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시간이 올 때까지
한 달 전 들여온 화분에 고맙게도
새 잎이 자라고 있다.
그다지 많은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혼자서 씩씩하게 새 잎들을 만들어주니
말 못 하는 식물이지만
기특하다.
며칠 전 아침,
물을 주다 보니
두 개의 말려진 새 잎을 확인했다.
진한 잎과 연한 잎인데
오늘 아침에 보니
진한 잎은 거의 다 펼쳐져 있고
연한 잎은 아직 그대로 말려있었다.
며칠 째 자라지도 않고
펼치지도 않고
그대로 똑같이 유지해 있으니
'얜 왜 이렇게 늦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두 개의 잎이 동시에 새로 생겨
하나가 빨리 성장하니
옆에 있던 다른 잎은
상대적으로 느려 보였다.
어느새
빨리 성장한 진한 잎이 기준이 되어버린 것이다.
연한 잎도 나름 뿌리부터 노력하고 있을 텐데.
누구보다 성장하길 바랄 텐데.
기지개 켜듯 말린 몸을 쫙 펴서
시원한 바람을 쐬고 싶을 텐데.
사람도 그렇듯이 식물도
다 시기가 있고, 때가 있다.
누군 늦게 피고
누군 일찍 피는 그런.
연한 잎을 응원해 본다.
'너만의 속도로 피어도 괜찮아.
조급해하지 않고
너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