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도스토예프스키

두번째

by 쉼표

3. 인간을 인간답도록 살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톨스토이의 '부활'을 읽으며 19세기 러시아 민중들이 얼마나 처참하게 살았는지에 대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작가는 주인공 네플류도프를 통해 사회의 비참함과 모순을 비판하고, 사법제도와 기득권 , 당시 귀족의 타락을 고발하며 반성적 태도로 나아가야 할 올바른 모습을 제시하는 듯하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도 '부활'에서처럼 당시 러시아 민중의 삶이 엿보이지만 그보다는 인간을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고민하게 만들었다.


표도르 카라마조프에게는 세 아들이 있다. 아버지가 타락한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아들들이 온전하냐고 묻는다면 셋째 알료사를 제외하고는 고민해 봐야 하는 문제이다.

드미트리 카라마조프의 경우


첫째 드미트리 카라마조프의 경우를 보자. 드미트리는 약혼자가 있는 상태에서 글루센카라는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약혼자와의 관계도 사실은 약혼녀를 조롱하기 위한 의도로 베푼 아량(곤란한 처지의 상대에게 돈을 대가없이 준 것)이었다. 돈이 없으면서도 가진 돈을 유흥을 위해 흥청망청 쓰고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공공연하게 협박을 하며 죄 없는 2등 대위를 농락함으로써 큰 상처를 준다.

그런데 이 드미트리는 약혼녀가 맡긴 돈을 몽땅 유흥비로 탕진한 것은 부끄럽게 여기지 않지만 몰래 숨겨둔 사실에 대해서는 부끄럽게 여긴다. 말하자면 욕구를 절제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돈에 욕심을 내어 거짓말한 사실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여기는 것이다. 도박이나 술, 폭력의 드미트리를 두고 변호사가 우리 러시아인의 모습이라고 한 것은 드미트리가 악의 화신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충실히 보여주는 (어쩌면 작가가 생각하기에 러시아인의 보편성이라 여긴) 인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대목이다. 작가 도스토예프스키도 도박을 좋아했으니 말이다. 또한 드미트리가 아버지를 죽인 일에 대해 변호사는 아버지답지 않은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으니 '친부살해 사건이 아니다.'라고까지 말함으로써 드미트리가 아버지를 향해 느낀 분노와 살해 욕구가 그렇게 비도덕적인 것은 아니리라는(당시의 윤리 의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드러난다.

그러나 물론 드미트리는 이상적 인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가 결국 유죄 선고를 받고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진 것이나, 그가 상처를 준 대위 아들의 죽음은 그의 행위가 대한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도, 양심적으로 떳떳할 수도 없다고 여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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