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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정 vs 시험관 아기

직접 경험한 난임시술 2가지 비교

by 단신부인

작년부터 난임센터에 다니면서 지금까지 인공수정 2번, 시험관 아기 동결 1번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난자채취를 2번 진행했고, 현재는 자궁경 시술과 동결 2차를 앞두고 있다.

난임의 세계에 발을 담그기 전까지는 나도 인공수정이니 시험관 아기니 하는 의학용어와 거리를 두고 살았다.

허나, 사람 일은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비혼주의자라도 언뜻 마음이 바뀌어 결혼을 하게될 수도 있고,

어느날 생각이 바뀌어 아이를 낳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마치 본인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치 않게 난임의 길로 들어섰거나, 설 수 있을 사람들을 위해

지난한 난임치료 과정에 소요되는 예상 비용, 기간 등을 기술해본다.


인공수정, 시험관 아기


인공수정과 시험관 아기를 수정 장소의 유무로 구분하여 각각 체내수정과 체외수정이라고도 부른다.

전자는 자궁 내에 활동성 등이 좋은 정자를 이식하여 임신을 유도하는 것이고,

후자는 난자를 체외로 채취하여 시험관 내애서 수정시키고, 수정된 배아를 자궁 내로 이식하는 시술이다.

시험관 아기 시술에도 2가지 종류가 있는데, 바로 신선배아 이식, 동결배아 이식이다.

신선배아는 갓 채취한 난자와 정자를 수정란으로 배양시켜 얼리지 않고 체내에 이식하는 것이고,

동결은 신선배아 이식 후 남은 수정란을 얼려두었다가 녹여서 쓰거나 혹은

신선배아 이식을 하지 않고 바로 동결시켜서 자연주기 또는 인공주기에 맞춰 이식하는 것이다.

시술 당사자에게 편한 일정에 맞추려면 인공주기가 더 나은 선택이다.


성공률로 치면, 인공수정은 1주기 당 10~15%, 시험관 아기는 30~40% 정도로 알려져 있어,

언뜻 보면 체외수정 확률이 더 높게 보고되지만, 모두에게 통용되는 확률은 아니다.

본인도 처음 방문 했을 때부터 인공수정 보단 시험관 아기를 주치의로부터 권고 받았으나

개인 사정 상 인공수정부터 시도하다가 결국엔 시험관까지 오게 되었다.


둘 다 공통적으로 생리시작 2~3일차부터 내원을 시작하는데,

경험상 인공수정은 생리시작으로 종결하기까지 약 32일, 시험관아기는 약 56일 정도 걸렸다.

왜 후자가 더 걸리냐면, '난자채취'라는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신선배아를 시도하는 분들이라면 바로 동결로 넘어간 본인보단 주기가 좀 더 짧을 수도 있다.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이나 배란 또는 착상 유도제를 쓰긴 하지만,

시험관에 쓰이는 주사, 약제 등이 훨씬 종류가 많고 비싸다.

경험상 인공수정 때는 3가지 정도면 충분하였으나,

시험관 아기 시술로 넘어가면서부터 각종 피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신체 측정에,

약물이나 주사제도 배로 늘어났다.

각자 다니는 난임클리닉에 따라, 난임시술비 정부 지원금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본인이 다니는 곳 기준으로 인공수정은 1회기 평균 약 20만원,

시험관 아기는 신선배아 난자채취까지만을 기준으로 약 46만원이 소요됐으며,

동결 1차 피검사 실패까지 약 20만원이 추가로 들었다.

이는 정부지원 후 자부담 기준이고, 동결 배아 갯수가 많을수록 더욱 늘어날 수 있다.

기실, 건강보험 30%와 정부 추가지원이 없었더라면 회 당 족히 200만원 이상이 들었을 지도 모른다.

더욱 충격적인 건, 임신과 출산 관련해선 실비보험 수급이 거의 어렵다라는 사실이다.

아이를 독립적인 어른으로 기르고 성장시키는 것만 어려운 게 아니라,

아이를 낳는 부분부터 어려운 실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겠는가. 본인이 선택한 길임을... 스스로 그만두기 전까지는 시도해보려 한다.


2번의 인공수정과 실패 과정


인공수정 1차 절차.JPG 인공수정 1차 시작과 종결

인공수정 1차는 2023년 2월 1일부터 3월 5일까지, 2차는 3월 6일부터 4월 6일까지 시도했다.

소요 기간은 앞서 기술했듯, 평균 32일이며 평균 지출 비용은 209,010원이다.

병원에 내원할 때마다 난포, 자궁 내벽을 찍는 초음파 사진을 촬영해야 하며 종결까지 3번씩 방문했다.

체내에서 수정을 하는 방식이므로 과배란 유도 약물과 주사제(폴리트롭 75IU)를 쓰다가

난포를 터뜨리는 주사를 마지막으로 맞고 배란 주기에 맞춰서 잘 처리된 정자를 체내에 주입하는 게 끝이다.

마취 없이 인공수정 소요 시간은 15분 남짓, 회복시간 약 10분 정도 걸렸다.

이후 착상이 잘 되기 위한 약(듀파스톤)을 먹으면서 2주 가량 기다렸다가 임신테스트기를 해보면 된다.

임신 반응이 나오면 그 때는 출산 준비를 하면 되고, 아니면 다시 생리 2~3일차에 난임센터로 내원한다.


인공수정 1차에서 2차 변경.JPG 인공수정 1차, 2차 변경사항


두 번째 시도부터는 정부지원을 받았는데,

한 차례 실패한 이유에서인지 기존에 맞던 주사가 증량되었다(폴리트롭75IU → 150IU)

또한, 난포주사 역시 피하주사인 오비드렐에서 근육주사인 IVFC-5000IU로 바뀌었는데,

과배란 유도로 인해 전날 밤 23시쯤 옆구리가 끊어지는 듯한 고통을 겪었다.

다행히, 1시간 지나자 몸이 회복되었고 다음날 무사히 시술을 마칠 수 있었다.

이후, 착상에 도움을 주는 프로게스테론 제제도 먹는 약이 아니라 질정(유트로게스탄)으로 바뀌었는데,

단순히 소화시키면 되는 게 아니라 흡수되고 남은 분비물이 나와서 퍽 불편했던 기억이 난다.

어차피 인공수정 확률이 10~15%라 하니 크게 기대는 안 했지만,

소요 기간을 생각하면 바로 시험관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을 해본다.


신선배아 진행과정

신선배아1차.JPG
신선배아2차.JPG
신선배아 1차, 2차 진행과정

난자채취를 총 2회 진행했기에, 신선배아도 2번을 겪었고, 이식하지 않고 모두 동결해뒀다가 이식했다.

그 이유는 주치의가 동결보다 신선배아의 성공률이 조금 낮게 보고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신선배아 1차는 4월 6일부터 5월 1일까지, 2차는 7월 10일부터 8월 1일까지 평균 23일 소요됐고,

채취한 갯수는 각각 6개, 13개, 수정란 갯수는 각각 5개, 11개로 수정률은 평균 83% 정도,

5일간 동결시킨 배아는 누적 총 6개로, 이 중 동결 1차에 사용한 것을 제외하면 현재 5개가 남은 셈이다.


신선배아1차 2차 차이.JPG


난자채취까지 각각 총 4회 내원했고, 회 마다 쓰는 주사제, 조기배란 방지제, 난포주사가 변경되었다.

1차 때 공난포가 많이 발견되어 초음파 상 보이는 난포 갯수보다 난자가 적게 채취된 감이 있어서

주치의 판단에서 쓰는 약제를 달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수정 대비 구분되는 점은 항생제가 처방되며 수면마취가 있다는 점이다.

난자를 채취할 때 몸에 기구가 삽입되는데에 따른 감염 예방과 통증 때문에 그런 것으로 판단된다.

소요 시간도 채취 자체는 10~15분 정도 걸리나, 회복시간까지 감안하면 2시간 이상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사용한 약물이나 기간으로 봤을 때도 인공수정보다 더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었다.

자부담 기준, 1차 때는 374,600원, 2차 때는 553,310원, 평균 약 46만원 가량 지출했는데

아무래도 약제 변경과 채취한 갯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는 듯 하다.

인공수정 때 평균 20만원이 들은 것과 비교해보면, 약 2배 정도 높다고도 할 수 있겠다.


동결 1차 진행과정과 실패


동결배아1차.JPG


최근에 실패한 동결 1차는 6월 5일에 시작해서 7월 3일 1차 피검사로 종결했다.

임신 확인까지 3번에 걸쳐 호르몬 수치(HCG)를 검사하는데, 예선에서 탈락한 셈이다.

시작부터 종결까지 33일이 걸렸고, 정부 지원금 전액 소진 후 203,740원을 납부했다.

인공수정 때 고작 3가지 약제를 쓴 것과 달리 종류도 훨씬 늘어나,

전문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크리논질정, 프롤루텍스, 프로기노바 등)을 사용했다.

매일 먹어야 하는 약, 몸 안으로 삽입해야 하는 약, 피하주사가 있었고, 8번이나 내원했다.

배아 이식 자체는 15분 남짓으로 마취 없이 안 아프고 금방 끝났으나

그 이후에 프로게스테론 제제가 하나 더 추가되어 결국 참다못한 몸이 이상반응(두드러기)를 일으켰다.

피검사로 비임신 확정되고 나서 모든 약을 끊고, 항히스타민제와 면역제를 먹자 다행히 금방 회복되었다.


지금까지 본인이 겪은 인공수정과 동결과정에 대해 쭉 정리해보았다.

경험상 요약하건대 인공수정이 확률이 낮은 대신, 소요 비용과 몸에 부담은 덜하고

시험관 아기는 비용 지출도 많고, 기간도 긴 편이며 쓰는 약제나 검사가 느는 대신 인공수정보단 확률이 높다.

이제 본인에겐 시험관의 길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부디 인공수정이건 시험관이건, 자연임신이건 노력하는 자들에게 부디 희망이 있기를 바란다.


#난임 #임신준비 #인공수정 #시험관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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