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낸 빛깔》 (연재소설)

by 산들강바람

제6장: 불을 지키다

불이 타고 있었다.

가마 안에서 장작이 타는 소리. 탁탁탁- 불꽃이 터지는 소리. 연기가 굴뚝으로 빠져나갔다.

이원은 가마 앞에 앉아 있었다.

첫날밤.

석동이 옆에 앉아 있었다. "스승님, 제가 지키겠습니다. 쉬고 오십시오."

"아니다."

"하지만..."

"이건 내가 지켜야 한다."

이원이 가마를 바라보았다. 가마 문 틈새로 붉은빛이 새어 나왔다.

"사흘 동안, 내가 여기 있을 것이다."

"그럼 제가 음식이라도 가져오겠습니다."

"그러거라."

석동이 일어나 마을로 내려갔다. 이원은 혼자 남았다.

밤은 깊었다.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가마에서 나오는 열기가 이원의 얼굴을 데웠다.

이원은 가마 문 틈새로 불을 들여다보았다. 붉은빛. 주황빛. 노란빛.

불의 색깔로 온도를 읽었다. 아직 부족하다. 더 뜨거워져야 한다.

이원이 장작을 더 넣었다. 불길이 치솟았다.

청자는 지금 저 안에서 변화하고 있었다. 흙이 돌로 변하고, 유약이 녹고, 색이 만들어지고. 아니면 터지고 있을 수도.

"월선아." 이원이 중얼거렸다. "네가 저 안에 있구나."

바람이 불었다. 불꽃이 흔들렸다.

"무섭지 않으냐. 그렇게 뜨거운 곳에서."

대답은 없었다. 다만 불꽃이 춤을 췄다. 이원은 그것을 대답으로 받아들였다.

새벽이 되었다.

석동이 밥과 물을 가져왔다. "스승님, 드십시오."

"고맙다."

이원이 밥을 받았다. 하지만 먹지 않았다. 그냥 손에 들고 있을 뿐.

"드셔야 합니다."

"... 그래."

이원이 밥을 한 숟가락 떴다. 입에 넣었다. 씹었다. 삼켰다. 하지만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석동아."

"예, 스승님."

"너는 청자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느냐?"

"흙을 빚고, 말리고, 유약을 바르고, 굽는다고 배웠습니다."

"그것은 방법이다." 이원이 가마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진짜는... 기다림이다."

"기다림이요?"

"그래. 흙이 마르길 기다리고, 유약이 마르길 기다리고, 불이 익기를 기다리고."

이원이 밥그릇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다."

"변화요?"

"저 안에서 지금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흙이 돌이 되고, 빛이 색이 되고, 시간이 영원이 되는."

이원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 기적을 기다리는 것이 도공의 일이다."

첫날이 지났다.

이원은 가마를 떠나지 않았다. 한 시간마다 불을 확인했다. 장작을 더하고, 온도를 맞췄다.

너무 뜨거우면 안 됐다. 청자가 터질 수 있었다. 너무 차가우면 안 됐다. 유약이 제대로 녹지 않았다.

딱 맞아야 했다.

석동이 물었다. "스승님은 어떻게 온도를 아십니까?"

"불의 색깔로 본다."

"색깔로요?"

"그래. 붉으면 아직 차갑고, 주황이면 조금 따뜻하고, 노랗게 되면 뜨겁고, 하얗게 되면... 너무 뜨겁다."

이원이 가마 문 틈새를 들여다보았다. "지금은 주황빛이다. 조금 더 뜨거워져야 한다."

"얼마나 더요?"

"내일 저녁쯤." 이원이 장작을 더 넣었다. "그때 가장 뜨거워질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천천히 식힐 것이다."

둘째 날 오후.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석동이 고개를 들었다. "누군가 옵니다."

이원은 가마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누구냐."

"... 원나라 관리입니다. 서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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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고요함, 바람의 속삭임, 강과 계곡의 흐름, 그리고 바다의 깊이를 글로 담아내고 싶은 사람입니다. 자연은 언제나 저에게 가장 진실한 위로와 질문을 안겨주었습니다. 수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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