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잔상의 그대여
강하게 밀어내는 힘에
패기있게 뿜어져나오는 물줄기는
끝없이 나아갈 것만 갔다가
밀어내는 힘이 닿지 않는 곳에서
방울방울 흐트러진다.
무력한 물방울들은
밀어주던 힘의 부재에
당황한듯 하늘에 머물다,
결국 가볍게 흩날린다.
힘차게 뛰쳐나온 것은
나인줄 알았건만
내가 아닌 그들의 힘이었으니
어리석게도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방황이며 회귀로다.
방황하며 멈춘 물방울이
힘없이 물러나는 흐트러짐은
어수선할지라도 아름답다.
수많은 물방울들이 허공에서 머물다가
흐트러져 떨어지는 자리는 결국
올라왔던 자리를 되짚으며 돌아가는 길이니,
떠밀린 힘에 굴복하였을지라도.
때를 알고 물러나는 그대여.
그래도 회귀하는 그대의 잔상은 아름다웠다.
아이와 함께 아파트 분수를 바라보았다.
강한 힘에 의해 부자연스럽게 솟아오른 물줄기를 보면서 사람들은 감탄을 했다.
하지만 나는 솟아오르다, 멈춰버린 힘에 맥없이 떨어지는 낙수(落水)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강한 힘에 떠밀려서 힘찬 물줄기를 품고 오르다, 힘이 닿지 않는 곳에서 순간적으로 멈춘 수많은 물방울들이 허공에서 머물다가 일제히 떨어지는 모습이 부자연스럽지만, 자연스러웠기에,
인공적인 조형물일지라도, 결국 자연의 섭리대로 떨어지는 자력(磁力)은 결국 본연의 힘으로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사람들은 예로부터, 적어도 내가 느끼는 환경에서는 항상 주변인의 시선에 맞춰 살아가고,
그 시선을 따라가다보니 자신이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떠밀려 살다가 삶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기 마련이다.
(타인에게 밀려 이룬 삶에 대해서 당연히 의구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회의감은 곧 개인의 성장과 개인의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가는 물의 흐름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분수는 사람이 만든 조형물이다. 압력으로 물을 세차게 뿜어내거나 뿌리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 물들이 돌고 돌아 제자리 할지라도, 떨어지는 물의 힘만큼은 물의 특성, 자연의 섭리대로 흘러가는 자연스런 과정이라 생각한다.
열심히 달려온 사람이라, 타인을 생각하고, 나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절충된 삶에서 회의감이 들어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갈지라도, 그 시간은 그 모습은 결코 하찮지 않고, 보잘것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단한 것이고, 멋진 모습이다.
화려한 모습, 멋지고 예쁜, 환상적인 모습을 뒤쫓다가, 다시 평범한 일상에서, 대단하지 않은 것을 할지라도 -
나 자신이 초라해지는 것이 아니니,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껴주며 오늘 하루도 잘 보내길 바란다.
더水