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쇠가 숨을 거둔 후, 마을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해가 떠올랐지만 아무도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회관 앞에 모여 앉아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전투의 긴장이 풀리고 나니 비로소 무엇을 잃었는지 실감이 났다.
정만수가 이끌고 온 관군들도 마을 사람들과 함께 애도했다. 그들은 전쟁터에서 수많은 죽음을 보았지만, 돌쇠의 죽음은 달랐다. 한 사람이 마을 전체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상처투성이 몸을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저런 사람이 진짜 영웅이지."
한 군사가 중얼거렸다.
"우리는 명령을 받아서 싸웠지만, 저 사람은 스스로 선택해서 싸웠어. 자신의 마을과 사람들을 위해서."
김씨 할머니는 돌쇠의 시신을 깨끗이 씻기고 새 옷을 입혔다. 마을에서 가장 좋은 옷이었다. 할머니의 손은 계속 떨렸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이 아이가... 이렇게 가다니..."
오전 내내 마을 사람들은 장례 준비를 했다.
부상이 심하지 않은 사람들은 마을 뒤편 언덕으로 올라가 묘를 쓸 자리를 정했다. 그곳에서는 마을 전체가 내려다보였다. 돌쇠가 지키려 했던 마을의 모습을 영원히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여기가 좋겠습니다."
정덕수 촌장이 말했다.
"돌쇠가 마을을 지켜볼 수 있는 곳이니까."
사람들은 삽을 들고 땅을 파기 시작했다. 부상을 입었지만 모두가 나서서 도왔다. 싸리나무집 영감은 한쪽 팔을 쓸 수 없었지만 한 손으로 삽을 잡았다. 김 대장간 영감은 다리를 절면서도 돌을 날랐다.
"이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야."
순덕이 언니가 말했다. 그녀의 어깨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지만 일을 멈추지 않았다.
해가 중천에 이르렀을 때 묘가 완성되었다. 깊지도, 크지도 않았지만, 마을 사람들의 정성이 담긴 묘였다.
오후가 되어 장례가 시작되었다.
돌쇠의 시신은 하얀 천으로 감싸져 관에 안치되었다. 관은 간소했다. 전쟁 중이라 제대로 된 관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진 최선을 다했다.
마을 사람들이 관을 메고 천천히 언덕을 올라갔다. 부상을 입지 않은 정만수와 그의 부하들이 도왔다. 새월이는 관을 따라 걸으며 계속 울었다.
"아저씨... 아저씨..."
아이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밤새 울어서 목이 상한 것이었다.
언덕 위에 도착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돌쇠의 관 주위에 둘러섰다. 마을 사람들뿐만 아니라 피난민들, 그리고 정만수가 이끌고 온 관군들도 모두 모였다.
정덕수 촌장이 앞으로 나섰다. 그는 잠시 말없이 관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우리는 오늘 한 사람을 보냅니다."
촌장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또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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