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너의 똥을 만진다

자녀 대소변 이야기

by 단신부인

태어난 이래, 내 똥조차 손으로 만져본 일이 없는데,

아이가 태어나고나서부턴 매일 1일 1똥은 기본적으로 만지게 된다.

내 아이가 물똥을 싸든, 설사를 보든, 되직한 변을 보든,

고형식을 먹건, 생우유를 먹건, 육류나 어류를 먹든 상관없이

일단 싸면 깨끗이 닦아주어야 하니 필히 둔부에 손을 대야 한다.


비위가 상하고 말고 여부는 늘 차치하고,

내 손이 똥범벅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씻기고 봐야하지 않은가.

스스로 자기 앞가림, 뒷가림을 못하는 아이가 배변 훈련을 원만히 마칠 때까지.


기저귀를 채워놔도 종종 샐 때가 있다.

특히, 이유식 시작 이전에는 주로 분유나 모유를 먹기 때문에 대변이 묽기에 샐 가능성이 높다.

흡수력이 좋아도 수용 한계를 넘어서 싸게 되면 샐 가능성이 있다.


가급적이면 10~12시간 통잠 자고 나서 갈아준 새 기저귀에 보면 좋으련만,

애석하게도 종종 10시간 이상 소변을 흡수한 빵빵한 기저귀에 가득한 것이 까꿍! 하고 고개를 내민다.

하도 많이 봐서 당분간 땅콩버터 스프레드는 쳐다도 보지 않게 됐다.

자꾸만 생각나게 하니까!


이제는 흔들리는 공기속에서도 캐치할 수 있는 내 아이의 미묘한 변냄새.

분유만 먹일 때는 유제품의 영향으로 시큼한 향 위주로 났는데,

이제는 고기 반찬도 조금씩 먹는다고 지독한 내음이 난다.


암만 너를 사랑해도, 똥냄새까지 사랑할 수는 없는 법.

어느새 10kg가 훌쩍 넘어버린 아이를 들고 비데에 눕힌다.

여아는 생식기가 항문과 가까워 특히 조심히 씻겨야 하는데,

이제는 몸 가눌 줄 안다고 그 위에서 버둥거린다.

늘 힘에 부치는 힘겨루기를 해야만 겨우 씻길 수 있게 됐고,

이제는 손에 뭐라도 쥐어줘야 그나마 가만히 있어서 한 번 똥기저귀 교체할 때마다 진땀을 빼곤 한다.


밖에선 세상 얌전해서 '아이가 순해요~' 소리를 듣는데,

정작 집안에서는 샤우팅 락커의 포스를 뿜으며 아빠, 엄마한테 오만 짜증을 다 낸다.

순하길 뭐가 순해! 하나도 안 순해! 우리집 대악마 짜증순이!

기저귀 갈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짜증내긴 마찬가지니 번번이 참으로 난감한 실정이다.


지금은 이렇게 힘겨워도, 나중엔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어른이 되어서도 매 번 닦아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곧 시작할 배변 훈련은 빡세게 시켜야겠다.

얼른 기저귀 졸업할 수 있기를...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찍 좀 퇴근시켜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