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인공수정 과정에서 사용했던 것들
2번의 인공수정 실패과정에서 처음 접한 약물과 주사제가 많았다.
난임 클리닉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대부분이 전문의약품인점은 비슷하지 싶다.
기실, 시험관 아기로 들어가면 더 많은 제제를 쓰기에 지금 와서는 '아 이 정도야...' 싶다지만
처음 난임시술을 접하는 여성에겐 어떤 것들이 처방될 지 모르기에 불안할 수도 있겠다.
제약회사별로 서로 다른 제품을 출시·허가받기에, 브랜드와 효능 차이가 있겠으나
크게 카테고리를 분류하자면 1) 과배란 유도제, 2) 난포주사, 3) 착상보조제로 나눠볼 수 있다.
아래 약제는 다양한 제제 중에서도 본인이 인공수정 과정에서 처방받은 것들을 기술한 것이다.
1. 과배란 유도제
30대에, 다낭성 난소 증후군까지 있다보니, 생리까지 불규칙한 내게,
주치의는 배란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본 약품들을 처방해줬다.
페마라정 / 한국노바티스
이 약물은 한국 노바티스에서 제조한 수입약품으로 임산부에겐 1등급 금기 약물이다.
5일 처방으로 10,900원을 납부했다.
의사 권고로 하루에 2알씩 복용했고,
부작용 중 일부 사항으로 안면홍조, 관절통, 피로, 권태감, 체중증가 등이 있는데,
조금 졸렸던 것 외에는 딱히 이상반응이 없었다.
참고로, 시험관 난자채취 할 때도 복용한 바 있다.
폴리트롭 75IU, 150IU / 엘지화학
난임주사 첫 입문이었던, 폴리트롭은 75IU부터 150, 225, 300IU까지 총 4종류이다.
인공수정 1차 때는 75IU를 받았고, 실패 후 2차 때는 함량을 높여 150IU를 받았다.
처음 받을 때만 해도, 어떻게 내 배에 주사를 놓지? 아프면 어떡하지? 라며 걱정했는데
더 아픈 주사까지 스스로 놓을 경지에 이르니, 스스로가 참 강해졌지 싶다.
경험상 그동안 받았던 피하주사 중 제일 안 아픈 편이라고 하겠다.
다수의 난포를 성숙시키기 위한 보조생식술 제제로서, 흔한 부작용으로 난소과자극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정보를 좀 더 찾아보니, 국내 임상실험 과정에서 약 3%(37명)의 대상자에게 이상반응이 보고됐다고 한다.
75IU, 150IU 둘 다 맞아본 결과, 다행히 나에겐 부작용이 따로 나타나진 않았다.
바늘 때문에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일회용 치실보다 길이가 짧은 편이고 굵기도 얇은 편이다.
배꼽 주변 뱃살에 90도로 빠르게 찌른 후 천천히 주입시키면 덜 아프다는 팁을 전한다.
2. 난포주사
인공수정은 여성의 자궁 내에서 정자와 난자를 만나게 하는 시술이기에,
남성분을 채취한 후에 선별한 것을 여성의 몸에 주입해야 하는데,
시술 시간에 배란을 맞추기 위해 난포를 터뜨리는 주사, 일명 '난포주사'를 처방한다.
반드시 의사 처방에 따라 특정 시간대에 놓아야 한다.
오비드렐 / 머크(주)
오비드렐은 첫 인공수정 1차 전날에 받은 난포 주사다.
폴리트롭과 비교해보면 바늘 굵기, 크기는 대동소이하니,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아픔도 비슷하다.
프리필드 시린지(주사액, 바늘 일체형) 형태라 뚜껑을 열어 바로 맞으면 돼서 편한 편이다.
다른 주사제와 함께 맞아야 할 수도 있고, 단독으로 맞는 경우도 있다.
부작용으로는 두통, 난소과자극증후군 등이 보고된 바 있는데, 본인에겐 딱히 이상반응이 없었다.
IVF-C 5000IU / 엘지화학
폴리트롭이나 오비드렐은 피하주사이나,
IVF-C 5000IU는 근육주사제이다.
전자는 복부에 놓지만, 후자는 엉덩이에 맞는다.
스스로 엉덩이에 주사를 놓을 수 있겠는가?
하여, 주사실에서 숙련된 간호사한테 맞았다.
일체형 주사제가 아니라서 동결건조 분말제 1제와 무색 액체 1제를 섞은 후 일회용 주사기로 혼합제를 흡수시킨 후 맞는다.
이상 반응으로는 쇼크, 국소반응, 통증 등이 있는데
본인에게 나타난 현상은 일차로 자궁 부근 복부가 유난히 부어 올랐다는 것, 그리고 인공수정 전날 밤 23시에 엄청난 통증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흡사 생리통과 비슷했는데 알고보니 배란통이었다.
과배란 유도를 진행하고 나서 난포를 터뜨렸으니, 자연주기 할 때보다 난소가 과자극되어 그런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한다.
사람마다 의약품에 대한 반응은 천차만별이니, 내게 나타난 증상이 꼭 다른 이에게 나타나리란 법은 없다.
3. 착상보조제
시험관 아기나 인공수정이나 공통적으로 시술 후 태아의 착상을 돕는 의약품을 쓴다.
먹는약, 질정, 주사제의 3종이 대표적이나 인공수정 당시에는 복용하는 약제와 질정을 사용한 바 있다.
듀파스톤 / 한국애보트(유)
그동안 먹었던 난임 관련 약들이 대부분 '전문의약품' 타이틀을 걸고 있어서 무시무시할 것 같지만,
오히려 이렇게 손톱 크기보다 작은 경우가 꽤 있다. 한국애보트(유)에서 시판 허가받은 듀파스톤도 그랬다.
본인은 10일 분으로 무려 54,000원이라는 거금을 지출했다. 건강보험 비급여라서 그렇다.
웬만하면 난임시술 받는 과정에 꼭 필요한 약제라면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듀파스톤은 시험관 1차 동결배아 진행할 적에도 복용했던 제제인데, 하루에 1알씩 3번 먹었다.
불규칙한 식사를 하다가 본 약제 복용을 위해 본의 아니게(?) 삼시세끼를 꼬박 챙겨먹곤 했던 기억이 난다.
본 약제의 흔한 부작용으로는 편두통 내지 두통, 구역질, 부정출혈이 있고 드물게는 체중증가가 있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나에겐 딱히 이런 증상이 나타나진 않았다.
유트로게스탄 질좌제 / Besins Healthcare
듀파스톤이 먹는 약이라고 한다면,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유트로게스탄은 일종의 '질정'이다.
착상보조제의 특성이라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12일 분으로 48,000원이라는 거금을 지출한 걸 보면,
참으로 부담스럽고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니나다를까 역시나 건강보험 비급여다.
다행히도, 난임시술비 정부지원금이 남으면 약제분까지 보건소에 청구할 수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
다만, 경험상 3월에 청구한 분이 6월에 환급된 경우가 있으니 느긋하게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실물을 보면, 의외로 반질반질하니 먹는 약같이 생겼는데 아까도 언급했듯, 몸에 넣고 흡수시키는 약제다.
방식은 탐폰 착용 할 때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전용 어플리케이터가 있어서 1알 올린 후에 몸에 쏘면 된다.
처음 받을 때는 이걸 어떻게 몸에 넣어? 라면서 걱정했고, 실제 남편이 도와주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다행히, 본인은 매 생리 주기마다 탐폰을 사용 중이라 가이드라인 보고 금세 적응했다.
참고로, 어플리케이터는 다회 쓰는거라 깨끗하게 세척한 후 재사용해야 한다.
부작용으로 보고된 내용으로는 모닐리아증, 두통, 관절통 등이 있다고 하는데
본인에게 나타난 현상은 소양증이다. 아무래도 흡수시키고 남은 성분이 체외로 흘러나오다 보니,
아무리 팬티라이너를 착용하고 있다고 해도 찝찝했고 가려움이 느껴졌다.
웬만하면 먹는 약이나 주사제를 권하고 싶을 정도다.
지금까지, 본인이 2차례의 인공수정 과정에서 경험했던 약품에 대한 글이었다.
난임병원마다 쓰는 약이 서로 다르고, 각 제품의 특성이 다르니 사람에게도 작용이 달리 나타날 수 있으니,
본 글은 참고로만 활용하길 바란다.
<참고자료>
1. 식약처 의약품 안전나라(https://nedrug.mfds.go.kr/index)
2. 약학정보원(https://www.healt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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