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라의 별 이정기(연제 소설)

고구려 후손이 세운 나라

by 산들강바람

목 차

제1장: 영주의 아들 (732-750년)

제2장: 안록산의 그림자 (750-755년)

제3장: 전란의 소용돌이 (755-758년)

제4장: 산둥의 새 주인 (758-762년)

제5장: 제나라의 꿈 (762-768년)

제6장: 칼과 붓의 균형 (768-773년)

제7장: 폭풍전야 (773-778년)

제8장: 황혼의 영웅 (778-781년)

제9장: 제왕의 탄생 (781-782년)

제10장: 여울과 파도 (782-819년/에필로그)

에필로그: 천년 후, 산둥의 어느 비석 앞에서




## 제1장: 영주의 아들

### 1. 영주의 새벽

732년 초봄, 영주.

요하의 지류가 흐르는 마을에 첫 닭울음소리가 번졌다. 안갯속에서 흙벽돌 집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고구려가 무너진 지 육십여 년, 당나라 변방에 뿌리내린 유민들의 마을이었다.

열두 살 이회옥이 온돌에서 몸을 일으켰다. 소년은 숨소리조차 죽이며 문틈으로 빠져나갔다. 차가운 새벽 공기가 잠기운을 날려버렸다.

"또 먼저 일어났구나."

아버지가 마당에 서 있었다. 대장간 일로 거칠어진 손으로 쇠망치를 다듬고 있었다. 사십 대 중반이지만 깊은 주름이 그를 더 늙어 보이게 했다.

"아버지도 못 주무셨어요?"

"잠은 죽어서 실컷 자면 된다."

이 씨가 쓴웃음을 지으며 동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평양성이 있던 방향이었다.

"오늘도 당나라 관리들이 올까요?"

"올 것이다. 세금을 걷든, 군역을 징발하든."

마당 한편에서 배추가 파릇하게 돋아나고 있었다. 영주 토박이인 어머니가 심은 것이다. 고구려 유민과 결혼해 손가락질받았지만, 그녀는 묵묵히 이 집을 지켜왔다.

"회옥아, 네가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냐?"

"강한 장수가 되고 싶습니다."

"왜?"

"우리 사람들을 지키고 싶어서요."

아버지가 아들의 어깨를 잡았다. 쇠를 다루는 거친 손이었지만 따뜻했다.

"강함이 무엇인지 아느냐? 칼을 잘 쓰는 게 전부가 아니다. 때론 참는 것이, 때론 적과 손잡는 것이 더 큰 강함이다."

이회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버지의 말은 늘 수수께끼 같았다.

### 2. 유민들의 삶

서당은 초라한 초가집이었다. 하지만 고구려 유민 자제들에겐 유일한 배움터였다.

훈장 고 선생이 책을 펼쳤다. 백발이 성성했지만 눈빛은 살아있었다. 그는 원래 고구려 태학의 박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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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고요함, 바람의 속삭임, 강과 계곡의 흐름, 그리고 바다의 깊이를 글로 담아내고 싶은 사람입니다. 자연은 언제나 저에게 가장 진실한 위로와 질문을 안겨주었습니다. 수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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