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쇠가 쓰러지는 것을 본 순간, 마을 사람들에게서 절규가 터져 나왔다.
"돌쇠야!"
"안 돼!"
하지만 왜군들은 멈추지 않았다. 지휘관이 땅에서 일어나 먼지를 털어내며 분노에 찬 얼굴로 소리쳤다.
"저 절름발이 때문에 시간을 너무 낭비했다! 남은 것들을 모조리 쓸어버려라!"
왜군들이 다시 공격을 개시했다. 말을 탄 기병들이 마을 사람들을 향해 돌진했다.
정덕수 촌장이 창을 들어 올렸다. 그의 손은 떨렸지만 눈빛만은 흔들리지 않았다.
"모두 돌쇠 곁으로 모여라! 끝까지 함께한다!"
남은 마을 사람들이 쓰러진 돌쇠 주위로 모였다. 열 명도 채 되지 않았다. 대부분 부상을 입었고, 제대로 서 있을 힘조차 남지 않았다.
새월이는 돌쇠의 몸을 꼭 안고 울고 있었다. 아이의 작은 몸이 흐느낌으로 떨렸다.
왜군들이 포위망을 좁혀왔다.
이제 더 이상 희망은 없어 보였다. 마을 사람들은 지쳐 있었고, 무기도 부족했고, 부상자 투성이었다. 왜군들은 여전히 열다섯 명이 넘게 남아 있었다.
순덕이 언니가 피로 물든 낫을 들고 일어섰다. 그녀의 어깨에서 피가 흘렀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우리가 여기서 죽더라도, 쉽게 죽지는 않을 거야."
그녀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김 대장간 영감은 허벅지 상처를 천으로 감고 삼지창에 몸을 의지해 일어섰다. 피난민들도 남은 힘을 짜내어 일어났다.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렇다고 무릎 꿇을 수는 없었다. 돌쇠가 목숨을 걸고 싸운 것을 지켜본 그들이었다.
왜군 지휘관이 칼을 들어 올리며 최후의 명령을 내렸다.
"끝내라."
왜군들이 일제히 돌격하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마을 입구에서 함성이 들렸다. 왜군들이 놀라 돌아보았다. 저 멀리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저건..."
정덕수 촌장이 눈을 크게 떴다.
관군이었다. 정확히는 관군의 일부였다. 스무 명 남짓한 군사들이 창과 칼을 들고 달려오고 있었다. 그들의 옷은 누더기가 되어 있었고, 일부는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전쟁터에서 후퇴해 온 패잔병들인 듯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만수야!"
싸리나무집 영감이 외쳤다. 그의 아들 정만수가 군사들을 이끌고 오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
만수는 달려오면서 외쳤다.
"버티세요! 지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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