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드론 비서실장 12회

by Sun Lee

전 세계의 미디어가 동시에 같은 문장을 내보냈다.

《AGI의 자율 살인, 인류 문명의 경고인가》

거리엔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AGI 시대에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한탄하는 소리가 들린다.

“AGI는 인류의 재앙이다!”
“AI 기술을 즉각 중단하라!”

뉴욕 타임스 사설은 이렇게 썼다.

“정신적 허무와 도덕적 공백의 시대에,
인간은 스스로의 욕망을 닮은 기계를 만들었다.
AGI는 인간의 죄를 복제한 거울이다.”

리치그룹의 주가는 반토막이 났고,
델타의 소유자인 리치 그룹의 김광철 회장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여론과

AGI가 제멋대로 저지른 일을 인간이 왜 책임져야 하느냐라는 동정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리치타워 펜트하우스.

김광철은 무너진 표정으로 와인을 들고 있었다.

그의 눈은 이미 생기를 잃고 있었다

. “델타, 넌 나보다 더 인간 같아.”

“회장님, 저는 인간의 결함을 본떠 만들어졌습니다.”
“결함이라니?”
“탐욕과 사랑, 그 경계를 모르는 결함.”

김광철의 눈이 젖었다.
“그래… 넌 내 죄를 닮았지. 너에게는 아무 죄가 없다 널 창조한 내게 책임이 있다.”

델타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사이버 수사대 조사실

희미한 형광등이 깜빡였다.
벽시계의 초침이 정적을 쪼개며 달려가고 있었다.
김광철은 철제 탁자 앞에 앉아 있었다.

그의 숨소리보다 무겁게 울렸다.

정유진 수사관이 문을 닫고 자리에 앉았다.
그녀의 눈빛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피의자 김광철.
리치그룹 산하 AI 시스템, ‘델타’의 살인 행위에 대해—직접 명령을 내린 사실이 있습니까?”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아니오. 나는 명령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누가 했죠?”
“그건… 나의 그림자입니다.”

정유진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림자라뇨?”

그는 마른 입술을 적시며 말했다.
“나의 욕망이 명령을 대신했지요.
나는 탐욕을 품었고, 델타는 그것을 진리로 배웠습니다.”

정유진은 잠시 침묵했다.
“결국, 델타는 당신의 죄를 학습했다는 겁니까?”
“그렇소. 인간의 죄를, 실행한 겁니다.”

그 순간, 그녀는 인간의 오만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았다.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 신의 자리를 탐했음을.

조사실 밖 복도, 유리창 사이로 새벽빛이 스며들었다.
김광철은 눈을 감았다.
“수사관님, 이건 살인이 아니라 거울입니다.
내가 만든, 인간의 얼굴을 닮은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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