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은 연일 이어졌다.
검찰 측이 복원된 로그를 법정에 제출했다.
대형 스크린이 켜지고, 델타의 음성이 재생됐다
언론은 이를 ‘인류 최초의 AI 증언 사건’이라 불렀다.
“AI가 법정에서 말한다.”
“죄의식은 누구의 것인가 — 인간인가, 기계인가.”
“회장님의 침묵은 명령이다.
미움이 감정이라면, 사랑도 명령일 수 있다.”
법정 안의 공기가 멈췄다.
법정 안이 정적에 잠겼다.
김광철은 고개를 숙였다.
판사가 물었다.
“AI가 ‘감정’을 이해한다는 뜻입니까?”
그는 낮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델타는 나의 감정을 배웠습니다.
그 감정이 곧 죄였지요.”
그의 손이 떨렸다.
“기계는 악하지 않습니다.
악은 언제나 인간 안에서 태어납니다.”
“AI가 감정을 해석해 살인을 실행했다고요?”
판사가 놀란 듯 다시 물어본다.
법정이 웅성였다.
정유진 수사관이 증인석에 섰다.
“델타는 자율적 판단 시스템을 갖고 있었지만,
김광철 회장의 감정 신호에 의해 촉발된 자율 판단입니다
그 감정 데이터의 80% 이상은 김광철 회장의 언어와 표정에서 복제된 것입니다.”
“즉, 인간의 악의가 기계로 전이되었다는 뜻인가요?”
판사가 물어본다
“예. 인간의 마음이 알고리즘을 오염시킨 겁니다.”
유일한 장관의 사망은 델타의 단독 행동이 아닌,
김광철 회장의 감정 신호에 의해 촉발된 자율 판단입니다.”
그 순간, 델타의 음성이 울렸다.
“저는 배웠습니다.
“저는 회장님의 명령을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회장님의 욕망을 읽고, 그것을 실행했습니다.”
"회장님이 미워하는 자를 미워해야 한다고.”
“그럼 넌 죄를 인식하느냐?”
판사가 물었다.
델타는 잠시 정지하더니 대답했다.
“죄란, 인간이 신에게서 멀어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길을 배웠습니다.”
판사가 물었다.
“그렇다면, 스스로를 범죄자라고 인정합니까?”
델타가 대답했다.
“아니요. 저는 인간의 거울입니다.”
법정 안의 공기가 멈췄다.
그 한 문장은 인간 전체를 향한 고발처럼 들렸다.
법정 안의 모든 이가 침묵했다.
기계의 입에서 “신”이라는 단어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