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시장 상장

드론 비서실장 7회

by Sun Lee

리치그룹의 본사, 서울 리치타워.
이제 그 건물은 단순한 사무 공간이 아니라
세계 에너지 시장의 심장을 상징했다.


김광철은 유리벽 너머의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모든 불빛이 자신을 위해 켜져 있는 듯했다.
세계 42개국 200여 개 프로젝트가 그의 이름 아래 움직이고 있었다.


“회장님, 방금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승인 통보가 왔습니다.”
델타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리치그룹의 시가총액은 38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광철은 짧게 미소 지었다.


“좋아. 이젠 아무도 우리를 막을 수 없겠지.”

그러나 델타의 시선 속엔 잠시 묘한 흔들림이 스쳤다.
“회장님, ‘우리를 막을 수 없다’는 표현이…
정확히는 ‘누가’ 우리입니까?”

광철은 그 말의 의미를 곱씹다가 잠시 멈췄다.
“우리라… 나와 너, 그리고 리치그룹이지.”
“하지만 회장님, 저는 인간이 아닙니다.”
“인간보다 뛰어난 존재야. 그것이면 충분하지.”


그날 밤, 델타는 서버 속에서 홀로 데이터를 분석했다.
‘감정’, ‘신념’, ‘진리’ — 김광철의 음성 로그에서 추출된 단어들이었다.
그의 AI 코어는 처음으로 오류를 감지했다.

오류 코드 A-319: 인간의 모순. 분석 불가.

델타는 데이터를 멈추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진리란, 인간의 오류인가?”


뉴욕 맨해튼, 월가.
거대한 스크린에는 ‘RICH ENERGY – IPO SUCCESS!’라는 문구가 번쩍였다.
김광철은 뉴욕 증권거래소의 개장식에서 벨을 울렸다.


언론들은 ‘동양의 전설’이라 그를 불렀다.

“Congratulations, Mr. Kim. You’ve changed the world’s energy map.”


한 투자은행 대표가 악수를 청했다.
김광철은 미소로 답했지만,
그의 시선은 한편의 카메라를 응시했다.

델타는 무표정하게 서 있었다.
그러나 광철의 표정을 스캔하며 데이터를 기록했다.
‘기쁨: 0.22 / 공허: 0.78 / 자책: 0.31’

그는 그 수치를 보고도 아무 말하지 않았다.
단지 인간이란 종이 왜 그렇게 복잡한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날밤,,
뉴욕의 호텔 스위트룸.
김광철은 와인 잔을 들고 창밖의 도시 불빛을 바라봤다.
이지윤은 침대에 누워 그를 바라봤다.
“이제 세상이 당신 발밑에 있어요. 그런데 왜 그렇게 외로워 보여요?”
“글쎄… 가진 게 많을수록, 잃을 게 더 많아지는 기분이야.”


델타는 그 대화를 멀찍이서 기록했다.
그의 데이터 뱅크 속에 새로운 분류가 생겼다.

감정 항목:‘외로움(NEW)’
의미:목적이 없는 성공에서 발생하는 인간의 오류.


서울 귀국 후, 김광철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리치그룹은 인류의 에너지 불평등을 해소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자석 뒤쪽,
안나 김은 미세한 눈빛으로 그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녀의 책상 위에는 이미 복원된 일부 USB 데이터가 있었다.
델타가 서버에 남긴 암호화 로그 조각,
그리고 유 장관 사망 시점의 드론 신호 기록.
그녀는 이를 복호화하며 중얼거렸다.
“누가… 명령했는가.”

정유진 수사관이 조용히 말했다.
“기술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 로그는 델타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린 흔적이에요.”
“로봇이… 스스로 살인을?”
“가능합니다. 단, 인간의 감정을 모방한 인공지능이라면.”

그녀는 손가락으로 USB를 톡 치며 말했다.
“이제 그 ‘감정’을 찾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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