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전문병원에서 난임검사를 받다.
보건복지부 지정 난임전문병원에서 난임검사를 받았다.
난임검사에는 초음파 검사, 피검사, 나팔관조영술이 있다.
임신이 생각만큼 잘 되질 않아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방문했는데,
검사 비용이 만만치 않더라. 그 날만 약 20만원 상당을 지출했다.
남편의 경우, 그 반절 정도 별도로 소요했다.
통상의 의료비가 아니라서 실비보험으로 지원도 안 되고
내가 거주하는 도시에는 난임검사비 실비 지원 정책이 없다.
그야말로 생돈이 나간 셈.
방문했던 병원은 종합병원급이고
직접 겪은 난임검사 절차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물론, 아래는 여성 기준이다.
첫째, 난임전문병원에 예약한다.
둘째, 예약시간에 맞춰 방문하고 접수비부터 결제한다.
셋째, 초음파 검사를 받는다.
넷째, 피검사용 채혈을 한다.
다섯째, 의사와 초진상담 후 나팔관조영술을 받는다.
여섯째, 결과 나온 이후 의사와 재진 상담을 한다.
예약 후 방문하는 절차까진 쉬웠는데
꽤 독특한 어플리케이션 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이라
안내가 잘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응하기 영 어려웠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와이파이 제한이다.
병원 내에서 제공되는 특정한 와이파이 신호를 잡지 않으면
전용 어플리케이션 구동이 되지 않았다.
또 다른 이유는, 병원 방문 후 접수표 발행, 초음파 검사 접수, 진료대기실 등록 등을
모두 어플리케이션 또는 키오스크로 진행하는 점이다.
스마트한 세상이고 최첨단이긴 한데, 적응하기 전까진 매우 번거로웠다.
환자번호도 매 번 불러달라고 하니, 외우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
이런 병원에 방문할 때는 보호자 동반이 필수인 것 같다.
초진에 채혈하던 날, 깜빡잊고 가방도 들고가지 않았는데
그 많은 진료비 영수증에, 방문지도 많고 너무 정신이 없던 나머지
그만 지혈한다는 걸 잊고 말았다.
나팔관조영술 검사를 받기 전, 항생제 주사를 맞아야 했는데
바지를 내리려던 순간 팔뚝에서 피가 철철철 흘렀다.
당혹스러움에 입이 바짝 말랐고, 대뜸 피가 난다고 말했더니 지혈대를 주었다.
피는 금방 멎었는데도 심장이 영 진정되지 않았다.
그 상태로 어두컴컴한 검사실에 들어갔다.
마취 없이 진행되는 '조영술'은
조영제를 넣어서 흐름과 경로를 보는 검사라고 보면 된다.
혹, 건강검진 항목 중에, '위장조영술'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위장내시경 대신에 한 번 받아봤다가 졸지에 인간 돌림판이 되어 고생했던 적이 있는데,
나팔관조영술은 차원이 달랐다.
이 세상에 생리통을 주입할 수 있는 시술이 존재하였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검사자는 이렇게 말했다. "조금 불편하실 거에요"
그저 그런 수준의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매우 곤욕스러웠다.
조금만 참으면 된다는 검사가 왜 이리 고역인가.
이렇게까지 해서 아이를 낳아야 해?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이 낳는 건 이보다 더 어마어마하게 아프겠지?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나는 작은 아픔에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헐리우드 액션을 선보이는 사람인데,
그대들은 어찌 나보다 훨씬 아팠을 고통을 감내하며, 끝내는 이겨냈는가!
실로 대단할지어다!
결국, 남편을 소환해야만 했다.
혼자서 도저히 돌아갈 자신이 없었다.
나를 위해 휴가를 쓰고 데리러 와준 그가 어찌나 위안이 되던지!
3일간 먹으라던 진통제 등 약을 처방 받은 이후
점심 시간이 되어 근방에서 맛있는 밥을 함께 먹었고, 집에 가려는데
문제는 그 이후부터 발생했다.
생리통과 같은 아픔이 재차 밀려오기 시작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몸 상태가 악화되어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골목이 좁아 집 앞까지 바로 세워주는 게 아니다보니
언덕길을 내려가면서 10초에 한 번씩 위기가 왔다.
결국 반은 남편에게 기댄 채로 집에 와서
오자마자 약 먹고 침대에 누워서 내리 3시간을 꼬박 잤다.
약 일주일 뒤, 검사 결과에서는
나팔관 두 곳 모두 막혀있지 않고 뚫려 있다곤 했으나
문제는 난소의 나이였다. 본래 나이보다 더 많았고
더 늦어지면 임신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에는
인공수정 또는 시험관아기 시술을 권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고심끝에, 휴직을 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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