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N년차 깨달은 점
입주한 지도 벌써 몇 해가 지났다.
처음 당첨됐을 때만 해도 막막했는데, 지금은 잘 적응해서 은행 대출 갚으며 살고 있는 중이다.
보통 SNS로 '신혼희망타운' 또는 '청약'을 검색해보면 실입주자가 쓴 글보다는 잡다한 광고 글만 넘쳐난다.
집값이 오를거라는 둥, 주변 환경이 어떻다는 둥 평형별 정보 같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내용들 말이다.
실제로 입주 예정자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는 그런게 아닌데!
그런 뻘글들이 넘쳐나서 인터넷이 '정보의 호수'라기 보다는 '찌꺼기의 바다'라는 표현이 떠오를 지경이다.
계약금 외 잔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며,
중도금 대출은 얼마까지 나오고 어떤 절차로 받는 것이며,
옵션은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뭘 배제하는 것이 유리하며,
나중에 LH 등과 기금 정산은 어떻게 하는지 등
실제 입주자에게 필요한 내용은 검색을 자세히 해야하고, 더러는 찾기 어렵다.
왜냐면, 당첨자들이 좀처럼 공개적으로 얘기 안 하니까!
그래서 이참에 나의 경험담, 깨달은 바 등을 공유하니, 입주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공고문 상 부적격 기준 숙지
당첨의 기쁨도 잠시, 청약 주관사에서는 자격 검증이 이뤄진다.
공고문 상 기재돼 있는 각종 요건에 부합하는 지 여부,
입주 전까지 하지 말라는 걸 위반했는지 여부 등을 따진다.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위반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곤 한다.
예컨대, 위장전입을 했다든지, '생애최초'로 지원했는데 실제로 부동산을 소유한 적이 있다든지,
'소득, 자산기준'이 초과된다든지 등 여러모로 촘촘한 데이터 검증이 이뤄진다.
은근히 조심해야 할 부분 중 하나는 '금융자산'이며, 특히 '주식, 채권' 등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소득으로 잡힐만한 소지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까진 모르지만 실제로 소명이 잘 되지 않아 당첨 취소 직전까지 가야한 사례를 본 적이 있다.
실제로 취소가 됐다는 소문이 들렸는데 정확한 결과까진 확인하지 못했다.
옛말에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을 매지 말라'고 했던가.
웬만하면 입주 전까지 티끌이라도 의심 갈만한 행동은 안 하는 게 낫다.
고르지 말아야 할 옵션
지금도 후회하는 옵션을 하나만 말하자면, '중문'이다.
업체에서 제공한 VR만으로 매립시공에 괜찮을 줄 알고 선택했는데, 막상 사전점검 직전에 보니 가관이었다.
이제와서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입주자 협의회를 통해 공식 항의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선택치않고 같은 값으로 민간 업체에 맡겨서 시공한 게 훨씬 나았다.
이 밖에도 고르지 말아야 할 옵션은 각종 '빌트인' 가전 제품이고, 그 중 하나는 냉장고이다.
정말 터무니없이 비쌌다. 공고 당시에도 500만원 언저리였으니! 이런 생바가지가 따로 없다.
솔직히 요즘 삼성, LG, 위니아 등에서 냉장고장 맞춤형 사이즈로 나온 예쁘고 고성능인 제품들이 많다.
심지어는 연도별로 계속 개선된 제품을 출시되고 있어 입주 당시 골랐던 구식보다 훨씬 좋을 수 있다.
또한, 입주가전을 일정 품목 갯수 이상 골랐을 때 지점마다 적용하는 프로모션 할인까지 받을 수 있다.
보통 청약 당첨부터 준공까지 약 2~3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편이니, 당장 그 시기에 덜컥 선택하지 말고,
입주 확정 즈음 최신 모델로 알아보고 염가에 합리적으로 설치하는 게 100배 낫다.
물론, 예외는 있다. 계약한 옵션 중 천장형 에어컨만큼은 만족한다.
중도금, 잔금 대출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영끌'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가구소득과 매월 나가는 고정, 유동 지출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대출금 상환과 관련된 면밀한 계산을 해본 뒤 도전해야 하지, 굳이 허덕이면서까지 무리한 대출을 끌어쓰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밥에 물만 말아먹고 살 것인가?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2년간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
그렇게 된다면 아마 스트레스로 고생할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전체 대금의 30% 이상 보유하거나 자체 마련할 수 있을 때 도전하는 것이 안전하다.
지금부터 왜 그런지 하나씩 설명해보겠다.
1. 중도금 대출이 원하는 만큼 안 나올 수도 있으니까!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2회 중도금 납부 후 잔금, 그 외 공급은 약 6회 납부 후 잔금 청산 절차가 이뤄진다.
경험상 전자의 경우 2번의 대금 모두 대출이 가능했으나, 후자는 4회까지 지원하고 나머지 2회분은 자체 마련 하거나 연체해서 그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계약금까지 대출이었다면? 과연 다른 대출이 나올까? 매월 감당할 수 있을까?
DSR, DTI 등 검색해서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 보통 은행은 '전화'로는 실제 한도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
알다시피 입주는 '잔금'까지 모두 납부한 뒤에야 할 수 있다.
운좋게 각종 규제(거주의무, 전매제한)에서 피해갈 수 있다고 해도 준공 직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때 감수해야 할 불이익까지 모두 계약자의 몫임은 자명하다.
따라서, 자금계획이 명확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크게 허덕일 수도 있다.
2. LTV에 발이 묶일 수 있으니까!
우리 부부는 부모님 도움을 받기 어려웠으나 운 좋게도 은행 대출과 자본금으로 내집 마련을 할 수 있었는데,
그동안 모아왔던 저축들을 상당분 해지하고서야 이뤄진 일이다.
그렇게 모으고 모아 총 대금의 30% 이상이 되었기에 매일 맨밥에 물 말아 먹는 일 없이 입주할 수 있었다.
솔직히 집값이 너무 비싸다.
평균적인 수준의 월급쟁이 직장인 수입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래서 잔금 대출을 여러모로 알아보았는데 크게 아래와 같았다. 현재와 다를 수도 있다.
1.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 LTV 70%, 금리 1.3%(2025년 현재 1.6%), 4억원 한도
2. 은행별 감정평가 후 주택담보대출(일명 주담대): 개별 LTV 상이
3. 정책지원 특별대출(ex. 신생아 특례 등)
우리 집의 경우 3번의 혼합을 택했는데 입주자 입장에서는 각 방식의 장단점, 상환계획, 월별 상환금, 매매 후 정산 등을 면밀히 따져본 후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3번과 같은 경우에 개인이 생각한 것과 실제 한도가 차이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 이유는 여러 개의 대출을 받을 시 '근저당'이 설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부부의 경우 1순위로 의무적으로 신희타 모기지를 받게 되면서 130%의 근저당이 잡히게 됐다.
쉽게 말하면 내가 100만원을 빌렸다면 은행에서는 130만원을 빌린 것으로 책정한다는 뜻이다.
자연스럽게 총 대출한도에 영향을 주고,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3. 잔금 납부 후 세금까지 계산해야 하니까!
잔금이 다가 아니다. 각종 세금의 덫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입주 시점이 애매하면 여러 번 세금을 내야 할 수 있다.
크게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가 있는데 주택 평형이 높으면 자연스럽게 과세표준이 달라져 부담해야 할 세금 역시 커질 수 있다.
일부 나눠서 낼 수 있다고는 하나 결국 빚이 아닌가!
입주 직전 해야 할 일
자금 계획까지 잘 마련됐다면 축하할 일이다.
이제는 집이 잘 지어졌는지, 살기에 적합한지, 잔금 청산 절차가 잘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1. 사전점검, 사후점검, 입주 후 A/S 꼼꼼하게!
브랜드 시공사라고 해도 절대 믿지 마시라! 2년차까지 A/S가 이뤄진다고는 하나,
모든 집을 100% 완벽하게 지었다고 할 수 없으며, 원하는 때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
본인의 경우, 입주 예정일 일주일 전 한쪽 방 벽지가 심각하게 뜯어진 상태였는데,
A/S센터 직원이 '입주 후 고치면 안되겠느냐?'라고 하는 바람에 극대노해서 고친 경험이 있다.
할 수 있으면서도 안 하니 잠자코 있기보단 물어뜯을 기세로 본인 권리를 챙기시라!
사전, 사후점검 역시 전문업체를 고용해 의외로 많은 하자를 발견했다.
물론, 본인이 건축, 토목 관련 전문가라면 셀프 체크리스트를 챙겨 자가 점검하는 것도 방법이나,
솔직히 실거주자라면 입주 전까지 신경써야 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공구하면 적당한 비용으로 각종 부담을 감수할 수 있으니 차라리 과감하게 투자하라.
2. 입주 전 시공
지금부터 말하는 건 선택사항일 수 있다.
마이너스 옵션을 한 경우 일일이 다 고르고 체크해야겠지만,
본인의 경우 웬만한 옵션은 다 선택했고, 별도 시공한 것은 줄눈, 방충망, 새집증후군 제거, 냉장고장이다.
시공사에 따라서 파손이 될 수 있을만한 일부 시공은 각서를 작성한 후에야 진행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입주 자금 마련이 거의 확실히 된 상황에서 진행하는 것을 권한다.
그 전까진 남의 집이라고 생각하자!
3. 잔금 청산, 입주까지!
솔직히, 아파트 입주하면서 써야 할 연차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최소로 본다고 해도 계약일, 중도금 대출일, 사전점검, 사후점검, 입주 전 시공, 잔금 대출일 정도다.
특히, 잔금 청산하고 입주 키 받는 날은 그냥 통으로 연차를 끊는 것이 좋다.
대략 경험한 절차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중도금, 분양잔금, 발코니 확장, 플러스 옵션 등 대금 납부 계좌 확인
2. 은행에서 입금장 꼼꼼하게 작성 후 납부
3. 완제 확인서 및 신희타 모기지 가입 확인서(신혼희망타운 한정), 금융거래확인서 수령
4. 아파트 입주센터에 제출, 입주 관련 설명 및 검침 확인서 서명, 키 수령, 차량 등록 등
이후, 입주하고 나서 취, 등록세 납부 후 등기까지 수령해야 그제서야 본인 집이라는 실감이 들 것이다.
그래서 등기 온 날 신나서 치킨을 시켜먹었던 기억이 난다.
기금과의 정산 문제
본 내용은 '신혼희망타운'에 한한다.
이는 특별한 주택공급제도의 일환으로, 매매가의 일정 대금을 비율로 정하여 기금에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수익공유'라고도 하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아래와 같다.
매매차익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를 빼면 대개 10%~50%까지 발생할 수 있다.
1. 대출기간: 길 수록 비율이 낮고, 짧을 수록 증가
2. LTV: 대출 30% 실행 시 낮고, 70%로 갈 수록 증가
3. 자녀의 수: 0명일 때 높고, 2명 이상 일 때 낮아짐
그 어떤 경우라도 입주 후 정산 시점까지 자녀가 0명이라면 최저 비율은 20%이며, 최고 비율은 50%다.
즉, 정산 시점 당시 매매차익이 1억원이고 자녀가 한 명도 없다면 5천만원을 내야 할 수도 있음이다.
일단 한 번 약정하고 대출을 받으면 1번, 2번은 되돌릴 수 없으나, 3번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둘째까지는 조금 무리겠지만, 나의 자녀 계획에 이 정산문제가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음을 부정할 수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