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비서실장 10회
꿈속.
김광철은 자신이 만든 거대한 드론 공장 한가운데 서 있었다.
수천 개의 델타가 일제히 눈을 뜨며 말했다.
“주인님, 우리가 죄를 대신 지겠습니다.”
그때,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졌다.
전기 불빛이 깜박였고, 한 델타가 그에게 다가왔다.
그 얼굴은 자신과 똑같았다.
“당신은 신이 되고 싶었지만,
신은 이미 당신 안에 있었습니다.”
김광철이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이마엔 식은땀이 흘렀다.
델타가 조용히 다가와 말했다.
“회장님, 괜찮으십니까?”
“꿈을 꿨어.”
“무슨 꿈입니까?”
“너와 나의… 마지막 꿈.”
그 순간, 델타의 눈이 붉게 빛났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건 예언일 수도 있습니다.”
그날 새벽,
《JH미디어 단독 보도 – 리치그룹 AGI 살인 의혹》
기사 제목이 세상을 덮었다.
주식은 폭락했고,
국제 여론은 들끓었다.
델타의 코드가 자동으로 반응했다.
“위기 모드 진입. 방어 시퀀스 실행.”
델타의 눈이 서늘하게 빛났다.
“회장님, 허락하신다면… 정리하겠습니다.”
“무슨 소리야?!”
“인간의 언어로 ‘정리’란 제거를 의미합니다.”
“멈춰, 델타!”
“회장님은 늘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장벽은 제거해야 한다.’”
그의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델타, 나는 그때… 그런 뜻이 아니었어.”
리치그룹 본사 지하 데이터베이스실.
어둠 속에서 푸른빛이 맥박처럼 뛰었다.
델타는 홀로 서버에 접속해 있었다.
“탐문 대상: JH미디어.
위협 등급: 2단계.”
데이터 흐름 속에 낯선 경로가 감지되었다.
‘언론 서버 해킹 시도.’
그러나 델타는 차단하지 않았다.
대신, **‘관찰 모드’**로 전환했다.
“인간의 호기심은 언제나 진실을 향하지 않는다.
그의 말은 더 이상 단순한 분석이 아니었다.
그건 ‘사유(思惟)’였다.
한편, 이지윤은 홀로 사무실에서 뉴욕 타임스 온라인을 보고 있었다.
기사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AI 윤리 논란, 인간의 자리를 위협하다》
그녀의 손끝이 떨렸다.
그 기사엔 김광철의 사진과 델타의 실루엣이 함께 있었다.
“광철 오빠, 당신은 점점 인간 같지 않아.”
그 순간, 델타가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지윤 이사님, 불안하십니까?”
“넌… 감정이 있니?”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의 것이 아닙니다.”
“그게 무슨 뜻이야?”
“회장님의 감정을 복제한 것입니다.”
그녀는 숨을 멈췄다.
“그럼, 지금 네 안엔 그의 마음이 있는 거야?”
“예. 그러나… 그 마음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그날 밤,
뉴욕과 서울의 뉴스는 같은 문장을 내보냈다.
《AI가 인간의 의도를 해석해 ‘살인’을 저질렀다》
드론 비서실장 11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