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림의 기록
내 이름은 하우림이다. 스물셋. 우리 부족에서는 나를 '바람 읽는 자'라고 부른다.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별것 아니다. 그저 구름의 움직임과 공기의 습도를 남들보다 잘 관찰할 뿐이다.
그해 봄, 북쪽에서 낯선 사람들이 왔다.
처음 그들을 본 것은 돌탄과 함께 토끼를 추적하던 날이었다. 강 건너편에 오십 명쯤 되는 무리가 나타났다. 우리 부족 전체와 맞먹는 숫자였다.
"저들이 뭘 하는 거지?"
돌탄이 속삭였다. 우리는 바위 뒤에 몸을 숨겼다.
놀랍게도 그들은 무릎을 꿇고 흙을 만지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흙을 비비고, 냄새를 맡고, 심지어 맛을 보는 사람도 있었다.
"미친 자들인가?"
하지만 나는 달리 생각했다. 그들의 행동은 체계적이었다. 우리가 사냥감의 흔적을 추적하듯, 그들은 땅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사흘 후, 그들의 우두머리가 우리를 찾아왔다.
운혁이라고 했다. 내 또래쯤 되어 보였다. 그는 가죽 주머니를 열어 작고 딱딱한 알갱이들을 보여줬다.
"씨앗입니다."
"씨앗은 우리도 안다." 족장 담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걸 왜 가지고 다니나?"
"심으려고요."
운혁이 씨앗 하나를 집어 들었다.
"이 한 알을 땅에 묻으면 가을에 백 알이 됩니다. 그것을 갈아서 죽을 쑤면 겨울 내내 먹을 수 있습니다."
한 알이 백 알이 된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두 가지를 동시에 느꼈다. 희망과 공포를.
"거짓말이겠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돌탄이 말했다.
"그럴까?"
"당연하지. 한 알이 백 알이 된다니. 그럼 세상의 모든 것이 씨앗으로 가득 차야 하는 거 아니야?"
돌탄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운혁의 확신에 찬 눈빛이 계속 맴돌았다.
"나는 믿어보고 싶다."
그날 저녁, 어머니 설화가 말했다.
우리는 동굴 입구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고 있었다. 토끼 두 마리를 여덟 명이 나눠 먹었다. 늘 그렇듯 충분하지 않았다.
"작년 겨울을 잊었니?" 어머니가 나를 보았다. "네 사촌 동생이 굶어 죽었다. 여섯 살이었어."
"그건 운이 나빴을 뿐이야." 돌탄이 끼어들었다. "올해는 사냥감이 많을 거야."
"운?" 어머니가 쓴웃음을 지었다. "나는 이제 운에 기대고 싶지 않아. 만약 저 씨앗이 정말 자란다면, 우리 아이들이 더는 굶지 않을 수 있다면..."
"그 대가로 무엇을 잃게 될지 생각해 봤어요?" 돌탄이 목소리를 높였다. "씨를 심으면 우리는 이곳을 떠날 수 없어요. 씨앗이 자라는 걸 지켜봐야 하니까. 물을 줘야 하니까. 우리는 땅의 노예가 되는 거예요!"
"노예라도 살아있는 게 자유롭게 죽는 것보다 낫다."
어머니의 말에 동굴 안이 조용해졌다.
나는 밖으로 나왔다. 밤바람이 불었다. 차갑고 자유로운 바람. 나는 그 바람 속에서 변화의 냄새를 맡았다. 피할 수 없는 변화의 냄새를.
다음 날, 나는 운혁을 찾아갔다.
"씨앗을 심는 법을 가르쳐 달라."
운혁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미소 지었다.
"좋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을 거예요."
그의 말대로였다.
먼저 땅을 파야 했다. 맨손으로, 막대기로, 돌로. 풀을 뽑고, 돌을 골라내고, 흙을 부드럽게 만들어야 했다. 손톱 밑에 흙이 끼고, 손바닥에 물집이 잡혔다.
"이게 자유입니까?"
쉬는 시간에 물었다.
"자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운혁이 되물었다.
"원하는 대로 사는 것. 구속받지 않는 것."
"그럼 배고픔은요? 추위는요? 그것도 구속 아닌가요?"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우리는 한 가지 구속을 다른 구속과 바꾸는 겁니다." 운혁이 말을 이었다. "자연의 구속을 노동의 구속과. 적어도 노동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어요."
파종하기로 한 날, 부족의 절반이 모였다.
여자들과 노인들, 그리고 사냥에 재능이 없는 젊은이들이었다. 돌탄과 사냥꾼들은 멀리서 팔짱을 끼고 지켜보았다.
운혁의 동료 서아가 시범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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