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이 벽돌을 하나씩 떼어냈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뚝- 뚝-
사흘 전, 청자를 넣고 흙으로 발라 막았던 벽돌들이 떨어져 나갔다.
석동이 옆에서 떨어진 벽돌을 치웠다.
열기가 확 밀려 나왔다. 아직 완전히 식지 않았다.
이원이 숨을 멈췄다.
가마 입구가 점점 넓어졌다. 햇빛이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였다.
청자. 가마 한가운데, 받침 위에 놓인.
이원의 심장이 요동쳤다.
"스승님..."
석동이 숨을 죽이며 말했다.
이원은 대답하지 않았다. 가만히 서서 청자를 바라보았다.
터지지 않았다. 깨지지 않았다. 형태가 온전했다.
하지만 색은... 햇빛이 부족했다. 아직 정확히 보이지 않았다.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이원이 중얼거렸다. "가마가 더 식어야 한다. 그래야 꺼낼 수 있다."
"얼마 나요?"
"한 시진쯤."
이원이 벽돌 몇 개를 다시 입구에 대충 쌓았다. 완전히는 아니고, 틈을 남겨두었다.
"천천히 식혀야 한다. 급하게 꺼내면 갈라진다."
석동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가마 앞에 앉았다. 기다렸다.
해가 중천에 떠올랐다.
이원이 일어섰다. "이제 됐다."
그가 입구의 벽돌들을 모두 치웠다. 햇빛이 가마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석동이 숨을 들이켰다. "스승님..."
청자가 빛나고 있었다.
이원은 말을 잃었다.
청자는 거기 있었다. 매병. 우아한 형태. 매화 문양.
그리고 색.
푸른빛.
하지만 단순한 푸른빛이 아니었다. 초록빛이 감돌고, 하늘빛이 스며들고, 물빛이 흐르고. 빛에 따라 미묘하게 변하는. 살아있는 듯한.
비색(翡色).
"됐다..." 이원이 중얼거렸다. "진짜... 비색이다..."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원이 가마 안으로 손을 뻗었다.
조심스럽게. 떨리는 손으로. 청자를 집었다.
따뜻했다. 아직 가마의 열기가 남아 있었다.
천천히 꺼냈다. 햇빛 아래로.
그 순간, 세상이 멈췄다.
청자는 햇빛을 받아 빛났다. 푸른빛이 더 깊어지고, 더 맑아지고, 더 아름다워졌다.
매화 문양이 선명했다. 하얀 꽃잎, 검은 가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월선아..." 이원이 중얼거렸다. "네가 여기 있구나..."
눈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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