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이 지났다.
이원은 그 사흘 동안 물레 앞에 앉아 있었다. 먹는 것도 잊고, 자는 것도 잊고, 오직 흙만 만졌다.
형태를 만들고, 무너뜨리고, 다시 만들고, 다시 무너뜨렸다.
석동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문 앞에 섰다.
"스승님, 드실 것을 가져왔습니다."
"두고 가거라."
"사흘째 아무것도 안 드셨습니다."
"괜찮다."
이원의 목소리는 지쳐 있었지만, 손은 멈추지 않았다. 물레가 돌고, 흙이 솟아오르고, 형태가 만들어졌다.
아름다웠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이원은 다시 흙을 무너뜨렸다.
석동이 한숨을 쉬며 밥그릇을 내려놓고 나갔다.
그날 오후,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이원은 손을 멈췄다. 석동도 작업실 밖에서 고개를 들었다.
가마터로 오는 길은 하나뿐이었다. 산길을 따라 구불구불 올라오는 좁은 길. 마을 사람들은 걸어서 왔다. 말을 타고 오는 사람은...
석동이 급히 달려왔다. "스승님, 누군가 말을 타고 오고 있습니다."
"보았다."
이원이 천천히 일어섰다. 무릎이 욱신거렸다. 너무 오래 앉아 있었다.
"관복을 입은 것 같습니다."
석동의 목소리에 긴장이 배어 있었다. 관리가 온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었다. 세금을 더 걷으러 오거나, 강제로 부역을 시키거나, 아니면...
말이 가까워졌다.
검은 말 위에 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 사십 대쯤 되어 보였다. 관복은 고려의 것이 아니었다. 원나라 식이었다.
말이 작업실 앞에 멈췄다. 사내가 말에서 내렸다.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다. 얼굴은 고려인이었지만, 옷차림은 원나라였다.
"이원 도공이시오?"
사내의 목소리는 낮고 단단했다.
"그렇소."
"나는 서린(瑞麟)이라 하오. 원의 강남행성에서 왔소."
석동이 몸을 굳혔다. 원나라. 그 이름만으로도 공포였다. 몽골의 침략 이후, 고려는 원의 속국이 되었다. 원은 고려의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 땅도, 사람도, 보물도. 그리고 청자도.
"무슨 일로 왔소."
이원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서린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가마터, 작업실, 쌓인 흙, 말리는 청자들. 그의 눈에 감탄이 어렸다.
"소문은 들었소. 고려 최고의 도공이라고."
"과찬이오."
"겸손하시는군." 서린이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나는 당신에게 부탁이 있소."
"거절하겠소."
이원이 단칼에 잘랐다.
서린이 눈썹을 추켜올렸다. "아직 무슨 부탁인지도 듣지 않았는데?"
"들을 필요 없소. 나는 더 이상 주문을 받지 않소. 특히 원나라의."
공기가 차갑게 식었다. 석동이 식은땀을 흘렸다. 원나라 관리에게 저렇게 말하다니.
하지만 서린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웃었다.
"솔직하시군. 마음에 드오."
"차라도 한잔 하시지."
이원이 말했다.
석동이 놀란 얼굴로 스승을 바라보았다. 방금 거절해 놓고 이제 차를 권하다니.
서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하오."
세 사람은 작업실 앞 평상에 앉았다. 석동이 차를 내왔다. 손이 떨렸다.
서린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좋은 차요."
"산에서 따온 것이오."
"이 산은 참 아름답소. 조용하고 평화롭고." 서린이 사방을 둘러보았다. 늦가을의 산. 단풍이 들고, 바람이 불고, 낙엽이 지는. "원에는 이런 곳이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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