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언가를 창조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목표가 없으면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이 힘들다. 크리에이터가 넘쳐 나는 세상. 나는 무언가를 창작하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 블로그를 개설했지만, 결국 꾸준히 하지 못했다. 마지막 글이 2~3년 전이다. 다시 한번 나라는 사람은 뚜렷한 목표가 없으면 그 일을 지속하지 못하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지난 글들을 읽어보니 나의 내면은 크게 성장하지 못한 것 같다. 여전히 살아가는 것에 의문을 갖고 있고, 인생의 즐거움도 딱히 없다. 나름대로 나의 삶은 이것저것 바뀌어 있지만, 제자리걸음을 한 기분이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보면 노래를 부르고 싶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보면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다양한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견문을 넓히는 사람도 있고, 휴일에 훌쩍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고, 취미 삼아 뜨개질을 하건 십자수를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을 부러워할 뿐,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 무기력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은 왜 이리 무섭고 힘들까. 머릿속으로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봐야지, 하면서 휴일이 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늘어져 있다. 괜스레 어린 시절 탓도 해본다. 늙으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할 수 없다고, 그런 말이 머릿속에 자꾸 맴돈다. 정말 너무 지긋지긋하다.
당장 10년 후도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세상, 한 가지 직업 만으로는 평생 먹고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으니 나도 투잡을 가져보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하. 자조하기만 할 뿐, 바뀌는 것은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과거를 탓할 수는 없으니 나라도 억지로 내 등을 떠밀어 줘야지.
정말 나도 무언가 할 수 있을까. 첫 발걸음을 떼는 것은 왜 이렇게 무섭단 말인가.
안녕하세요. 우연히 이 글에 흘러들어온 독자님이 계시다면, 우선 '안녕하세요.'라는 말에 깊은 감사와 막연한 그리움과 쌉싸름한 안도감을 담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위의 글은 제가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알게 된 후 대략 2020년즘에 썼던 글입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글을 써왔습니다. 꾸준히는 아니지만 간헐적으로. 별 건 아니지만, 교회에서 열린 백일장에서 동시로 상을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문학 숙제로 제출한 저의 첫 수필이 책의 일부가 되어 출간되는 값진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충동적인 행동이지만 큰 욕심 없이 글을 써왔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지금 브런치 작가로서 첫인사를 드리는 이 순간 저의 마음에 긍정적인 놀라움으로 다가옵니다.
지금부터 시작할 이야기는 정말 소소한 저의 일상과 어찌 보면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저의 내면이 어우러진 일기입니다. 늘 궁금했습니다. 나는 어디에서 흘러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요. 삶은 나에게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제껏 저는 막연한 두려움에 질려 그 질문에서 도망만 쳤지만, 이제는 하나 둘, 답을 던지고 싶습니다.
초등학생이던 시절, 강가를 따라 심어진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난 봄날, 따스한 햇빛에 기분이 좋아 실내화 주머니를 빙빙 돌리며 태평하게 그 길을 따라 걸을 때 느낀 푸근한 감정과, 장마로 불어난 강에서 방학이면 공부는 뒷전인 채 매일 멱을 감았던 철없던 나날의 기억과, 찬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오는 가을밤, 동네 오빠들과 어른들 몰래 으슥한 강둑에서 불장난을 했던 추억과, 어느 겨울날 단단히 얼어붙은 할아버지의 밭에서 아빠와 나무를 모아 고구마를 구워 먹었던 기억을 가진 어린 시절의 나에게, 내가 어떤 어른이 되었는지를 전하는 편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반갑습니다, 우연히 제 글에 찾아오신 독자님. 저는 '푸르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