들이 사방에서 밀고 들어왔지만, 마을 사람들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돌쇠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고, 새월이가 울부짖고 있는 것을 보고, 그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서 막는다!"
정덕수 촌장이 외쳤다. 그의 손에 든 창은 이미 피로 물들어 있었다.
싸리나무집 영감은 부상당한 팔을 감싸 쥐면서도 한 손으로 창을 휘둘렀다. 피가 흘러내렸지만 그는 신음조차 내지 않았다. 김 대장간 영감도 어깨의 상처에서 피가 흘렀지만 삼지창을 놓지 않았다.
순덕이 언니와 아낙들은 낫과 곡괭이를 들고 왜군들 앞을 가로막았다. 그녀들의 얼굴에는 공포가 아니라 분노가 서려 있었다.
"우리 마을을 지킨다!"
"우리 가족을 지킨다!"
아낙들의 외침이 하나로 모였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왜군 지휘관이 차갑게 웃으며 명령을 내렸다.
"저들을 쓸어버려라. 시간을 끌 필요 없다."
왜군들이 일제히 공격을 개시했다. 훈련받은 군인들의 조직적인 공격이었다. 한쪽에서 창을 찌르고, 다른 쪽에서 칼을 휘두르고, 또 다른 쪽에서는 활을 쏘았다.
마을 사람들의 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으악!"
한 아낙이 왜군의 창에 다리를 찔려 쓰러졌다. 순덕이 언니가 재빨리 그녀를 끌어당겨 원 안쪽으로 옮겼다.
"버텨! 조금만 더 버텨!"
하지만 무엇을 위해 버티는 것인지, 누가 구하러 올 것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저 버티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렸다.
김 대장간 영감이 왜군의 칼에 다시 베였다. 이번에는 허벅지였다. 그는 무릎을 꿇었지만 창을 놓지 않았다.
"영감님!"
"괜찮아... 아직 괜찮아..."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쓰러져 있던 돌쇠가 희미하게 눈을 떴다.
등의 상처에서 피가 계속 흘렀다. 몸을 움직이려 할 때마다 고통이 온몸을 찢었다. 시야가 흐릿했고,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새월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일어나야 한다.'
돌쇠는 이를 악물었다. 온몸이 비명을 질렀지만 그는 팔로 땅을 짚었다.
"아저씨, 안 돼요! 움직이면 안 돼요!"
새월이가 돌쇠를 붙잡았다. 아이의 손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괜찮다... 새월아..."
돌쇠는 힘겹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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