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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정은 어떻게 진행하나

직접 겪은 인공수정 일정, 비용, 과정의 모든 것

by 단신부인

2차례의 인공수정은

비록 실패로 끝났어도 나에게 큰 경험을 남겨주었다.

혹시라도 나처럼 난임치료를 생각 중인 부부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인공수정을 진행하면 몇 회나 클리닉에 방문해야 하는지,

어떤 처방을 받는지, 아프지는 않은지 등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병원엔 얼마나 자주 가나?


난임검사와 진단서 끊는 일정을 제외하고

인공수정 시술까지 3번 내원했다.

생리 시작하고 2~3일차에 초음파 찍고 배란유도하러 1회,

경과를 지켜보고 난포 주사 맞으러 1회,

그리고 시술 당일 이렇게 총 3회 정도다.

이 중 남편의 내원까지 필요한 때는 단 한 차례 뿐이다.

바로 마지막 회차다.

왜냐? 정액을 추출해서 가공해야 하니 당사자가 필요해서다.

부부가 모두 같이 방문하는 경우도 있으나

평일엔 남편이 회사에 근무를 가야해서 보통은 혼자 방문하곤 했다.


감이 안 올까봐 실제 방문한 날짜를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2월 1일에 배란유도 시작,

2월 10일에 마지막 배란유도와 함께 난포 주사(36시간 이내 효과)

2월 15일에 인공수정 시술 거행,

2주쯤 지나3월 2일에 임신테스트기 검사

이렇게 한 회기를 도는 데 한 달 정도 걸린다.


방문할 때마다 비용은 얼마나 들었나?


물론, 병원마다 차이는 있는데

대략적으로 참고만 하라고 나의 경우를 기술해 본다.

정부 시술비 지원 제외였던 인공수정 1차를 기준으로 하면,

1차 방문 때 배란유도를 시작하면서

초음파를 찍고, 폴리트롭 75IU, 페마라정을 처방받아서

53,400원이 들었다.

약 10일 후 2차 내원할 때 역시 초음파를 찍고,

배란유도제 처방과 난포터지는 주사까지 해서 83,200원을 수납했다.

대망의 인공수정을 위한 세 번째 방문은 그로부터 5일 뒤 이뤄졌는데,

수술비와 착상 유도제 비용까지 해서 143,100원을 납부했다.

인공수정 진행하는 과정에서만 총 292,440원을 지출한 셈이다.


인공수정 2차 때는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

유사한 과정을 겪었어도 비용 부담은 훨씬 덜했다.

만 35세 미만은 일부 본인부담금을 제외하고

지원 한도가 30만원인데, 나는 절반 가량 공제 받을 수 있었다.


인공수정은 아픈가?


체외수정(시험관아기) 와는 달리,

체내에서 시도되는 임신과정이라

시술일 당일엔 몸에 포궁경을 삽입하는 불편함 외에는 아픈 게 딱히 없다.

굳이 아픈 것을 따지자면, 자가주사와 배란통이다.


자가주사는 크게 배란을 유도하거나,

난포를 성숙시켜 난자를 배출하게 하거나

혹은 착상을 돕는 작용을 하는 세 가지 용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가장 마지막 주사는 아직 받아본 적이 없어서 아는 선에서만 언급한다.


내가 처방받은 건 모두 '피하주사'였는데

스스로 뱃살을 부여잡고 재빠르게 놓아야 한다.

한, 두번 놓은 솜씨가 아니라서 이제는 제법 안 아프게 놓을 줄 알지만

지레 겁을 먹고 어설프게 천천히 바늘을 찌르면 더 아프다.

바늘의 길이는 약 15~20mm 정도이며 얇은 편이라

45~90도의 각도로 빠르게 꼽았다가 주사액 주입 후 빠르게 빼면 안아프다.

어째, 다이어트를 포기하길 잘했다.

나의 뱃살이 상당히 두꺼워서인지 바늘 상처 자국만 남을 뿐 별로 안 아팠다.


바늘보다 아팠던 건 배란통이다.

인공수정 1차 때는 뱃살에 피하주사인 오비드렐을 맞았고

2차 때는 엉덩이에 근육주사인 IVF-C를 병원에서 맞았는데,

후자가 더 즉효였는지 인공수정 시술 전날 밤 11시에 아파서 데굴데굴 굴렀다.

진통제를 먹고 진정은 했지만 유쾌한 통증은 아니었다.

그 또한 1~2시간 이내에 가라앉았기에 참을만 했다.


이렇게 2차례의 인공수정을 겪고 나니,

나름 해볼만큼은 해봤다고 생각했다.

이제 지지부진한 시험관을 시작해야 하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겠다.


#난임 #인공수정 #임신출산 #신혼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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