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기만 하면 빨랫감이 느는 주말부부 이야기
대략 2~3일에 한 번씩.
결혼 전 자취 생활이 근 10년이 넘었다고 하고,
혼자 빨래, 청소, 설거지를 거르지 않는 편이다.
물론, 그도 사람인지라
때로는 게으름을 피우곤 하지만.
덕분에 주말에 볼 때도 음식은 내가 하고
치우는 건 남편의 몫으로 하는 등 분담을 하곤 했다.
최근엔 외식 비중이 잦아서 설거지할 일이 없었다.
허나, 빨래와 청소는 꾸준히 소요가 발생하더라.
아내가 이동하는 주말부부의 특성상
내가 집에 오기만 하면 빨랫감이 는다.
수건을 말려서 재활용하는 남편과 달리
나는 한 번 쓴 수건은 무조건 빨아야 직성이 풀린다.
물론, 전부 다 그런 건 아니고
머리카락을 감거나 샤워를 하는 수건 한정이다.
말리고 나서 냄새가 나기도 하고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기도 하니
위생은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금토일 이렇게 2.5일, 아침 저녁으로 씻는다고 가정하면
총 9개의 수건 빨랫감이 생긴다.
두 사람 살림에
세탁기가 그렇게 크지 않은데다
남편이 혼자 살 때 쓰던 통돌이 세탁기라
옷가지까지 넣고 나면 금방 차오른다.
2.5일만 계산해도 이럴진대
추석, 설날 같은 연휴땐 어떻겠는가?
참지 않는 남편은 결국 빨래를 돌린다.
같이 오붓하게 보내고 싶은 집안에서
빨래 돌리는 소리가 들린다.
몇 분 지나다 보면 띠링~ 하는 소리가 울린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도 아니고
이건 100% 섬유유연제 넣어달란 신호다.
그러면 내 손을 붙잡고 있던 남편이 튀어나간다.
빠르기도 하여라.
세탁기가 다 돌아가고 나면
남편이 빨래를 널 준비를 한다.
종종 바쁠 때면 나한테 시키기도 하는데
처음에 이 하찮은 문제로도 한 소릴 들었다.
구김이 가지 않게 널려면
빨래통에서 꺼낼 때 탁탁 털어야 한다나?
손목이 영 좋지 않은 나의 스냅이 불만이었나.
빨래를 너는 방식에도 문제제기를 당했다.
수건을 두어야 하는 자리와
양말, 속옷, 옷가지를 널어야 하는 곳이 있나보다.
본인만의 그 철칙, 종종 지키기가 어렵다.
이 잔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다음에 이사갈 때 건조기를 사줘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회사일로 바쁘거나
혹은 몸이 피곤해서 오지 않는 주가 있으면
그 다음 주말에 귀가했을 땐
건조대에 오직 한 사람의 빨래만 걸려있다.
빨래도 남편 만큼이나 외로웠을까?
빨랫감이 외롭지 않으려면
이 주말부부 생활도 오래하면 안되겠다.
주말부부이지만, 주말부부이고 싶지 않다.
언젠가 청산할 때가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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