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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지인 Aug 13. 2024

불경기에도 살아남는 법

시간이 만드는 것들

롱베케이션을 보내고 다시 카페로 복귀했지만,

쉬어도 쉬어도 쉬고 싶은 게 사람마음


하지만 또 언제 쉬었냐는 듯이

꿉꿉한 날씨에서도

꿋꿋하게

굽굽하고 있는 내 모습이 맘에 듭니다.



보통 휴가여파라는 게 있어서

오래 카페를 닫은 이후에는

손님이 드물기 마련이고

또 그런 걸 알기에

자영업자들이야 으레 내가 지금 쉴 상황이 아닌데, 쉬어도 되나 말아야 하나 하면서도 또 가족들 성화해 못 이겨 마지못해 휴가를 가는 것이고,

가서도 마냥 맘 편히 쉬는 게 쉬는 게 아닐 테죠.


하지만 이번 긴 휴가 이후,  

마치 카페 문이 열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방문하는 손님들을 보면서, 분명 이전과는 다른 감흥과 벅차오름을 느꼈습니다.


카페휴무공지를 보지 못하고 오셨다가 헛걸음하신 분들도 다시 오셨고,

막상 휴무라 못 간다고 하니 급 르뱅쿠키가 너무 먹고 싶더라 하시면서 오셨고,

그냥 또 오랜만에 오신 분들까지


대부분이

단골손님이었습니다.


한꺼번에 그분들을 맞이하며,

가끔씩 오래 보는 사이가 이렇게 많았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폭염과 열대야가 며칠씩 이어지는 1년 중

가장 더운 여름의 한복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룩주룩 나는,

그런 날 말입니다.




경기가 안 좋아서

폭염이라서 태풍이라서

손님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최악의 불경기다,

지난해의 매출 반토막이다 말들 많지만

21세기 이래로 자영업자에게 좋은 경기란 게 과연 있었나요?

내가 장사를 시작하면 일단 경기가 나빠지는 게

‘자영업의 법칙’ 아닌가요?


하지만 그런 중에서도 분명 잘되는 곳이 존재하고,  

하물며 줄 서는 식당도 있으며,

폭풍이 몰아쳐도 손님은 찾아옵니다.


정기 휴무 이틀에 임시 휴무 5일 휴무 거기에

정기휴무 이틀을 붙여

총 9일을 쉬었습니다.


그리고 영업일이 개시되자마자

쇼케이스의 안의 모든 디저트가 만들자마자 모두 팔려나갔습니다.


세상에 우리 카페디저트보다 맛있는 것은 너무나 많습니다

지금은 또 두바이초콜릿과 요아정이 유행하는 중입니다만, 우리 카페에는 없습니다.


다시 또 열심히 채우고, 열심히 포장합니다




하지만 단골손님들이 원하시는 것은 그저

내가 먹던 그 쿠키, 갓 나온 따듯한 구움 과자, 사장님이 주시는 그 서비스, 사장님의 따뜻한 안부인사

내가 자주 가는 오래된 골목에 자리 잡은 빈티지한 카페만의 그 분위기..익숙하고 따듯한 것들,

오래 지나면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그런 것들입니다.


모두 시간이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한참 시간을 들여 공들여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런 것들이

폭염과 폭설과 태풍과 최악의 불경기를

비껴가게 하는 것입니다.


개업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나와 함께해준 우리카페 국희 5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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