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무와 월영이 세상을 떠난 지 십 년이 흘렀다. 조화는 이제 시간의 진정한 수호자가 되어 우주의 균형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항상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어느 날, 조화에게 중대한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다. 우주의 상위 존재들이 그를 불러낸 것이었다.
"조화, 너는 시간 수호자로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빛나는 존재들이 조화를 둘러싸고 말했다.
"이제 더 큰 책임을 맡을 때가 되었다. 우리와 함께 우주 전체의 질서를 관장하겠느냐?"
조화는 잠시 망설였다. 이것은 엄청난 영광이었다. 우주의 최고 지배층에 합류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조건이 있다." 상위 존재가 계속했다.
"인간으로서의 감정과 기억을 모두 버려야 한다. 오직 우주의 법칙만을 따라야 한다."
"그럼... 제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기억도?"
"모두 사라질 것이다."
조화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편으로는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을 만든 모든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었다.
"시간을 주겠다. 7일 후에 답을 들려다오."
상위 존재들이 사라진 후, 조화는 홀로 남았다. 그는 미라에게 이 일을 털어놓았다.
"어떻게 생각해?" 조화가 물었다.
"어려운 선택이네." 미라가 답했다. "하지만 네가 누구인지 기억해. 너는 사랑으로 자란 사람이야."
"사랑으로 자란 사람?"
"그래. 진무와 월영의 사랑, 안상의 우정, 그 모든 것이 지금의 너를 만들었어. 그것을 버린다면 너는 더 이상 네가 아니야."
조화는 미라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진정한 구원은 힘에서 나오는 게 아니야. 사랑에서 나오는 거야. 네 부모님이 그걸 증명했잖아."
미라의 말을 들으며 조화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 안상 아저씨의 재미있는 이야기들, 그리고 모든 사람들과 나눈 소중한 추억들.
"그래. 그 모든 것들이 나를 만들었지."
하지만 여전히 선택은 쉽지 않았다. 우주 전체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개인의 행복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닐까?
고민하던 조화는 결국 고향을 방문하기로 했다. 부모님의 무덤에서 답을 찾고 싶었다.
고향에 도착한 조화를 맞이한 것은 여전히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부모님이 묻힌 언덕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덤 앞에서 기도하던 조화에게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 바람 속에서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조화야, 네 마음을 따르거라.'
'힘보다 중요한 건 마음이다.'
조화가 눈을 떠보니, 무덤 앞에 한 송이 만파식적꽃이 피어 있었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꽃이었다.
"이 꽃이... 답인가?"
꽃을 가만히 바라보던 조화는 깨달았다. 만파식적의 진정한 힘은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었다.
그때 안상이 나타났다. 그는 이제 아주 늙었지만, 여전히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조화야, 오랜만이구나."
"안상 아저씨!"
조화가 달려가 안상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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