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 소설
조화가 스물이 되던 해 봄, 신라 전역에는 전례 없는 풍요가 찾아왔다. 만파식적의 힘이 온 땅에 스며들어 곡식은 풍성하고, 사람들은 건강했으며, 자연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다.
하지만 조화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며칠 전부터 이상한 꿈을 꾸고 있었기 때문이다. 꿈속에서 만파식적이 일곱 조각으로 부서지고, 그 조각들이 전국으로 흩어지는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 제가 이상한 꿈을 꾸고 있어요."
"무슨 꿈이니?" 진무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만파식적이... 만파식적이 부서져 버리는 꿈이에요. 그리고 그것 때문에 온 세상이 혼란에 빠지는..."
월영이 아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예지꿈일 수도 있어. 우리 가문의 혈통에는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으니까."
"그럼 정말 만파식적이 위험에 처한 건가요?"
진무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성이 있다. 이제 조심해야겠구나."
하지만 그들의 우려는 생각보다 빨리 현실이 되었다. 바로 그날 밤, 경주 궁궐에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져 온 것이다.
"만파식적이 도난당했다고?"
전령의 급보에 진무 가족 모두가 경악했다.
"네, 어젯밤 궁궐 보물고에서 만파식적이 사라졌습니다. 이상한 것은 다른 보물들은 건드리지 않고 오직 만파식적만 가져갔다는 점입니다."
"범인에 대한 단서는?"
"그것이... 목격자들의 증언이 모두 다릅니다. 어떤 이는 검은 옷을 입은 자객이라 했고, 어떤 이는 빛나는 요정 같았다고 하며, 또 어떤 이는 투명인간이었다고 합니다."
조화가 이마를 짚었다.
"이상해요. 한 사람이 그렇게 다르게 보일 수는 없는데..."
"아마 특별한 능력을 가진 자일 거야." 월영이 추측했다.
"어쨌든 당장 궁궐로 가봐야겠다."
진무가 일어서자, 안상이 나타났다. 그는 이제 나이가 들어 백발이 되었지만, 여전히 활기찬 모습이었다.
"진무야, 나도 함께 가겠다. 이런 일에 내가 빠질 수는 없지."
"안상, 하지만 이번엔 위험할 수도..."
"걱정 마라. 내가 언제부터 뒷전에서 구경만 했나?"
결국 네 사람이 모두 함께 경주로 향했다.
궁궐에 도착한 그들을 맞이한 것은 완전한 혼란이었다. 신문왕은 물론이고 모든 신하들이 당황하고 있었다.
"진무! 잘 왔다!"
신문왕이 달려와 그들을 맞았다.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그것이...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직접 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신문왕이 그들을 보물고로 안내했다. 보물고는 완벽하게 봉인되어 있었는데, 문짝에 금이 간 흔적이나 부서진 자국은 전혀 없었다.
"어떻게 들어온 거지?" 진무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것이 문제입니다. 문은 안에서부터 열렸던 것 같습니다."
"안에서?"
조화가 보물고 안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만파식적이 있던 자리에는 이상한 기운이 남아 있었다.
"여기... 여기서 공간이 뒤틀린 흔적이 있어요."
"공간이 뒤틀렸다고?"
"네, 마치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문이 열렸다가 닫힌 것 같아요."
월영이 아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화 말이 맞는 것 같아. 이건 일반적인 도둑질이 아니야."
그때 궁궐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리지?"
밖으로 나가보니, 하늘에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일곱 개의 다른 색깔 구름들이 각각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가고 있었다.
"저게... 저게 설마..."
조화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