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코골이를 멈추어다오!

숨편한 세상을 꿈꾸는 주말부부의 동침

by 단신부인

나는 코를 잘 안 곤다고 자부한다. 간간히 곤다.

남편은 코를 곤다.

코만 골까? 이도 간다.

이만 갈까? 무려 나비잠도 주무신다.


이렇게 앞담화(?)를 까도 될 진 모르겠다.

어차피 남편도 이 글을 볼테니,

본인 험담한 걸 알겠지.

그렇다고 어쩔거야, 언제까지 어깨 춤을 추게 할건데?

아~ 어쩌란 말이냐 트위스트 추면서!를 외쳐본다.

성격좋은 남편은 그저 허허, 하고 말겠지.


평일엔 이 걱정을 안 해도 된다.

왜냐? 우리는 주말부부니까.

허나, 주말과 휴일엔 생활을 같이 하니

필연적으로 잠자리 전쟁이 발발할 수 밖에.


각방을 쓰는 부부가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 임금과 왕후 역시 침전을 따로 두었다고 하니!

각방은 나름의 유구한 전통(?)이 있는 셈.


그러나 지금 집에선 침실이 오직 하나 뿐.

침대는 하나, 사람은 둘, 주로 코 고는 사람은 하나.

결국, 매번 옆자리를 내어주고 만다.


하필이면 잠귀가 밝은 나로선

남편이 코를 골 때마다 강렬한 스킨십으로 보답한다.

잠결에 간혹 힘조절이 안 되는 게 단점.

그래도 예우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최대한 해본다. '흔들어 주세요'


한편, 나비잠은 어깨에 영 좋지 않다.

보통은 아기들이 만세! 하고 자는 나비잠을 잔다던데,

어른되서까지 그러면 어깨 나가기 십상이다.

코골이에 이까지 갈고

거기다 두 팔 번쩍 들어올리고 자는 그의 모습을 발견할 때면

살며시 팔을 내려주고 반복한다. '흔들어 주세요'


주말이야, 동침하니까 발견할 수 있다지만

평일에도 그러고 주무실거라 생각하니 짠하다.


그의 코골이에 얽힌 슬픈 사연.

어느날 코뼈가 부러졌는데 바로 병원을 못 갔단다.

빨리 치료를 받았더면 괜찮았을텐데 묘하게 뼈가 어긋난 채로 지금까지 왔단다.

지금은 회사 일정으로 시간 빼기도 어렵고,

혹시라도 수술이 잘못되진 않을까 걱정도 된다.


업무 피로감이 더해가는 요즘은

수면무호흡증이 오는지 컥! 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그 때마다 정말 식겁한다.


일정이 되면, 코골이 진단이라도 받게끔 해주고 싶은데

말로 시키면 병원으로는 좀체 발걸음을 않으시니...

아니 대체 병원이 왜 싫은데! 왜 안가는데!

내 뒷목, 내 혈압 잠시만 진정하자.

돈가스 사준다 거짓말 하고 데리고 가야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


님아 그 코골이를 제발 멈추어다오!

나를 위해서 그리고 당신의 건강을 위해서.

기회를 노려, 언젠가 당신을 꼭 데려가줄게요.

어디로? 코골이 전문 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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